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이름이 지워진 채 개봉했다” 180만 필요했는데 28만 그친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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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한 편이 극장에 걸리기까지 수많은 이름이 올라갑니다. 그런데 2025년 5월 말 개봉한 이 작품에는 감독 자리에 아무 이름도 적히지 않았습니다. 한국 영화에서 유례를 찾기 어려운 개봉이었고, 성적 역시 혹독했습니다. 1997년 외환위기를 배경으로 한 영화 소주전쟁 이야기입니다.
1997년, 소주 회사를 사이에 둔 두 남자
이야기의 배경은 외환위기가 기업들을 집어삼키던 1997년입니다. 한쪽에는 회사가 곧 인생인 소주 회사 재무이사가 있고, 다른 한쪽에는 오로지 성과만 쫓는 글로벌 투자사 직원이 있습니다. 두 사람은 같은 회사를 두고 전혀 다른 계산을 하며 부딪칩니다. 인수합병이라는 건조한 소재를 사람 사이의 싸움으로 바꿔 놓은 것이 이 작품의 접근법이었습니다. 총격전도 추격전도 없이 회의실과 공장에서만 긴장이 쌓입니다.

개봉 이틀 전, 크레딧에서 감독이 사라졌다
개봉을 코앞에 두고 제작사는 연출을 맡았던 감독을 해촉했습니다. 제작사 측은 시나리오 원안 각본과 관련한 문제를 이유로 들며 감독이 아닌 현장 연출이라는 크레딧을 부여했다고 밝혔습니다. 감독 측은 이를 부인하며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했지만 기각됐고, 결국 크레딧에서 감독 이름이 빠진 채 영화가 걸렸습니다. 이후 감독은 기자회견을 열어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주장했고 본안 소송도 이어졌습니다. 양측의 주장이 엇갈린 사안이지만, 감독 없는 개봉이라는 결과만큼은 전례를 찾기 어려웠습니다.

손익분기점 180만, 실제 성적은 28만
이 작품의 손익분기점은 누적 관객 180만 명 선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실제 성적은 그 기준을 크게 밑돌았습니다. 최종 집계된 누적 관객 수는 약 28만 명에 그쳤습니다. 같은 시기 극장 전체 관객 수가 전년보다 늘어난 상황이었기에 아쉬움은 더 컸습니다. 배급사 실적 자료에도 부진한 작품으로 언급될 만큼 뼈아픈 결과였습니다.

그래도 남은 것은 배우들의 앙상블
흥행과 별개로 배우들의 연기에 대한 평가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재무이사를 맡은 배우는 출연작 누적 관객 1억 7000만 명을 넘긴, 한국 영화에서 가장 많은 관객을 모은 배우로 꼽힙니다. 상대역은 외환위기 시절 가족이 겪은 일을 떠올리며 작품에 임했다고 인터뷰에서 밝히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베테랑 조연과 해외 배우가 더해져 회의실 장면의 밀도를 높였습니다. 작품을 둘러싼 잡음과 무관하게 배우들의 합은 꾸준히 언급됐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어떤 영화였나
소주전쟁은 흥행 성적만 놓고 보면 명백한 부진작입니다. 다만 외환위기라는 시기를 기업 내부의 시선으로 다룬 작품이 많지 않다는 점에서 기록으로 남을 만합니다. 제작 과정의 분쟁이 작품 외적으로 더 크게 알려진 것도 아쉬운 대목입니다. 극장에서 놓쳤다면 지금은 온라인 플랫폼에서 비교적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숫자에 가려진 영화가 궁금하다면 한 번쯤 확인해 볼 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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