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정의학과 전문의이자 서평훈 검진센터장 김기덕은 비염을 다스릴 때 단순히 약으로 당장의 증상만 누르기보다 음식을 비롯한 원인과 생활 습관을 함께 점검한다.
비염을 일으키거나 악화하는 조건이 사람마다 다를 수 있으므로, 막연히 참거나 유행하는 식단을 무작정 따라 하기보다 자기 몸의 반응을 면밀히 확인해야 한다는 접근이다. 중요한 것은 일상의 모든 음식을 무조건 의심하는 일이 아니다. 검사 결과와 증상이 나타나는 시점, 일상에서 반복되는 환경을 연결해 바꿀 대상을 구체적으로 좁히는 일이다.

참는 식단보다 명확히 확인할 근거가 먼저다
김기덕은 글루텐이 장의 면역계를 과민하게 만들어 비염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고 본다. 다만 글루텐은 소스와 양념, 간장과 고추장 등 여러 음식에 깊이 들어 있어 무작정 끊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한다.
그래서 식단 절제를 납득하기 어려워하는 환자에게 항체 검사 결과를 보여 주고 선택지를 제시한다. 김기덕은 “내 몸에 글루텐에 대해서 항체가 있는지를 검사해서 보여 드리고 글루텐에 대해서 항체가 이만큼 있으니 어느 정도 기간 동안은 글루텐을 좀 중단하거나 글루텐을 분해할 수 있는 다른 소화효소를 보충하는 게 좋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증상이 나타났다고 곧바로 특정 음식을 범인으로 단정하기보다, 검사로 반응을 확인하고 그 결과에 따라 중단이나 보충을 판단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며칠 뒤 뒤늦게 나타나는 반응까지 기록한다
김기덕은 음식 알레르기 반응을 곧바로 나타나는 과민 반응과 2~3일 뒤 나타나는 지연형 반응으로 구분한다. 먹은 직후 괜찮았다는 이유만으로 음식과 증상의 관계를 단정할 수 없다는 뜻이다.
그는 사람마다 특정 음식에 반응하는 정도가 다르다는 점을 설명하며 “어떤 사람에게 음식이 다른 이에게 독이 될 수 있다 이런 말이 있거든요”라고 말했다. 비염 관리에서도 남에게 좋았던 제한식을 그대로 따라 하기보다 자신이 무엇을 먹었고 며칠 동안 어떤 증상이 이어졌는지 살펴보는 편이 낫다. 이러한 기록은 모든 메뉴를 금지하려는 것이 아니라, 반복되는 반응을 찾아 검사나 식단 조정이 필요한지 판단하는 근거가 된다.
코를 자극하는 환경은 구체적으로 줄인다
음식 원인을 살피는 동안에도 코에 닿는 자극을 줄이는 습관은 바로 실천할 수 있다. 김기덕은 외출 뒤 먼지가 많이 묻은 경우 하루 한두 번 미지근한 식염수로 코를 세척하도록 안내한다.
그는 “외출에서 먼지를 좀 많이 묻혀 가지고 오신 경우에는 세척을 통해서 이걸 좀 제거하는 게 좋습니다”라고 말했다. 진드기 관리를 위해서는 침구류를 주 1회 60도 이상으로 세탁할 것을 권한다. 코를 세게 푸는 습관도 고쳐야 한다.
귀나 점막에 손상을 주지 않도록 한쪽 코를 막고 입을 살짝 벌린 채 부드럽게 푸는 방식이다. 추상적으로 청결에 신경 쓰는 것보다 세척 횟수와 물의 온도, 침구 세탁 주기, 코 푸는 동작까지 행동 단위로 정해야 습관이 달라진다.
비염 관리의 기준은 무조건 오래 참는 데 있지 않다. 김기덕의 접근에서 확인되는 태도는 몸의 반응을 검사와 기록으로 좁히고, 확인된 원인에 맞춰 실천 가능한 습관을 정하는 것이다.
약효가 떨어질 때 증상이 반복된다면 같은 대응만 되풀이하기보다 음식과 환경, 코 관리법을 차례로 점검해야 한다. 내 몸에 맞는 근거를 찾고 오늘 바꿀 수 있는 행동부터 분명하게 정하는 것이 꾸준한 관리의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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