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크라이나 서부 르비우주 의회가 10월 20일 2027년을 ‘우크라이나 반군(UPA)과 로만 슈헤비치의 해’로 정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습니다. UPA는 2차 대전 때 소련과 나치에 맞섰다고 우크라이나가 기리는 무장조직이고, 슈헤비치는 총사령관입니다.
바로 다음 날 폴란드의 대규모 무기 지원이 멈췄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4년째 무기를 대준 이웃은 왜 지방의회 결의안 하나에 이렇게 반응했을까요.
폴란드가 학살로 기억하는 이름

폴란드에서 UPA는 저항군이 아니라 1943~1945년 볼히니아에서 폴란드 민간인을 학살한 집단입니다. 폴란드 측 추산 희생자는 10만 명이고, 폴란드 의회는 제노사이드로 공식 규정했습니다.
10만 명을 2년 반으로 나누면 하루 100명 넘게 죽은 셈입니다. 시코르스키 외무장관은 슈헤비치를 폴란드인 살해를 명령한 지휘관이라고 했습니다.
도날트 투스크 총리는 이 결정을 “자멸적 전술”이라 부르며 우크라이나 EU 가입 반대자들에게 구실을 줬다고 비판했고, 국방장관은 “용납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하루 만에 엇갈린 중단설과 부인

21일 우크라이나 매체는 익명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폴란드의 대규모 군사 지원 패키지가 결의안 때문에 멈췄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폴란드 국방부 대변인은 같은 날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외무부는 중앙정부와 조율되지 않은 독단이라며 선을 그었습니다. 폴란드 외무차관은 젤렌스키 측이 결의안을 발효시키지 않겠다고 보장했다고 밝혔고, 결의안은 주의회 홈페이지에서 사라졌습니다. 다만 주의회 쪽은 철회할 뜻이 없다고 현지 매체가 전했습니다.
다섯 달 전에도 터졌던 같은 싸움

지난 5월 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군 특수부대에 ‘UPA 영웅들’ 칭호를 붙이자, 카롤 나브로츠키 폴란드 대통령은 2023년 젤렌스키에게 준 최고 훈장 백수리 훈장을 철회했고, 젤렌스키는 훈장을 상자에 담아 돌려보내는 사진으로 맞섰습니다.

7월에는 투스크 총리가 나토 정상회의를 앞두고 추가 지원 약속에 신중하라고 대표단에 주문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쪽 사정도 있습니다. UPA는 소련 점령에 맞선 독립운동의 상징이고, 결의는 지방의회 독자 행동이며 중앙정부는 바로 봉합에 나섰습니다. 폴란드 안에서는 2027년 총선을 앞둔 야권이 문제를 키운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커뮤니티에서는 무기 받는 나라가 주는 나라 역린을 건드렸다는 반응이 많고, 80년 전 일로 전쟁 중인 나라 보급을 흔드느냐는 의견도 나옵니다.
부인으로 끝나지 않는 경고

동맹 구도로 보면 핵심은 중단설이 사실이냐가 아닙니다. 폴란드가 부인했는데도 ‘무기가 끊길 수 있다’는 말이 나올 만큼 신뢰가 얇아졌다는 점이고, 뒤통수는 지방의회가 쳤지만 대가는 키이우 중앙정부가 치르게 됐다고 봅니다.
처음은 훈장, 이번엔 무기까지 거론됐으니 세 번째는 어떤 카드가 나올지, 어떻게 보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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