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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 스님이 꼽은 싸움을 키우는 욕심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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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자신이 옳다고 믿는다. 그래서 싸운다. 상대가 틀렸다고 확신하기 때문에 목소리를 높이고,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키려 애쓴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다. 싸움이 끝나고 나면 정작 무엇 때문에 그토록 격하게 다투었는지 기억나지 않을 때가 많다. 남는 건 상처뿐이다.

법정 스님은 『무소유』에서 이렇게 말했다. “무소유란 아무것도 갖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것을 갖지 않는다는 뜻이다.” 물건에 대한 이야기지만, 이 말은 관계에도 적용된다. 우리는 싸움을 벌이면서 불필요한 것들을 끌어안는다. 꼭 지켜야 할 것과 내려놓아야 할 것을 구분하지 못한 채, 모든 것을 쟁취하려 든다. 그의 가르침에 비추어 보면, 싸움을 키우는 욕심에도 순서가 있다.

4위 – 마지막 한마디를 가져가려는 욕심

싸움이 거의 정리될 무렵, 누군가는 반드시 마지막 말을 던진다. “그러니까 내 말이 그 말이야”라든가 “애초에 당신이 그러지 않았으면” 같은 말들이다. 상대가 입을 다물었는데도 한 번 더 찌른다.

이 순간의 한마디는 사실 내용이 없다. 이미 할 말은 다 했고, 이제는 감정만 남았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자신이 마지막 발언권을 가져가야 이겼다고 느낀다. 상대에게 반박 기회를 주지 않고 대화를 닫으면, 승리한 것처럼 보인다고 착각한다. 하지만 그 한마디는 잠잠해지던 불씨에 다시 바람을 불어넣는 행위일 뿐이다.

3위 – 상대의 과거를 들춰내려는 욕심

싸움이 격해지면 사람들은 오래된 장롱을 뒤진다. “그때도 그랬잖아”, “예전에도 똑같이 했잖아”라는 말과 함께 묵은 감자 같은 일들을 꺼낸다. 지금 다투는 문제와는 상관없는 일들이다.

과거를 끄집어내는 건 현재의 논점에서 밀릴 때 흔히 쓰는 방법이다. 상대방의 전체 인격을 문제 삼으면 이번 싸움에서 유리해질 것 같다. 하지만 실제로는 싸움의 범위만 넓어진다. 하나의 문제로 시작한 대화가 십 년 묵은 앙금까지 끌어안으며 수습 불가능해진다. 해결은 더 멀어진다. 꼭 필요하지 않은 과거를 소유하려는 욕심이 싸움을 키운다.

2위 – 사과를 받아내려는 욕심

많은 싸움이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면 되는데”라는 말로 길어진다. 사람들은 상대가 먼저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기를 원한다. 그래야 자신이 옳았다는 것이 확정된다고 믿는다.

그런데 사과를 기다리는 동안 시간은 흐른다. 상대는 완강하고, 기다리는 쪽은 점점 더 화가 난다. “아직도 사과 안 해?”라는 말이 입에서 맴돈다. 결국 사과를 받아내는 것 자체가 싸움의 목적이 되어버린다. 처음엔 문제를 해결하려 했는데, 어느새 사과라는 형식을 획득하는 게임으로 변질된다. 불필요한 형식에 대한 집착이 관계를 더 멀리 밀어낸다.

1위 – 자기 감정을 온전히 표현하려는 욕심

싸움이 최고조에 이르면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 “내가 얼마나 화가 났는지 알아야 해.” 그리고 자신의 모든 감정을 쏟아낸다. 답답함, 서러움, 분노, 억울함을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전달하려 한다.

감정을 표현하는 것 자체는 나쁘지 않다. 문제는 ‘온전히’ 전부 다 표현해야 한다는 욕심이다. 상대가 내 감정의 크기를 정확히 이해해야 하고, 그 무게를 똑같이 느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감정은 전염되지 않는다. 아무리 설명해도 상대는 내가 느낀 만큼 느끼지 못한다. 그러니 더 큰 목소리로, 더 강한 표현으로 전달하려 든다. 감정의 크기를 과시하려는 욕심이 싸움을 키운다.

불필요한 것을 내려놓는 연습은 말다툼 한가운데서도 가능하다. 오늘 누군가와 의견이 부딪칠 때, 한 가지만 시도해보면 된다. 하려던 마지막 한마디를 삼키는 것이다. 상대가 말을 멈췄을 때, 한 번 더 찌르지 않고 그냥 고개를 끄덕이고 자리를 뜬다. 그 한마디를 소유하지 않아도 당신은 충분히 자신의 입장을 전했고, 관계는 조금 덜 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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