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3.52% 빠진 날 나온 ‘내년 1만’…지수 80% 넘는 반등을 전제한 여당 낙관론은 왜 나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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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5500선까지 내준 날, 여당에서 “내년에는 1만 포인트”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달 초 7000선 위에 있던 지수가 3주 만에 20% 넘게 내려앉은 시점이다. 정치권의 기대와 시장이 보여주는 숫자 사이의 거리가 얼마나 되는지 짚어본다.
◇ 발언이 나온 날의 시장
조계원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22일 기자들과 만나 “내년 전망치를 보면 1만 포인트 이상 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같은 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01.89포인트(3.52%) 내린 5533.77에 장을 마쳤다. 장중에는 5485.98까지 떨어져 5500선을 일시적으로 밑돌았다. 코스닥도 3.62% 내린 764.10으로 마감했다.
하락은 대형 반도체주가 이끌었다. 코스피 시가총액의 약 47%를 차지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4.03%, 5.80% 내렸다. 장 시작 전 메타가 3분기 실적을 내놓으면서 내년 설비투자 가이던스를 제시하지 않았고, 잉여현금흐름이 적자로 돌아선 점이 투자심리를 눌렀다는 분석이 나왔다.
◇ ‘1만’까지 남은 거리
숫자로 보면 간극이 뚜렷하다. 22일 종가 5533.77에서 1만 포인트에 닿으려면 지수가 약 80.7% 올라야 한다. 1만은 지난 6월 22일 기록한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 9114.55보다도 9.7%가량 높은 수준이다. 현재 지수는 그 고점에서 39.29% 떨어진 상태다.
증권가 전망과 비교해도 차이가 크다. 한화투자증권은 같은 날 내놓은 내년 전망 보고서에서 코스피 목표치를 8500으로 잡았고, 예상 범위는 6000~9300으로 제시했다. 상단인 9300도 여당 대변인이 언급한 1만에는 미치지 못한다. 증권가 안에서도 반도체 쏠림과 이익 증가율 둔화를 이유로 신중론이 적지 않다.
수급 여건도 녹록지 않다. 6월 23일부터 10월 22일까지 82거래일 동안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84조6624억원을 순매도했다. 이 물량을 받아낸 것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이 대부분을 차지한 기타법인이었는데, 두 회사의 매입은 모두 끝난 상태다.
◇ 발언의 맥락은 ‘여론 해명’
이 발언은 증시 전망을 설명하는 자리에서 나온 것이 아니었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에 대한 부정 평가가 높게 나온 여론조사 결과를 설명하던 중 경제 여건을 언급하며 나왔다.
조 대변인은 유럽과 남미 상황을 예로 들며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지금 대한민국의 물가가 안정돼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40년 만에 높은 성장률을 다시 달성하고 있는데 그게 서민 민생경제로 아직 환류되지 않고 있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 미래대응기금 등을 통해 내년에는 성장의 과실이 민생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부정 평가가 높게 나온 데 대해서는 당내 악재가 반영된 결과로 보고 “일희일비할 문제는 아니다”라고 했다. 최근 소방 예산을 둘러싼 당 인사들의 실언이 영향을 줬을 수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결국 ‘내년 1만’ 발언은 구체적인 이익 추정이나 밸류에이션 근거를 제시한 것이라기보다, 악화된 여론 속에서 경제 여건이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를 강조하는 과정에서 나온 표현에 가깝다. 지수가 하루에 3% 넘게 움직이고 외국인 매도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시장 참여자들이 이 기대를 얼마나 받아들일지는, 앞으로 발표될 반도체 실적과 외국인 수급 회복 여부에 따라 판가름 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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