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껑을 열자마자 옆자리 분들이 슬쩍 코를 돌리시더라고요..” 전날 싸 둔 반찬을 나들이에 가져가는 사람들의 공통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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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밤에 반찬을 넉넉히 만들어 두고 아침에 그대로 도시락통에 담아 나서는 분이 계신다. 가을 단풍놀이든 여름 계곡이든 자리를 펴고 뚜껑을 열었더니 시큼한 냄새가 올라와 당황한 경험이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반찬이 상하는 이유는 솜씨가 모자라서가 아니라 담고 옮기는 방식 때문인 경우가 많다. 부지런히 준비한 마음이 보관 과정에서 무너지지 않도록, 실온에 몇 시간씩 두게 되는 날 놓치기 쉬운 세 가지를 정리했다.
3위. 여름철에 수분 많은 반찬을 고르는 경우
“국물 자작하게 졸인 게 밥이랑 먹기 좋죠.” 하며 장조림이며 나물무침이며 물기 많은 반찬을 가득 싸 오시는 분이 있다. 듣는 쪽은 고맙다고 하면서도, 한낮 더위에 그 국물이 괜찮을까 속으로 한 번 더 살피게 된다.
수분이 많은 반찬은 세균이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 되기 쉽고, 더운 날에는 그 속도가 더 빨라진다. 여름 도시락에는 물기를 충분히 뺀 볶음류나 바짝 조린 반찬, 장아찌처럼 간이 센 것을 위주로 담는 편이 무난하다. 나물은 무침보다 볶음으로, 국물이 있는 것은 아예 빼는 쪽이 마음이 편하다.
2위. 보냉 가방과 아이스팩을 건성으로 쓰는 경우
“가방에 아이스팩 하나 넣었으니까 괜찮아요.” 하고 출발하는 분이 많다. 같이 가는 사람들은 믿고 따라가지만, 점심때쯤 가방을 열어 보고 미지근해진 반찬통을 마주하면 말은 안 해도 선뜻 젓가락이 가지 않는다.
아이스팩은 개수와 놓는 위치가 중요하다. 바닥에만 깔지 말고 위쪽에도 올려 찬 기운이 위아래로 감싸게 하는 편이 낫다. 가방을 자주 열면 냉기가 금방 빠지니, 마실 것과 반찬을 따로 나눠 담아 반찬 가방은 먹기 직전까지 열지 않는 것도 방법이다. 햇볕이 드는 차 안이나 트렁크에 두지 말고 그늘에 두는 것도 잊지 않는 편이 좋다.
1위. 덜 식은 반찬을 바로 뚜껑 덮어 담는 경우
“아침에 바빠서 갓 한 거 그대로 담았어요.” 하는 말은 정성으로 들리지만, 뚜껑을 열었을 때 통 안쪽에 맺힌 물방울과 눅눅해진 반찬을 본 사람은 말없이 고개를 갸웃하게 된다. 따뜻하게 싸 온 마음은 알아도 입에 넣기는 망설여진다.
뜨거운 반찬을 바로 닫으면 김이 빠져나가지 못하고 통 안에 맺혀 물기가 되고, 그 습기와 온기가 세균에게 좋은 조건이 된다. 반찬은 넓은 접시에 펼쳐 열기를 충분히 뺀 뒤 손으로 만져 미지근하거나 차가운 상태에서 담아야 한다. 시간이 없으면 선풍기 바람을 쐬거나 찬물을 받은 큰 그릇에 반찬 그릇째 담가 식히는 방법도 있다. 완전히 식힌 반찬을 냉장고에서 한 번 더 차게 해 두었다가 담으면 더 안심이다.
나들이 도시락은 만드는 것보다 식히고 옮기는 과정에서 갈리는 경우가 많다. 반찬을 충분히 식혀 담고, 아이스팩을 위아래로 두고, 여름에는 물기 적은 반찬 위주로 고르는 것만으로도 상하는 일은 크게 줄어든다.
정성껏 싼 도시락이 한 입도 못 먹고 버려지는 일은 누구에게나 아쉽다. 조금 식히고 조금 차게 두는 수고가, 같이 먹는 사람들 앞에서 뚜껑을 여는 순간의 마음을 한결 가볍게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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