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군함 파병’ 요청에 대해 정부가 추가 전력 배치 대신 작전 범위 확대를 선택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현재 아덴만에는 구축함 왕건함이 청해부대 48진으로 파견돼 있다.
국방부가 청해부대의 작전 범위를 호르무즈 해협 인근인 오만만 외곽까지 넓히는 방안을 추진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에 군함 파병을 요청한 뒤 전력 보강까지 검토했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다. 16일 정부 관계자는 “최근 소말리아 아덴만 해역의 해적 활동이 예년 대비 급증하는 등 해당 지역의 안전 상황이 악화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작전 범위를 오만만 외곽까지 넓히는 방안이 유력하다”고 말했다.

“해석에 따라 범위를 넓힐 수 있다”
청해부대는 2009년부터 소말리아 아덴만 해역에 파견돼 대해적 작전을 수행하며 선박 안전 호송과 안전 항해를 지원해 온 국군 해외파병 부대다. 현재는 해군 구축함 왕건함(DDH-978)이 48진으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지난해 국회에서 의결된 파병 동의안에는 작전 범위가 ‘소말리아 아덴만 해역 일대’로 명시돼 있다. 다만 동의안에는 ‘유사시 우리 국민 보호 활동 시에는 지시되는 해역 포함’이라는 문구도 함께 담겨 있다. 국방부는 이 조항의 해석에 따라 작전 범위를 넓히는 것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별도의 추가 파병 절차를 밟지 않고도 호르무즈 일대에 기여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이라는 계산이다.

“전쟁 개입 파병은 없다”는 원칙
전력 보강은 쉽지 않다는 것이 정부 판단이다. 청해부대 48진은 드론 위협에 대비해 탐지·교란·요격 등 대드론 대응 능력만 보강한 상태다. 이마저도 미국의 호르무즈 파병 요청에 따른 조치라기보다 대해적 작전 등 기존 임무 수행을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18일 대국민 기자회견에서 “전쟁 개입 파병은 없다”는 원칙을 제시한 바 있다. 전력을 대폭 보강할 경우 국지전에 휘말릴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점도 부담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에 파견할 기뢰 제거 전력을 요구하고 있지만, 우리 해군이 보유한 소해함은 모두 700t급 이하 소형 함정이어서 먼바다 작전에는 적합하지 않다.

“만료 이전 연장 동의안 제출 검토”
정부는 현재 파견 동의안 만료를 앞두고 연장 동의안 제출을 준비하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정부는 청해부대 파견 동의안 만료 이전에 연장 동의안 제출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연장안에는 작전 지역을 다소 확대하는 내용이 담길 가능성이 거론된다. 아덴만 해역의 해적 활동이 예년보다 늘어난 데다, 호르무즈 해협 일대에서 선박 피격이 잇따르면서 우리 국민과 선박 보호 필요성도 커진 상황이다. 작전 범위 확대가 확정되면 청해부대의 임무 반경은 아덴만을 넘어 오만만 외곽까지 이어지게 된다.

추가 전력 파견 대신 작전 범위를 넓히는 방식은 동맹의 요구에 호응하면서도 교전 위험을 최소화하려는 절충안에 가깝다. 다만 범위가 넓어질수록 단일 구축함이 감당해야 할 작전 부담도 커진다. 연장 동의안이 국회에 제출되면 작전 범위 문구를 둘러싼 논의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사진 출처=다음뉴스 기사 사진·다음 이미지 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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