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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달 친정엄마 용돈 50만원 보냈는데..” 엄마 떠난 뒤 장롱에서 나온 봉투 3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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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한 딸에게 친정엄마는 언제나 마음의 고향입니다. 형편이 넉넉하지 않아도 매달 조금씩이라도 엄마에게 용돈을 보내 드리는 딸들이 많습니다. 시댁 눈치를 보며, 남편에게 미안해하며 보낸 그 돈은 딸이 할 수 있는 작은 효도입니다.올해 쉰아홉 살인 김은영 씨도 30개월 동안 매달 친정엄마에게 50만 원씩 용돈을 보내 드렸습니다. 그리고 지난달 엄마가 세상을 떠난 뒤 유품을 정리하다 장롱 깊은 곳에서 봉투 30개를 발견했습니다. 그 봉투들을 하나씩 열어 본 은영 씨는 그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습니다.

홀로 남은 친정엄마

은영 씨의 친정엄마는 시골에서 평생 밭일을 하며 3남매를 키웠습니다. 아버지가 일찍 세상을 떠난 뒤로는 혼자서 고추밭과 콩밭을 일구었습니다. 허리가 굽고 손마디가 굵어지도록 일한 엄마 덕분에 3남매는 모두 무사히 학교를 마쳤습니다.은영 씨는 서울로 시집와 두 아이를 키우며 살았습니다. 남편은 작은 회사에 다녔고, 은영 씨도 마트에서 일하며 살림을 보탰습니다. 형편이 넉넉하지 않아 친정에 자주 가지 못하는 것이 늘 마음에 걸렸습니다.엄마는 전화할 때마다 “나는 괜찮다, 너희나 잘 살아라”라는 말만 했습니다. 은영 씨는 그 말이 오히려 더 마음 아팠습니다. 시골집에 혼자 계신 엄마가 무엇을 드시며 지내는지 늘 걱정이 되었습니다.은영 씨가 어릴 때 엄마는 밭에서 돌아오면 늘 은영 씨를 등에 업고 마을 어귀를 한 바퀴 돌았습니다. 하루 종일 밭일로 지친 몸이었지만 딸이 등에서 잠들 때까지 노래를 불러 주었습니다. 은영 씨는 지금도 엄마 등의 따뜻한 온기와 흙냄새를 잊지 못합니다.

30개월의 용돈

2년 반 전, 엄마가 밭일을 그만두셨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무릎이 아파 더는 밭에 나갈 수 없게 되신 것입니다. 은영 씨는 그날 밤 남편에게 조심스럽게 말했습니다. “여보, 엄마한테 매달 용돈을 좀 보내 드리고 싶어요.”남편은 잠시 생각하더니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은영 씨는 마트 월급에서 매달 50만 원을 떼어 엄마 통장으로 보냈습니다. 그 돈을 마련하느라 은영 씨는 자기 옷 한 벌 사지 않았고, 점심은 늘 집에서 싸 간 도시락으로 때웠습니다.엄마는 처음에 한사코 돈을 받지 않으려 했습니다. “얘야, 나는 쓸 데도 없다. 너희 애들 학원비나 보태라.” 하지만 은영 씨는 고집을 꺾지 않았습니다. “엄마, 맛있는 거 사 드시고 아프면 병원 꼭 가세요. 이건 내 마음이에요.”첫 달 용돈을 보내던 날, 은영 씨는 은행 문자를 보며 괜히 마음이 뿌듯했습니다. 결혼하고 처음으로 엄마에게 제대로 된 효도를 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날 저녁 엄마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돈은 잘 받았다. 고맙다, 내 딸.” 엄마의 목소리는 평소보다 조금 떨리고 있었습니다.

변하지 않은 엄마의 살림

용돈을 보내 드린 뒤에도 엄마의 생활은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은영 씨가 명절에 내려가 보면 냉장고에는 여전히 김치와 장아찌뿐이었습니다. 엄마의 옷도 몇 년째 같은 옷이었습니다.”엄마, 내가 보낸 돈은 어디다 쓰셨어요? 맛있는 거라도 좀 사 드시지.” 은영 씨가 묻자 엄마는 웃으며 손사래를 쳤습니다. “다 쓰고 있다. 걱정 마라.” 은영 씨는 엄마가 혹시 다른 자식들에게 돈을 보태 주는 건 아닌지 의심이 들기도 했습니다.서운한 마음도 들었습니다. 매달 아끼고 아껴서 보내는 돈인데, 엄마는 여전히 낡은 옷을 입고 맨밥에 김치만 드시고 있었습니다. 은영 씨는 엄마에게 돈 대신 반찬을 보내야 하나 고민하기도 했습니다.한번은 은영 씨가 엄마 몰래 둘째 오빠에게 물어본 적도 있었습니다. “오빠, 혹시 엄마가 오빠한테 돈 보태 주셨어?” 오빠는 펄쩍 뛰며 무슨 소리냐고 했습니다. 은영 씨는 엄마가 그 돈을 어디에 쓰시는지 더더욱 알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의문은 풀리지 않은 채 시간이 흘렀습니다.

엄마의 마지막

지난달 엄마가 갑자기 쓰러지셨습니다. 은영 씨가 시골 병원에 도착했을 때 엄마는 이미 의식이 희미했습니다. 엄마는 은영 씨의 손을 잡고 무언가 말하려 했지만 끝내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그날 밤 조용히 눈을 감으셨습니다.장례를 치른 뒤 은영 씨는 형제들과 함께 엄마의 시골집을 정리했습니다. 엄마의 살림은 생각보다 단출했습니다. 낡은 옷 몇 벌과 오래된 그릇들, 손때 묻은 성경책 한 권이 전부였습니다.마지막으로 장롱을 정리하던 은영 씨는 이불 밑 깊숙한 곳에서 보자기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보자기를 풀자 누런 편지 봉투들이 가지런히 묶여 있었습니다. 세어 보니 정확히 30개였습니다.엄마가 마지막으로 은영 씨의 손바닥에 무언가를 쓰려고 하셨던 것이 기억에 남았습니다. 손가락으로 무언가를 그리다 힘이 빠져 멈추셨습니다. 은영 씨는 그것이 무슨 뜻이었는지 장례를 치르는 내내 궁금했습니다. 그 답은 며칠 뒤 엄마의 장롱 속에서 찾을 수 있었습니다.

봉투 속의 비밀

봉투마다 엄마의 삐뚤삐뚤한 글씨로 날짜가 적혀 있었습니다. 은영 씨가 용돈을 보낸 날짜들이었습니다. 첫 번째 봉투를 열자 5만 원권 열 장이 고스란히 들어 있었습니다. 두 번째, 세 번째 봉투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엄마는 은영 씨가 보낸 50만 원을 매달 은행에서 찾아 봉투에 넣어 둔 채 단 한 장도 쓰지 않으셨던 것입니다.30개의 봉투에 든 돈은 모두 1,500만 원이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30번째 봉투에는 돈 대신 편지 한 장과 빛바랜 사진 한 장이 들어 있었습니다. 사진 속에는 어린 은영 씨가 엄마 등에 업혀 환하게 웃고 있었습니다.편지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습니다. “은영아. 네가 마트에서 서서 번 돈을 내가 어떻게 쓰겠니. 이 돈은 네 돈이다. 너 쉰 넘어서 무릎 아플 때 병원비로 써라. 엄마는 네가 보낸 마음만으로 30달 동안 배불렀다. 고맙다, 내 딸.”은영 씨는 편지를 읽고 또 읽었습니다. 엄마가 쓰러지기 직전까지 무릎이 아파 병원에 가야 했지만, 그 봉투에는 손도 대지 않으셨다는 것을 동네 이웃에게서 나중에 전해 들었습니다. 엄마는 딸의 무릎을 걱정하며 정작 자신의 무릎은 끝까지 참으셨던 것입니다.

엄마에게 보내는 답장

은영 씨는 봉투들을 품에 안고 장롱 앞에 주저앉아 소리 내어 울었습니다. 엄마가 왜 늘 같은 옷을 입고 김치만 드셨는지 그제야 알 수 있었습니다. 엄마를 의심했던 자신이 너무나 부끄러웠습니다. 형제들도 그 편지를 돌려 읽으며 함께 눈물을 흘렸습니다.은영 씨는 그 돈을 쓰지 않기로 했습니다. 대신 엄마의 이름으로 고향 마을 회관에 작은 기부를 했습니다. 혼자 사는 동네 어르신들이 겨울에 따뜻하게 지낼 수 있도록 난방비로 써 달라고 부탁했습니다.그리고 30번째 봉투에 들어 있던 사진은 지갑에 넣고 다닙니다. 힘들 때마다 그 사진을 꺼내 보며 엄마의 편지를 떠올립니다. 은영 씨는 엄마의 산소에 갈 때마다 작은 쪽지를 놓고 옵니다. “엄마, 엄마 딸이라서 정말 행복했어요.”요즘 은영 씨는 매달 50만 원을 보내던 날이 되면 엄마 대신 동네 혼자 사는 할머니 댁에 반찬을 싸 들고 찾아갑니다. 할머니는 은영 씨를 볼 때마다 딸 같다며 손을 꼭 잡아 줍니다. 은영 씨는 그 손에서 엄마의 온기를 느낍니다. 엄마가 남긴 30개의 봉투는 이제 은영 씨가 세상에 건네는 또 다른 효도가 되었습니다.

자식이 보낸 용돈을 쓰지 못하고 고스란히 모아 두는 것이 부모의 마음입니다. 은영 씨의 엄마는 딸의 고생을 누구보다 잘 알았기에, 그 돈을 30달 동안 봉투에 담아 딸에게 다시 돌려주었습니다.부모님께 용돈을 드리고 있다면, 그 돈보다 더 자주 목소리를 들려드리시길 바랍니다. 부모님이 진짜 기다리는 것은 봉투 속 돈이 아니라 그 돈을 보내는 자식의 마음과 안부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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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돌보는 마음습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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