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가겠다고 말을 건네도 한 분만 살짝 비켜서시네..” 등산로·둘레길에서 마주친 사람들이 말없이 피해 가는 중장년의 공통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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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아침 둘레길에 들어서면 어디선가 노랫소리가 산자락을 타고 울려 옵니다. 좁은 오르막에서는 앞선 일행 네댓 명이 나란히 서서 이야기를 나누는 바람에 뒷사람들이 줄줄이 발이 묶이기도 합니다. 건강을 챙기러 산을 찾는 중장년은 늘었지만, 함께 걷는 사람을 불편하게 하는 습관은 그대로인 경우가 많습니다.
본인은 즐겁게 걸었을 뿐인데 마주친 사람들은 말없이 길을 비켜 가며 속으로 눈살을 찌푸립니다. 등산로와 둘레길에서 다른 사람들이 슬그머니 피해 가게 만드는 중장년의 행동을 세 가지로 추려 보았습니다.
3위. 휴대용 스피커로 음악을 크게 틀고 걷는 행동
배낭에 매단 스피커에서 노래를 흘리며 다가와 “다 같이 들으면 좋잖아요” 하고 웃는 분들이 있습니다. 듣는 쪽은 따라 웃으며 고개를 끄덕입니다. 하지만 속으로는 이 소리를 언제까지 들어야 하나 싶어 일부러 쉬어 가며 거리를 벌립니다.
취향이 다른 음악을 원치 않게 듣는 것만 불편한 게 아닙니다. 큰 소리는 뒤에서 다가오는 발소리나 비켜 달라는 말까지 덮어 버립니다. 음악이 꼭 필요하다면 이어폰을 쓰는 편이 낫습니다. 이때도 음량을 낮추거나 한쪽 귀만 꽂아 주변 소리를 들을 수 있게 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산에서만 들을 수 있는 소리를 남겨 두는 것도 배려입니다.
2위. 좁은 길에서 일행끼리 나란히 서서 길을 막는 행동
좁은 길에서 일행이 옆으로 늘어서 걸으면 뒷사람은 비집고 지나갈 틈이 없습니다. 조심스레 “앞으로 좀 지나가겠습니다” 하고 말을 건네도 한 사람만 살짝 비켜설 뿐 나머지는 대화를 이어 가기 일쑤입니다. 뒷사람은 몇 번을 더 말해야 하나 민망해집니다. 결국 그 느린 걸음에 발을 맞추고 맙니다.
산길은 빨리 걷는 사람과 천천히 걷는 사람이 한 줄을 나눠 쓰는 곳입니다. 길이 좁아지면 일행이라도 앞뒤 한 줄로 서는 편이 무난합니다. 사진을 찍거나 쉬어 갈 때는 길 가장자리나 넓은 터로 옮겨 서는 것이 좋습니다. 몇 걸음 물러서는 일이 다른 사람의 산행을 한결 편하게 만듭니다.
1위. 스틱을 뒤로 휘두르며 걸어 뒷사람을 위협하는 행동
양손 스틱을 크게 저으며 걷다 보면 스틱 끝이 등 뒤로 한참 뻗어 나갑니다. 바짝 뒤따르던 사람이 놀라 물러서면 “어이쿠, 미안합니다” 한마디 하고는 다시 같은 동작으로 걸어갑니다. 뒷사람은 뾰족한 끝이 눈앞에서 오르내리는 걸 지켜봐야 합니다. 사과를 들어도 마음을 놓지 못합니다.
스틱은 무릎 부담을 덜어 주는 고마운 도구입니다. 하지만 다루기에 따라 남을 다치게 할 수도 있습니다. 스틱 끝은 늘 몸 앞쪽 땅을 향하게 짚는 것이 좋습니다. 사람이 붐비거나 손으로 바위를 짚어야 하는 구간에서는 접어서 배낭에 거는 편이 안전합니다. 끝에 고무마개를 끼워 두면 길도, 다른 사람의 발도 덜 상하게 할 수 있습니다.
산길은 처음 보는 사람들과 잠시 길을 나눠 쓰는 곳입니다. 음악은 내 귀에만 들리게 합니다. 좁은 길에서는 한 줄로 서고, 스틱 끝은 늘 앞쪽 땅을 향하게 둡니다. 이것만 지켜도 마주치는 사람들의 표정이 달라집니다. 눈살 대신 가벼운 인사를 주고받으며 지나칠 수 있는 사람이 산에서 가장 반가운 동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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