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대하지 않는다고 말하면서 하루 종일 전화기를 본다. 그날 저녁이 가장 길다.
섭섭함은 날짜 때문에 생기는 것이 아니라 기대 때문에 생긴다. 말하지 않으면 자식은 끝까지 모른다. 늙어서 가장 섭섭해지는 날 3가지를 3위부터 꼽았다.

3위 – 명절 다음 날
모였던 사람이 다 떠난 집은 모이기 전보다 조용하다. 음식과 설거지만 남는다. 다음 날 할 일을 미리 하나 정해두면 그 하루가 짧아진다.

2위 – 배우자의 기일
자식들은 각자 사정으로 지나가고 기억하는 사람은 한 명뿐인 경우가 많다. 그날은 연락을 기다리지 말고 먼저 약속을 잡는 편이 낫다. 혼자 보내지 않는 것이 핵심이다.

1위 – 본인 생일
문자 한 줄로 끝나면 평생 챙겨온 생일들이 떠오른다. 자식은 잊은 것이 아니라 바쁜 것이지만 그 구분이 위로가 되지는 않는다. 생일에는 먼저 자리를 만들어 사람을 부르는 쪽이 낫다.
늙어서 섭섭한 날을 줄이는 방법은 기대를 접는 것이 아니라 먼저 약속을 잡는 것이다. 명절 다음 날과 기일과 생일 세 날만 미리 정해두면 된다. 기다리는 하루와 나가는 하루는 완전히 다르다.
출처 : ‘아직 멀었다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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