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들은 나이 들수록 욕심이 줄어든다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젊을 때의 성공 욕심이 중년의 인정 욕심으로, 노년의 집착으로 형태만 바뀔 뿐이다. 욕심은 사라지지 않고 변형되며, 그 변형된 욕심이 때로 관계를 망가뜨리고 건강을 해친다.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는 107세를 살아온 철학자다. 그는 강연에서 “장수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욕심이 없고 남을 욕하지 않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백 년을 넘게 살아온 사람이 발견한 장수의 비결은 특별한 건강법이 아니라 마음가짐이었다. 그의 관찰에 비추어 보면, 조심해야 할 욕심들이 있다.
3위 – 인정받으려는 욕심
나이가 들수록 자신의 경험과 지혜를 인정받고 싶어진다. 자녀에게, 후배에게, 주변 사람들에게 자신의 말이 받아들여지길 바란다. 그러나 이 욕심이 지나치면 대화는 설교가 되고, 조언은 간섭이 된다.
인정받으려는 욕심은 상대의 거부를 참지 못하게 만든다. 자녀가 다른 선택을 하면 섭섭해하고, 후배가 다른 길을 가면 서운해한다. 결국 관계는 멀어지고, 그 거리감이 다시 인정 욕구를 자극하는 악순환이 생긴다. 김형석 교수가 말한 ‘욕심 없음’은 이런 인정 욕구로부터의 자유를 포함한다.
2위 – 옳다는 것을 증명하려는 욕심
살아온 세월이 길수록 자신의 판단에 확신을 갖는다. 그 확신 자체는 나쁘지 않지만, 그것을 남에게 증명하려는 욕심이 문제다. 대화 중에 상대의 말을 끝까지 듣지 않고 반박할 준비를 하거나, 사소한 의견 차이에서도 자신이 옳다는 것을 입증하려 든다.
이 욕심은 에너지를 소모한다. 증명하고, 설득하고, 논쟁하는 과정에서 마음은 편안할 수 없다. 상대와의 관계도 경쟁 구도가 되어버린다. 옳음을 증명하려는 욕심을 내려놓으면, 대화는 가볍고 관계는 편해진다. 장수하는 사람들이 욕심 없다는 것은 이런 증명의 부담에서 벗어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1위 – 통제하려는 욕심
가장 조심해야 할 욕심은 주변을 통제하려는 욕심이다. 자녀의 진로, 배우자의 생활방식, 친구의 선택까지 자신의 기준에 맞추려 한다. 오랜 경험에서 나온 판단이니 옳을 거라 믿지만, 통제는 상대의 자율성을 침해한다.
통제 욕심은 ‘너를 위해서’라는 명분으로 포장되지만, 실제로는 불안에서 나온다. 내 방식대로 하지 않으면 잘못될 거라는 두려움, 내가 영향력을 잃는 것에 대한 불안이 통제로 나타난다. 그러나 이 욕심이 강할수록 관계는 긴장되고, 그 긴장은 스트레스가 되어 몸과 마음을 해친다.
김형석 교수가 관찰한 장수하는 이들은 남을 욕하지 않는다고 했다. 남을 욕하는 마음의 밑바닥에는 대개 ‘저렇게 하면 안 되는데’라는 통제 욕구가 깔려 있다. 통제할 수 없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 그것이 욕심을 내려놓는 시작이다.
오늘 하루, 누군가에게 조언하고 싶은 말이 떠오르면 한 번만 참아보는 것은 어떨까. 말하지 않아도 상대는 자기 길을 찾아갈 것이고, 당신은 불필요한 에너지 소모를 줄일 수 있다. 작은 침묵 하나가 욕심을 내려놓는 연습의 시작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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