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됐어, 별 얘기 아니야..” 귀가 어두워진 뒤 식탁에서 말수부터 줄어드는 진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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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에서 오가는 이야기를 절반쯤 놓치고도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 적이 있다. 되묻기가 미안하고, 나이 들면 다 그렇다는 생각에 그냥 넘긴다. 귀가 아픈 것도 아니니 병원에 갈 이유도 딱히 없어 보인다.
그러나 듣는 힘이 줄어드는 일은 귀 하나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난청을 알아채는 신호와 방치했을 때 생기는 일, 보청기 비용을 덜어 주는 제도와 적응 요령까지 차례로 짚어 본다.
첫째, 가족이 먼저 알아채는 신호
본인보다 주변이 먼저 눈치채는 경우가 많다. 내가 키워 둔 TV 소리를 가족이 번번이 줄이거나 전화 통화에서 같은 말을 두세 번 되묻는다면 의심해 볼 만하다.
시끄러운 곳에서 유독 대화가 어렵거나, 말소리는 들리는데 뜻이 또렷하지 않은 것도 신호다. 이럴 때는 이비인후과에서 청력 검사부터 받아 지금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둘째, 대화가 줄면 관계도 줄어든다
잘못 알아듣고 엉뚱한 대답을 몇 번 하고 나면 모임 자리가 부담스러워진다. 말을 아끼다 보면 사람을 만나는 횟수 자체가 줄어든다.
가족도 같은 말을 반복하다 지쳐 꼭 필요한 이야기만 하게 된다. 듣지 못하는 사람과 말을 걸지 않게 되는 사람이 함께 늘어나는 셈이다. 고립은 대개 이렇게 소리 없이 시작된다.
셋째, 청각장애로 등록되면 보청기 구입비를 지원받는다
청력 손실이 일정 기준에 해당하면 청각장애로 등록할 수 있고, 등록하면 보청기를 살 때 건강보험에서 구입비 일부를 지원받는다. 의료급여 수급자나 차상위계층은 본인 부담이 더 줄어든다.
절차는 대체로 이비인후과 진단, 주민센터 장애 등록, 보청기 처방, 구입 후 의사의 확인을 거쳐 공단에 청구하는 순서다. 지원 금액과 다시 받을 수 있는 주기가 정해져 있으니 구입 전에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먼저 확인해 두는 편이 안전하다.
넷째, 끼는 날보다 익숙해지는 날이 중요하다
처음 보청기를 끼면 내 목소리가 울리고 잊고 지낸 생활 소음이 한꺼번에 밀려든다. 그래서 서랍에 넣어 두는 경우가 적지 않다. 조용한 집에서 짧게 시작해 쓰는 시간을 조금씩 늘려 가는 것이 좋다.
불편한 점은 참지 말고 구입처에 알려 조절을 받아야 한다. 쓰고 난 뒤에는 마른 천으로 닦아 습기를 피해 보관하고, 배터리나 충전 상태도 수시로 살핀다.
잘 들린다는 것은 소리를 받아들이는 일이면서 사람들과 이어져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되묻는 일이 잦아졌다면 나이 탓으로 넘기지 말고 신호로 받아들일 때다.
이번 달 안에 청력 검사 한 번, 그것이 대화를 지키는 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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