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직도 매달 부모에게 손을 벌린다. 명절 때마다 봉투를 기다린다. 50대가 넘었어도 “이번 달만”이라는 말을 되풀이한다. 용돈은 부모 자식 사이를 연결하는 끈이 아니라 때로 의존의 증거가 된다.
법륜 스님은 즉문즉설에서 이렇게 말했다. “부모는 자식에게 간섭하지 말고 자식은 부모에게 의지하지 말아야 합니다.” 이 문장은 가족 관계의 본질을 짚는다. 주고받는 돈이 아니라 독립된 인격 사이의 거리가 건강한 관계를 만든다는 뜻이다. 그의 가르침에 비추어 보면 용돈을 둘러싼 몇 가지 습관이 눈에 띈다.
3위 – 필요 없이 받는 습관
당장 급한 일도 없는데 용돈을 받는다. 부모가 주니까 받는다. 거절하면 섭섭해할 것 같아서 받는다. 하지만 의지하지 말라는 말은 필요 없는 것까지 의존하지 말라는 뜻이다.
용돈이 습관이 되면 자립의 감각이 무뎌진다. 스스로 벌어서 쓰는 돈과 그냥 받는 돈은 무게가 다르다. 필요 없는데도 받는 순간 돈은 애정의 증표가 아니라 의존의 시작이 된다.
받지 않아도 살 수 있다면 받지 않는 편이 낫다. 그것이 부모를 존중하는 방식이고 자신을 존중하는 방식이다.
2위 – 받고도 감사 없이 쓰는 습관
용돈을 받으면서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감사 표현도 없이 지갑에 넣는다. 부모가 먼저 준 돈이니 내 몫이라고 여긴다. 하지만 의지하지 말라는 말 속에는 받는 쪽의 태도가 포함되어 있다.
돈을 받는 순간 그것은 호의다. 부모라고 해도 의무는 아니다. 감사 없이 받는 습관은 관계를 일방적으로 만든다. 주는 사람은 점점 지치고 받는 사람은 점점 무감각해진다.
감사는 말이 아니라 태도다. 받은 돈을 함부로 쓰지 않는 것, 그 돈으로 부모에게 작은 것이라도 되돌려주는 것이 진짜 감사다.
1위 – 용돈으로 관계를 유지하려는 습관
용돈을 받아야 부모와 연결되어 있다고 느낀다. 돈을 주고받지 않으면 관계가 멀어질 것 같아 불안하다. 그래서 필요 없어도 받고 부모도 줄 수 없어도 준다. 하지만 간섭 말고 의지 말라는 말은 돈이 아니라 독립된 인격으로 만나라는 뜻이다.
용돈은 관계의 본질이 아니다. 오히려 용돈 없이도 안부를 묻고 마음을 나누는 관계가 더 단단하다. 돈으로 연결된 관계는 돈이 끊기면 흔들린다.
부모는 자식의 지갑이 아니고 자식은 부모의 부양 대상이 아니다. 각자 자기 삶을 살면서 서로를 존중하는 거리가 건강한 가족이다.
오늘 당장 할 수 있는 일이 있다. 다음 번 용돈을 받기 전에 스스로에게 물어보는 것이다. 이 돈이 지금 정말 필요한가. 받지 않아도 살 수 있는가. 그 질문 하나가 의존에서 벗어나는 첫걸음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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