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 탈 쓴 정치 도구” vs “과도한 검열 공세”… ‘닥터X’ 5·18 에피소드에 이진숙 “억지 설정” 저격 논란

SBS 금토드라마 ‘닥터X: 하얀 마피아의 시대’(연출 이정림, 극본 편성근)가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상흔을 서사 전면에 배치한 가운데, 국민의힘 이진숙 의원이 이를 두고 “드라마를 정치적 도구로 악용했다”며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내 정계와 문화계 안팎에서 거센 파장이 일고 있다.
이 의원은 26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SBS 금토드라마 ‘닥터X’가 6회 이후 ‘정치 드라마 변질’ 논란에 휩싸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5·18 피해자의 고통을 다루는 것은 창작과 표현의 자유이며 문제 삼을 수 없다”면서도 “5·18이 특정 진영이나 특정 지역의 전유물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날을 세웠다.

이 의원이 정조준한 대목은 지난 24일 방영된 ‘닥터X’ 6회의 주요 설정이다. 해당 회차에서는 1980년 5·18 당시 계엄군의 헬기 사격으로 형을 잃고 머리에 총알 파편이 박힌 채 40여 년을 죄책감과 환각 속에서 살아온 피해자 오상범(하성광 분)의 사연이 그려졌다. 극 말미에는 이 환자가 입원한 구서대병원 옥상 헬리패드에 과거 학살의 배후이자 의식 불명 상태에 빠진 전직 대통령 ‘지두석’이 극비리로 이송되는 파격적인 대치 엔딩이 전파를 탔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극 중 전직 대통령 캐릭터의 작명을 두고 음모론적 의혹을 제기했다. 이 의원은 “드라마 속 전직 대통령 ‘지두석’의 이름이 전두환·윤석열 두 전직 대통령의 이름에서 한 글자(‘두’와 ‘석’)씩 따온 것 아니냐는 의문이 시청자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수십 년의 시차와 전혀 다른 성격의 사건을 한 가상 인물에 뒤섞어 특정 정치 세력에 부정적인 이미지를 덧씌우는 처사”라며 “드라마를 특정 정치 세력을 겨냥하는 선동 도구로 전락시켰다”고 맹비난했다.
또한 이 의원은 장르적 배신감을 거론하며 “’닥터X’는 의학 드라마를 표방했고, 시청자들은 그 약속을 믿고 TV를 켰다”며 “그러나 이야기의 중심은 치열한 수술실이 아니라 노골적인 정치적 구도로 옮겨갔다. 이는 자연스러운 극 전개라기보다 제작진의 편향된 메시지를 앞세운 억지 설정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문화계와 여론의 반응은 싸늘하다. 일각에서는 이 의원의 이번 저격이야말로 대중문화 창작물에 과도한 정치적 프레임을 씌우는 ‘억지 흠집 내기’라는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다. 특히 이 의원이 지난 8월 국회에서 5·18 민주화운동을 폄훼하는 취지의 토론회를 주최해 물의를 빚었고, 이달 초 5·18 유공자 및 유족 명단을 매년 의무적으로 공개하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하는 등 끊임없이 관련 사안을 정쟁화해 온 행보의 연장선이라는 지적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상에서도 반박이 쏟아지고 있다. 시청자들과 누리꾼들은 “공인된 국가 폭력의 역사와 트라우마를 치유하려는 의사의 고뇌를 다룬 것을 두고 정치 공세라니 지나치다”, “이러다 8·15 광복절이나 3·1운동, 6·25전쟁을 다룬 콘텐츠에도 특정 진영 논리를 들이댈 기세”, “헌법 전문 수록까지 논의되는 국가적 역사를 정쟁의 불쏘시개로 삼지 말라”며 날 선 반응을 보였다.
‘닥터X: 하얀 마피아의 시대’는 병원 내부 사조직의 비리를 파헤치는 메디컬 느와르로서 흡인력 높은 전개와 주연 김지원의 호연으로 시청률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정파적 잣대로 문화 콘텐츠의 설정을 재단하려는 정치권의 간섭과 비판이 오히려 드라마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한층 더 끌어올리는 역풍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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