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주 사진 좀 보내달랬을 뿐인데..” 며느리의 답장을 본 할머니가 휴대폰을 내려놨다
Google 검색에서 뷰어스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나는 주말 아침마다 커가는 손주의 얼굴이 그리워 며느리에게 가볍게 사진 몇 장을 부탁하는 메시지를 보냈다.
소란스러운 일상에 작은 기쁨이 되길 바랐던 마음과 달리 휴대폰에는 오랫동안 아무런 답신도 찍히지 않았다.
점심 시간이 지나서야 도착한 며느리의 긴 문자 메시지를 화면으로 확인한 순간 나는 그대로 얼어붙고 말았다.

며느리는 아이의 일상 사진을 자주 요청받는 일이 육아 과정을 일일이 감시당하는 듯해 부담스럽다고 적어놓았다.
수유 방식이나 외출 차림새에 대해 내가 무심코 던졌던 조언들이 사실은 커다란 잔소리로 쌓여 있었던 모양이다.
단순한 정성이라 여겼던 내 관심이 아이 엄마에게는 숨 막히는 평가와 관섭으로 느껴졌다는 사실이 선명히 드러났다.

퇴근 후 찾아온 아들은 가운데서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요즘 육아 스트레스가 심하니 이해해 달라고 나를 다독였다.
나는 그저 손주가 예뻐서 보고 싶었을 뿐인데 도대체 어디서부터 오해가 생긴 것인지 가슴이 아련하게 푹 꺼졌다.
요즘 젊은 부부들의 육아 방식을 존중한다고 자부해 왔지만 나도 모르게 옛날 방식을 강요했던 순간들이 스쳐 지나갔다.

억지로 소통을 강요하기보다는 적당한 거리를 두는 것이 서로의 관계를 지키는 길임을 깊이 깨닫게 되었다.
나는 며느리에게 그동안 마음을 불편하게 해서 미안하다는 간단한 답변을 작성해 조심스럽게 전송을 눌렀다.
앞으로는 정기적인 사진 요청을 거두고 아이가 스스로 찾아올 때까지 조용히 기다리기로 마음을 단단히 먹었다.

어둡게 꺼진 휴대폰 화면을 가만히 바라보며 나는 불필요한 집착을 내려놓고 돋보기안경을 조용히 벗었다.
서로의 정성을 다치지 않게 가꾸려면 일정한 울타리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으며 텅 빈 식탁을 쓸어내렸다.
손주의 앨범 대신 내 일상의 풍경을 채워 넣기로 결심한 뒤에야 마음 한구석의 서운함이 차분히 가라앉았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