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퇴직 후 아침밥을 안 먹기 시작하길래..” 어느 날 식탁에서 알게 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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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직장 생활을 마치고 퇴직한 남편은 이상하게도 매일 아침 차려놓은 식탁을 외면하기 시작했다.
바쁜 출근길도 아닌데 왜 아침밥을 거부하는지 답답했던 나는 결국 남편의 뒤를 조용히 쫓아갔다.
마을 어귀의 작은 편의점 야외 의자에 홀로 앉아 빵 하나로 한 끼를 떼우는 남편을 목격했다.

나는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내내 서운함과 화가 치밀어 올라 남편에게 거세게 항의할 작정을 했다.
내가 정성껏 차린 따뜻한 밥상을 마다하고 찬 바람 속에서 편의점 빵을 먹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었다.
집에 들어선 남편에게 이유를 따져 묻자 남편은 고개를 숙인 채 한참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남편은 서랍 속에서 낡은 통장 하나를 꺼내며 이제 직장에 나가지 않아 수입이 줄었다고 나지막이 입을 열었다.
평생 고생한 아내가 퇴직 후에도 매일 일찍 일어나 식사를 준비하며 고통받는 모습을 차마 볼 수 없었다고 했다.
자신이 밖에서 덤덤하게 해결하면 아내가 아침만이라도 편하게 더 잘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는 고백이었다.

서툴지만 깊은 남편의 진심을 들은 순간 내 가슴속에서 일어났던 오해와 원망은 순식간에 눈물로 바뀌었다.
나는 식탁 위에 차려진 차가운 국을 다시 데우며 남편의 손을 꼭 쥐고 차분하게 말을 건넸다.
함께 늙어가는 처지에 서로의 수고를 덜어주는 것은 밥을 안 먹는 것이 아니라 함께 먹는 것이라고 일러주었다.

다음 날 아침 나는 남편과 함께 늦은 시간 가벼운 차림으로 부엌에 서서 같이 식사를 준비했다.
따뜻한 밥상 앞에서 마주 보며 웃는 남편의 표정 속에서 오래 묵었던 삶의 무게가 조금씩 녹아내렸다.
우리는 마침내 소박하지만 가장 온전하고 평화로운 둘만의 진짜 아침 식탁을 매일 차려 나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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