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남편인데 병원에도 안 와?..” 부부 상담가가 꼽은 졸혼 첫해 절대 흐지부지 넘기면 안 되는 약속 3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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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서류도 안 썼는데 왜 이렇게 다툴 일이 많을까? 따로 살기 시작한 지 몇 달 만에 “차라리 이혼하는 게 낫겠다”는 말부터 나오는 부부가 적지 않다. 처음에는 서로 간섭하지 않고 각자 편하게 지내기로 했을 뿐인데, 막상 떨어져 살아 보면 정해 두지 않은 일들이 하나씩 문제가 된다.
졸혼은 혼인은 유지한 채 생활만 나누는 방식이다. 거쳐야 할 절차가 따로 없으니 기준도 부부가 스스로 세워야 한다. 따로 살기 시작한 첫해에 부부가 가장 자주 부딪히는 문제 세 가지를 정리했다.
3위. 생활비와 공과금 분담 기준이 흐려지는 것
집을 나가는 쪽이 “당분간은 내가 하던 대로 보낼게”라고 말하면 남은 쪽은 일단 마음을 놓는다. 그런데 몇 달 지나 송금액이 줄거나 날짜가 밀리면 상대는 속으로 ‘이제 나 몰라라 하겠다는 건가’ 하며 서운함을 쌓아 간다. 보내는 쪽은 두 집 살림이 버거워서 그랬을 뿐인데 말이다.
문제는 ‘하던 대로’라는 말에 금액도 기간도 정해져 있지 않다는 점이다. 집이 둘이 되면 관리비와 통신비가 따로 나가서 예전보다 지출이 늘어나는 경우가 많다. 매달 보낼 금액, 원래 살던 집의 공과금과 세금을 누가 낼지, 연금이 들어오면 어떻게 나눌지를 종이에 적어 두는 편이 낫다. 1년 뒤에 다시 맞춰 보자는 약속까지 해 두면 서로 눈치 볼 일이 줄어든다.
2위. 명절과 자녀 경조사에 함께 갈지 정하지 않은 것
첫 명절이 다가오면 자녀가 조심스럽게 “이번엔 두 분 같이 오세요?”라고 묻는다. 한쪽은 당연히 따로 가는 줄 알았고 다른 쪽은 명절만큼은 함께하려 했다면, 자녀 앞에서 어색한 장면이 벌어진다. 자녀는 그 질문 하나를 하면서도 양쪽 부모의 눈치를 살피고 있다.
친척들은 졸혼 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많아서 그 자리에서 사정을 설명하기도 곤란하다. 명절이나 제사, 자녀 결혼식과 손주 돌잔치 같은 집안 행사에는 함께 갈지 번갈아 갈지 미리 정해 두는 편이 무난하다. 부조를 부부 이름으로 한 번 낼지 각자 낼지도 정해 두면 행사장에서 당황할 일이 없다. 정하는 일은 부부가 하고 자녀에게는 결과만 알려 주는 것이 자녀의 마음을 덜 무겁게 한다.
1위. 한쪽이 아플 때 누가 돌볼지 정하지 않은 것
따로 산 지 얼마 안 돼 한쪽이 입원하면 “그래도 아직 남편이잖아”라는 말이 나온다. 아픈 쪽은 상대가 와 주기를 바라고, 연락을 받은 쪽은 이제 와서 간병까지 맡아야 하나 싶어 마음이 복잡해진다. 둘 다 망설이는 사이에 결국 자녀가 회사에 양해를 구하고 병원으로 달려가게 된다.
혼인 관계가 유지되는 동안에는 병원에서도 배우자를 먼저 보호자로 찾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고 간병까지 당연히 떠맡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수술이나 입원할 때 누가 먼저 연락을 받을지, 간병인 비용은 어디서 낼지 미리 이야기해 두는 것이 좋다. 앓고 있는 병과 먹는 약, 다니는 병원도 서로 알려 둬야 급할 때 허둥대지 않는다.
졸혼은 서로를 놓아주는 일이라기보다 둘 사이의 거리를 새로 정하는 일에 가깝다. 생활비는 숫자로 정해 두고, 집안 행사에 어떻게 참석할지 합의하고, 아플 때의 연락과 비용을 미리 나눠 두면 따로 살아도 크게 부딪히지 않는다. 얼굴 붉히기 싫어서 미뤄 둔 이야기가 결국 첫해를 가장 힘들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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