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 아비 뭐 하시니?”… 북한 최고사령관 아들 김정은 때리며 군기 잡던 선임 사관장의 서늘한 최후

채널A 예능 프로그램 ‘이제 만나러 갑니다’를 통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과거 비밀 군 복무 시절과 그를 몰라보고 가혹행위를 일삼았던 군 간부의 충격적인 일화가 공개되어 눈길을 모으고 있다. 북한 최고 권력자의 아들이라는 신분을 철저히 숨긴 채 일선 부대에 배치됐던 ‘은둔의 황태자’를 둘러싼 드라마틱한 실화가 탈북민 출신 패널들의 생생한 증언으로 수면 위로 드러났다.
방송에 따르면 김정은은 스위스 베른 유학을 마치고 귀국한 뒤, 후계자 수업의 일환으로 최전방 일선 탱크 부대(기갑부대)에서 약 1년 6개월 동안 비밀리에 현역 군 복무를 수행했다. 주특기는 포병이었으며, 일반 병사들과 동일한 내무반 생활을 거친 것으로 알려졌다. 입대 당시 김정은은 영양실조와 고된 노동으로 야윈 일반 북한 군인들과 달리 건장한 체격과 헌칠한 외모, 좋은 혈색을 지니고 있어 부대 배치 첫날부터 단숨에 시선을 사로잡았다.

문제는 해당 부대의 군기를 총괄하던 부대 선임 간부(사관장)가 김정은의 진짜 정체를 꿈에도 알지 못했다는 점이다. 북한 보위당국의 특수 경호 원칙상 최상의 경호는 다수의 경호원을 대동하는 것이 아니라 신분을 철저히 감추는 ‘비밀 유지’였기 때문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아들이라는 사실이 노출되는 순간 신변 위협은 물론 온갖 인사 청탁이 빗발쳐 정상적인 복무가 불가능해지는 탓에 최고위층 내부에서도 극비로 부쳐졌다.
김정은의 유복한 행색을 본 사관장은 “어디서 부잣집 아들 녀석이 피둥피둥 살이 쪄서 들어왔다”며 텃세를 부리기 시작했다. 사관장은 김정은을 불러세워 “고향이 어디냐, 너희 부모님은 뭐 하시냐”며 출신 성분을 캐물었다.
차마 아버지가 최고 권력자인 ‘장군님(김정일)’이라고 밝힐 수 없었던 김정은은 “부모님은 모두 일찍 여의었고, 외삼촌이 무역회사 사장으로 계셔서 그 밑에서 자랐다”고 둘러댔다. ‘돈 많은 외삼촌을 둔 유복한 도련님’이라는 말을 들은 사관장은 이를 빌미로 물품 갈취와 괴롭힘을 본격화했다.
당시 군대 내에서는 혹독한 악습이 횡행했다. 비전투 상황에서 먹거리를 자체 조달한다는 명목으로 인근 민가나 밭에서 농작물 등을 훔쳐 오는 이른바 ‘식량 조달 야전 훈련(도둑질)’을 강요했고, 이를 제대로 해내지 못하면 사정없이 구타와 기합이 이어졌다. 온실 속 화초처럼 자라 난생처음 물리적 폭력과 가혹행위에 노출된 김정은은 구타를 당할 때마다 억울함과 서러움을 이기지 못해 밤마다 눈물을 훔치며 울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행히 직속 분대장은 김정은의 딱한 사정을 불쌍히 여겨 뒤에서 몰래 챙겨주며 온정을 베풀었다.
꼬리가 길었던 사관장의 괴롭힘은 엉뚱한 곳에서 파국을 맞았다. 부대 정비에 필요한 군수 물자가 부족해지자, 사관장은 무역회사 사장 외삼촌을 둔 김정은에게 “평양에 가서 물자를 구해오라”며 출장을 명령했다. 혹여나 도망칠 것을 우려해 평소 김정은을 챙겨주던 분대장을 감시역으로 동행시켰다.
평양에 도착한 늦은 밤, 김정은은 공중전화로 어딘가에 전화를 걸었다. 잠시 후 칠흑 같은 어둠을 뚫고 최고위급 번호판인 ‘216’이 부착된 최고급 메르세데스-벤츠 세단이 미끄러지듯 들어섰다. 북한에서 ‘216’ 번호판은 김정일의 생일(2월 16일)을 상징하며, 당 중앙위원회 부장급 이상 최고 실세 간부들에게만 하사되는 절대 권력의 상징이다.
차에서 내린 고위 간부는 계급장이 무색할 만큼 김정은을 향해 90도로 깍듯이 거수경례를 올렸다. 경악과 공포로 얼어붙은 분대장을 돌아본 김정은은 “그동안 고생 많으셨고 진심으로 감사했다. 제가 나중에 꼭 다시 찾을 테니 평양 구경 잘하시고 부대로 복귀하시라”는 마지막 인사를 남긴 채 벤츠에 올라 현장을 떠났다.
자신들이 데리고 있던 신병이 다름 아닌 북한의 최고 영도자 김정일의 친아들이자 차기 후계자였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은 부대는 발칵 뒤집혔다. 김정은을 따뜻하게 감싸주었던 분대장과 달리, 그를 ‘부잣집 도련님’이라 부르며 1년 넘게 구타하고 가혹행위를 일삼았던 사관장에게는 서늘한 숙청과 비극적인 결말이 기다리고 있었다. 한국 드라마 ‘신병’을 뛰어넘는 이 믿기 힘든 실화는 독재 정권의 기괴한 폐쇄성과 군대 내 가혹행위가 빚어낸 블랙코미디 같은 현대사의 단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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