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샤워를 마치고 귀가 먹먹하거나 가려우면 습관처럼 면봉부터 찾는 사람이 많다. 귀지가 묻어 나오지 않을 때까지 깊숙이 훑어야 속이 시원하다고 여기기도 하지만, 이는 잘못된 관리법이다.
귀는 눈으로 직접 보며 닦을 수 있는 부위가 아닌 데다, 좁은 외이도 안쪽에는 얇고 민감한 피부와 고막이 위치해 있다. 특히 50대 이후에는 노화에 따른 청력 변화가 시작되는 시기이므로, 작고 사소한 자극도 반복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귀지는 보호막이다
귀지를 그저 더러운 찌꺼기로 생각해 전부 없애려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귀지는 귓속 피부를 보호하며 스스로 입구 쪽으로 이동하는 특성이 있다. 흔히 면봉을 귓벽에 밀착해 깊이 넣으면 잘 닦인다고 믿지만, 실제로는 귀지를 안쪽으로 밀어 넣어 뭉치게 만들기 쉽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마찰은 피부에 미세한 상처와 염증을 일으킬 수 있고, 너무 깊이 들어가면 고막 압박이나 손상으로 이어질 위험도 크다. 끝이 잘 보이지 않는 귀이개 역시 깊이 넣어서는 안 된다.
따라서 귀지가 눈에 보인다고 해서 무작정 안쪽까지 파내기보다는, 입구에 겉도는 부분만 부드러운 수건으로 가볍게 닦아내는 것이 좋다.
귀가 답답하면 무조건 귀지 때문이라고 단정하기 쉽지만, 먹먹한 느낌은 다른 여러 원인으로도 발생하므로 함부로 도구를 넣어 확인해서는 안 된다. 만약 귀지가 단단하게 막혔거나 갑자기 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다면, 집에서 억지로 파내지 말고 전문 의료진의 진료를 받아야 안전하다.
큰 소리는 쌓인다
대중교통이나 길거리에서 영상이나 라디오를 들을 때 시끄러운 주변 소음을 덮으려고 이어폰 볼륨을 높이는 일이 흔하다. 하지만 귀가 큰 소리에 익숙해졌다고 해서 청각세포가 받는 부담까지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과도한 소음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청각세포가 점차 손상되며, 한 번 파괴된 세포는 다시 회복되지 않는다. 통증이 없으면 괜찮다고 오인하기 쉽지만, 소음성 청력 저하는 별다른 아픔 없이 조용히 진행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이어폰은 하루 한 시간 이내, 최대 음량의 60퍼센트 이하로 사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단순한 화면 수치만 믿기보다는 주변 사람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을 정도라면 즉시 음량을 줄여야 한다.
소음이 심한 곳에서는 볼륨을 더 높이기보다 잠시 이어폰 착용을 멈추고, 오래 들은 뒤에는 귀에 충분한 휴식을 주어야 한다. 만약 양쪽 귀의 청력 차이가 느껴지거나 자꾸 볼륨을 올리게 된다면, 단지 나이 탓으로 돌리지 말고 정밀한 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물은 억지로 닦지 않는다
샤워나 수영 후 귀에 물이 들어가면 휴지를 얇게 말아 넣거나 면봉으로 닦아내려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이런 행동은 물에 불어 약해진 귓속 피부를 긁어 세균 감염 가능성을 높인다.
자극을 줄수록 물이 빨리 빠진다고 생각하지만, 고개를 물이 들어간 방향으로 기울여 가볍게 털어낸 뒤 귓바퀴와 입구만 마른 수건으로 눌러 닦는 것으로도 충분하다. 물이 며칠 동안 빠지지 않거나 통증, 진물, 심한 가려움이 동반되면 이비인후과를 찾아야 한다. 갑작스러운 청력 저하나 어지럼증, 피가 섞인 분비물이 나올 때도 억지로 파내지 말고 즉시 의료진의 진찰을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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