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혈관 건강을 관리하려면 기름진 음식을 줄이는 것뿐 아니라 평소 어떤 반찬을 먹는지도 중요하다. 김과 들깨무나물, 양파볶음은 각각 해조류의 식이섬유, 식물성 오메가3 지방산, 폴리페놀 등 서로 다른 영양 성분을 공급한다. 익숙한 세 가지 반찬이 혈압과 콜레스테롤, 혈관 기능 관리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살펴본다.
김의 해조 다당류, 콜레스테롤 대사와 장 건강에 관여
김은 한국인의 식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해조류로, 식이섬유와 단백질, 비타민, 미네랄을 함유하고 있다. 특히 김에는 포피란이라는 해조류 특유의 황산화 다당류가 들어 있어 혈중 지질 대사와 관련된 연구에서 주목받고 있다. 포피란은 김의 세포벽을 구성하는 수용성 다당류로, 일반적인 곡물이나 육상 채소에서는 보기 어려운 성분이다. 식이섬유는 소화관에서 음식물의 이동과 장내 미생물 활동에 영향을 주며, 일부 수용성 식이섬유는 담즙산의 재흡수와 콜레스테롤 대사에 관여한다.
김에서 추출한 포피란을 이용한 동물실험에서는 혈중 콜레스테롤과 지질 대사 관련 지표가 개선되는 결과가 보고됐다. 다만 일반적인 김 섭취량에서 동일한 효과가 나타나는지는 아직 충분한 인체 연구가 필요하다. 김에는 이 밖에도 철분과 요오드, 엽산, 카로티노이드 계열 색소가 포함돼 있어 다양한 영양소를 공급한다.
2025년 국제학술지 ‘Journal of Food Science’에 발표된 종설에서도 김의 다당류와 색소, 펩타이드 등 여러 생리활성 성분이 심혈관 및 대사 건강 연구의 대상으로 소개됐다. 김은 지방 함량이 낮고 음식에 감칠맛을 더하기 쉬워 식단에 활용하기 좋다. 다만 기름과 소금을 많이 사용한 조미김은 제품에 따라 나트륨 함량이 높아질 수 있으므로, 혈압 관리가 필요한 사람이라면 소금이 적게 들어간 구운 김이나 마른김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김의 항산화 색소와 미네랄, 혈관 기능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영양소 공급
김에는 붉은 해조류에서 발견되는 피코에리트린을 비롯해 다양한 색소와 페놀성 화합물이 존재한다. 이러한 성분은 빛을 흡수하거나 외부 환경의 산화 스트레스에 대응하는 과정에 관여하며, 일부 추출물 연구에서는 활성산소와 반응하는 항산화 특성이 확인됐다. 혈관 안쪽을 덮고 있는 혈관내피세포는 혈액의 흐름과 혈관의 수축·이완을 조절하는 중요한 조직이다. 이 세포가 정상적으로 기능하려면 산화질소를 비롯한 여러 신호물질의 균형이 유지돼야 한다.
과도한 산화 스트레스는 산화질소의 이용 가능성을 낮추고 혈관내피 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어, 항산화 성분이 풍부한 식단이 연구되고 있다. 다만 김의 색소 성분이 실제 사람의 혈관을 직접 확장하거나 동맥경화를 예방한다는 임상 근거는 아직 제한적이다. 김에는 비타민 B군과 철분, 요오드 등도 들어 있는데, 철분은 혈액의 산소 운반에 필요하고 요오드는 갑상선호르몬 생성에 관여한다.
갑상선호르몬은 에너지 대사뿐 아니라 혈중 지질 대사에도 영향을 미치므로 적절한 요오드 섭취가 중요하다. 그러나 요오드는 많이 먹을수록 좋은 영양소가 아니다. 특히 갑상선질환이 있는 사람은 해조류의 종류와 섭취량을 고려해야 한다. 김은 한 번에 먹는 양이 적은 식품이므로 특정 영양소를 대량으로 보충하는 음식보다는 다양한 채소와 단백질 식품을 곁들이는 반찬으로 활용하는 것이 적절하다.

들깨무나물, 식물성 오메가3 지방산이 혈관 건강에 유리한 이유
들깨무나물은 부드럽게 익힌 무에 들깨가루를 넣어 만드는 반찬으로, 채소의 식이섬유와 씨앗의 불포화지방산을 함께 섭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들깨에는 식물성 오메가3 지방산인 알파리놀렌산(ALA)이 풍부하다. 알파리놀렌산은 우리 몸에서 충분히 합성하지 못해 음식으로 섭취해야 하는 필수지방산으로, 세포막의 구성과 정상적인 생리 기능 유지에 관여한다. 들깨 지방의 상당 부분은 불포화지방산이며, 알파리놀렌산이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혈관 건강을 관리할 때는 지방을 무조건 적게 먹는 것보다 어떤 종류의 지방을 섭취하는지가 중요하다. 포화지방이 많은 식품 일부를 불포화지방 공급원으로 대체하면 혈중 지질 관리에 유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심장협회는 심혈관 건강을 위한 식사에서 포화지방 섭취를 줄이고 불포화지방을 적절히 활용할 것을 권장한다. 알파리놀렌산은 체내에서 일부가 EPA와 DHA로 전환되지만 그 비율은 제한적이므로 들깨가 등푸른생선의 오메가3 지방산을 완전히 대신하지는 못한다. 들깨무나물은 들깨가루를 활용해 동물성 지방을 많이 사용하지 않고도 고소한 맛을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실용적이다. 특히 무를 부드럽게 익히면 씹기 편해져 중장년층과 노년층의 식단에도 활용하기 좋다.

들깨의 칼슘·마그네슘과 무의 칼륨, 혈압 조절에 필요한 영양소 공급
들깨무나물의 또 다른 장점은 들깨와 무에 들어 있는 미네랄을 함께 섭취할 수 있다는 점이다. 들깨에는 칼슘과 마그네슘, 인 등의 영양소가 포함돼 있으며, 무에는 칼륨과 비타민 C, 식이섬유가 들어 있다. 특히 칼륨은 나트륨과 함께 체내 수분 및 전해질 균형을 조절하는 미네랄로, 충분한 칼륨 섭취는 정상적인 혈압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나트륨을 과도하게 섭취하면 체내 수분 저류와 혈압 상승에 영향을 줄 수 있는데, 칼륨은 콩팥의 나트륨 배출과 혈관 기능 조절에 관여한다.
마그네슘은 근육의 수축과 이완, 신경 신호 전달에 필요한 성분이며 혈관 평활근의 정상적인 기능에도 관여한다. 혈관 평활근은 혈관의 지름을 조절해 혈류와 혈압에 영향을 미치는 조직이다. 들깨에는 이 밖에도 로즈마린산과 같은 폴리페놀 성분이 들어 있어 산화 스트레스와 염증 관련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다만 들깨무나물 자체를 섭취했을 때 혈압이나 콜레스테롤이 얼마나 개선되는지 확인한 대규모 인체 임상시험은 부족하다.
실제 식단에서는 들깨가루를 적당량 넣고 소금이나 국간장의 사용량을 줄이는 방식이 좋다. 무 자체의 수분과 들깨의 고소한 풍미를 활용하면 짠맛에 지나치게 의존하지 않고도 반찬을 만들 수 있다. 특히 콩팥 기능이 저하돼 칼륨 제한이 필요한 사람은 무와 들깨의 섭취량을 개인 상태에 맞춰 조절해야 한다.

양파볶음의 퀘르세틴, 혈압과 혈관내피 기능 관련 연구에서 주목
양파는 혈관 건강과 관련해 연구되는 대표적인 채소 가운데 하나로, 특히 퀘르세틴이라는 플라보노이드 성분을 함유하고 있다. 퀘르세틴은 양파의 바깥쪽 층에 상대적으로 많이 분포하는 폴리페놀로, 세포의 산화 스트레스와 염증 관련 신호를 조절할 가능성이 연구되고 있다. 혈관내피세포에서는 산화질소가 만들어져 혈관 평활근의 이완을 유도하는데, 퀘르세틴은 이러한 혈관 기능과 관련된 경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물질로 관심을 받아 왔다. 일부 실험 연구에서는 퀘르세틴이 산화질소의 이용 가능성과 혈관 수축 관련 신호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제시됐다.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혈압 변화가 관찰됐다. 2022년 국제학술지 ‘Current Problems in Cardiology’에 발표된 메타분석에서는 무작위 대조시험 10건, 총 841명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퀘르세틴 보충제를 섭취한 집단의 수축기 혈압이 대조군보다 평균 약 2.4mmHg 낮았다. 다만 이 연구는 주로 퀘르세틴 보충제를 대상으로 했으며, 일반적인 양파볶음 한 접시가 같은 혈압 감소 효과를 낸다는 의미는 아니다.
양파에는 식이섬유와 비타민 C, 칼륨, 프럭탄 계열 탄수화물도 포함돼 있어 식사의 영양 균형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양파를 볶을 때는 지나치게 높은 온도에서 오래 가열하기보다 중간 불에서 부드럽게 익히면 풍미를 살리면서 불필요한 기름 사용을 줄일 수 있다.

양파의 황 함유 화합물, 혈관의 산화 스트레스와 지질 대사 연구에 관심
양파에는 퀘르세틴 외에도 다양한 황 함유 화합물이 존재한다. 양파를 썰 때 특유의 매운 향이 발생하는 이유도 세포가 손상되면서 황 함유 전구물질이 효소와 반응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성분에서 유래한 여러 화합물은 산화 스트레스와 염증 반응, 혈소판 기능 등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연구되고 있다. 혈소판은 혈관이 손상됐을 때 혈액을 응고시키는 데 필요한 세포 성분이지만, 비정상적인 혈전 형성은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같은 질환과 연결될 수 있다.
일부 시험관 및 동물실험에서는 양파 추출물이 혈소판 응집과 산화 반응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일반적인 양파볶음을 먹는 것만으로 혈전이 예방된다거나 혈액이 묽어진다고 표현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또한 퀘르세틴 보충제의 임상시험을 종합한 2024년 ‘Journal of Functional Foods’ 연구에서는 수축기 혈압의 소폭 감소가 관찰됐지만, 중성지방과 HDL 콜레스테롤에는 뚜렷한 변화가 확인되지 않았다. 따라서 양파의 혈관 건강상 장점은 특정 성분 하나가 콜레스테롤을 크게 낮춘다는 데 있기보다 채소 섭취를 늘리고 포화지방과 나트륨이 많은 반찬을 대체하는 데서도 찾을 수 있다. 양파볶음에 버섯이나 파프리카를 함께 넣으면 다양한 식물성 화합물을 섭취할 수 있으며, 설탕이나 물엿 대신 양파 자체의 단맛을 활용하면 첨가당 섭취량을 줄이기 좋다. 김과 들깨무나물, 양파볶음을 함께 구성하면 해조류의 식이섬유, 들깨의 불포화지방산, 양파의 폴리페놀을 한 끼 식사에서 다양하게 섭취할 수 있다.
한눈에 보는 핵심 정리
김: 포피란 등 해조 다당류와 식이섬유를 공급해 지질 관리 식단에 유용하다.
들깨무나물: 식물성 오메가3 지방산과 미네랄이 풍부해 혈관 건강 관리에 좋다.
양파볶음: 퀘르세틴과 황 함유 화합물이 혈관 기능 관련 연구에서 주목받는다.
추천 섭취법: 김은 싱겁게, 들깨무나물과 양파볶음은 소금과 기름을 적게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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