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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없는 남편 억지로 입 열게 하지 마라…정신과 전문의가 권하는 ‘부부 안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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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니스 완료] 대화가 부족해서가 아니다? 남편의 묵묵부답에 질려버린 아내들의 공통된 심리

출처 : 이해 돕기 위한 AI 제작, 연출 이미지

은퇴 뒤 함께 있는 시간은 늘지만 대화까지 저절로 늘지는 않는다. 아내가 묻고 남편이 짧게 답하는 일이 반복되면, 어느새 먼저 말을 거는 쪽은 늘 아내로 정해진다. 침묵이 길어질수록 아내는 분위기가 불편해질까 봐 또 화제를 찾는다. 대화를 이어가는 수고가 한 사람의 몫이 되는 순간이다.

대화를 시작하는 사람이 관계까지 책임진다

먼저 말을 거는 일은 사소해 보인다. 하지만 매번 같은 사람이 안부를 묻고, 식사 이야기를 꺼내고, 굳은 표정을 살피면 무게가 달라진다. 남편이 조용하면 아내는 자신이 무슨 잘못을 했는지 되짚기 쉽다. 답이 짧으면 질문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고민한다. 상대의 침묵을 자기 책임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하는 것이다.

이때 아내가 힘든 이유는 대화가 적어서만이 아니다. 남편의 기분을 읽고 집 안의 공기를 풀어야 한다는 부담이 따라붙기 때문이다. 남편이 말하지 않은 감정까지 짐작하다 보면 아내의 마음은 쉴 틈이 없다. 함께 있다는 이유로 상대의 속마음을 모두 알아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침묵을 모두 메우지 않아도 된다

건국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하지현은 “관계에도 안전거리가 필요합니다. 너무 가까워지면 상처를 입기 마련이죠”라고 말했다. 부부에게 필요한 거리도 외면이나 단절을 뜻하지 않는다. 상대가 입을 닫았을 때 그 침묵을 당장 없애려 하지 않고, 각자의 감정을 각자가 감당할 자리를 남겨두는 것이다.

아내가 먼저 말을 걸지 않는다고 해서 애정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대답할 마음이 없는 사람에게 계속 질문을 보태면 대화는 교류가 아니라 확인 작업이 된다. 남편에게 말할 기회를 남기고 아내도 자기 생각에 머물 수 있어야 한다. 잠시 조용한 시간을 견디는 일은 관계를 포기하는 행동이 아니라 한쪽으로 기운 책임을 제자리로 돌려놓는 행동이다.

말의 양보다 오가는 방향을 본다

대화가 길지 않아도 남편이 먼저 묻고 아내의 말을 들으려 한다면 관계는 닫혀 있지 않다. 반대로 말은 자주 해도 아내가 계속 화제를 만들고 남편의 반응까지 관리한다면 외로움은 커진다. 살펴야 할 것은 하루에 몇 마디를 나눴는지가 아니라 관심과 수고가 두 사람 사이를 오가는지다.

물론 건강 문제나 큰 걱정으로 말수가 줄어든 때에는 세심한 관심이 필요하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없는데도 한 사람만 관계의 온도를 지키고 있다면, 침묵을 메우기 전에 그 불균형부터 봐야 한다. 편안한 부부는 늘 대화가 끊이지 않는 부부가 아니라, 누구 한 사람만 대화를 떠받치지 않는 부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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