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이가 들수록 사람이 그립다. 그런데 막상 누군가와 함께 있으면 불편하다. 전화벨이 울리지 않는 주말 오후, 혼자 앉아 있으면 외로움이 밀려온다. 사람들은 이를 자연스러운 노년의 풍경이라 여긴다.
법륜 스님은 즉문즉설을 통해 수많은 사람의 고민을 들어왔다. 외로움을 호소하는 이들에게 스님은 이렇게 말했다. “외로움은 자신의 고집과 집착으로 마음의 문을 닫아서 그런 것이다.” 외로움의 원인을 바깥이 아닌 안쪽에서 찾은 말이다. 그의 가르침에 비추어 보면, 외로운 사람들에게는 몇 가지 공통된 특징이 있다.
**4위 – 상대의 변화를 용납하지 못한다**
오랜 친구가 예전과 달라졌다고 느낄 때가 있다. 취미가 바뀌고, 관심사가 달라지고, 말투까지 낯설어진다. 이때 “넌 예전에 그런 사람 아니었잖아”라는 말이 입 밖으로 나온다. 상대는 변했는데 나는 과거의 모습을 붙잡고 있는 것이다.
사람은 시간이 지나면 변한다. 건강 상태가 달라지고, 생활 환경이 바뀌고, 생각의 무게중심이 이동한다. 그 변화를 인정하지 않고 “예전 그 사람”을 고집하면, 현재의 그 사람과는 만날 수 없다. 마음의 문을 닫는 첫 번째 방식이다.
**3위 – 자기 방식만 옳다고 여긴다**
모임에서 늘 같은 식당만 가자고 우기는 사람이 있다. 자기가 익숙한 메뉴, 자기가 편한 시간, 자기가 아는 길만 고집한다. 다른 사람의 제안은 “그건 불편해” “그건 별로야”라는 말로 차단된다.
나이가 들면 경험이 쌓인다. 그 경험은 지혜가 되기도 하지만, 때로는 고집이 된다. “내가 살아보니까”라는 말 뒤에는 대개 상대의 의견을 무시하는 태도가 따라온다. 자기 방식만 옳다고 여기는 순간, 다른 사람의 마음은 저절로 멀어진다. 함께 있어도 함께 있는 게 아니다.
**2위 – 먼저 연락하지 않는다**
외로움을 느끼면서도 정작 먼저 전화를 거는 일은 드물다. “내가 먼저 연락하면 부담스러워할 것 같아서” “바쁠 텐데 방해하기 싫어서”라고 말한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다른 이유가 있다. 거절당할까 봐 두렵고, 상대가 시큰둥하면 자존심이 상할 것 같다.
집착은 이런 식으로 작동한다. 상대가 먼저 연락해주기를, 나를 먼저 챙겨주기를 바라면서 기다린다. 그 기대가 충족되지 않으면 서운해하고, 관계를 멀리한다. 마음의 문은 안쪽에서 스스로 잠그고 있으면서, 밖에서 누군가 열어주기만을 기다리는 것이다.
**1위 – 상대에게 내 기준을 요구한다**
가장 흔한 외로움의 원인은 여기에 있다. 친구는 이래야 한다, 자식은 이래야 한다, 며느리는 이래야 한다는 기준을 마음속에 세워두고, 그 기준에 맞지 않으면 실망한다. “요즘 애들은 인사성이 없어” “친구라면 이 정도는 챙겨줘야지” 같은 말 속에는 모두 내 기준이 들어 있다.
사람마다 관계를 대하는 방식이 다르다. 어떤 사람은 자주 연락하고, 어떤 사람은 마음으로만 생각한다. 어떤 사람은 말로 표현하고, 어떤 사람은 행동으로 보여준다. 내 기준을 상대에게 강요하는 순간, 상대의 마음은 보이지 않는다. 법륜 스님이 말한 ‘고집과 집착’은 바로 이 지점에서 가장 선명하게 드러난다.
오늘 저녁, 연락이 뜸했던 사람 한 명에게 먼저 메시지를 보내보면 어떨까. “잘 지내?”라는 짧은 인사 하나면 된다. 상대의 반응을 기대하지 말고, 그저 안부를 묻는 것이다. 마음의 문은 밖에서 열리는 게 아니라 안쪽에서 열린다. 그 작은 손잡이를 돌리는 일은, 언제나 내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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