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느리 산후조리비 500만원을 보탰는데..” 손주 첫돌에 사돈이 한 한마디에 멈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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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손주가 태어나면 시어머니는 며느리의 산후조리부터 걱정하게 됩니다. 몸조리를 잘해야 평생 건강하다는 생각에 형편이 넉넉하지 않아도 조리원 비용을 보태는 시어머니들이 많습니다.그런데 그 정성이 엉뚱한 사람의 공으로 둔갑해 있었다면 어떨까요? 오늘은 며느리의 산후조리비로 500만 원을 보탰던 한 시어머니가 손주의 첫돌 잔치에서 사돈의 한마디에 얼어붙었던 이야기를 전해 드립니다.

강릉 바닷가의 시어머니
강원도 강릉에 사는 문옥경 씨는 올해 예순넷입니다. 그녀는 남편과 함께 강릉 주문진항 근처에서 20년 넘게 횟집을 운영했습니다. 새벽 경매장에 나가 생선을 받아 오고 밤늦게까지 손님을 받느라 손이 쉴 날이 없었습니다.옥경 씨에게는 외아들 정우진 씨가 있었습니다. 아들은 서울의 IT 회사에 다니며 3년 전 한서연 씨와 결혼했습니다. 며느리는 서울 강남에서 자란 사람이었습니다. 며느리의 친정은 형편이 넉넉했고, 사부인은 늘 세련된 옷차림에 말솜씨가 좋은 분이었습니다.옥경 씨는 상견례 자리에서부터 사돈댁 앞에서 주눅이 들었습니다. 사부인은 은근히 자기 집안 자랑을 했고, 시골에서 횟집을 하는 사돈을 조금 낮춰 보는 듯한 말투였습니다. 옥경 씨는 아들의 앞날을 생각해 웃으며 넘겼습니다.작년 가을, 며느리가 첫아이를 낳았습니다. 손자였습니다. 옥경 씨는 소식을 듣자마자 서울로 올라가 신생아실 유리창 앞에서 한참을 울었습니다. 평생 생선 비린내 속에서 일해 온 보람이 그 작은 얼굴에 담겨 있는 것 같았습니다.며느리는 서울의 고급 산후조리원에 들어갔습니다. 2주에 600만 원이 넘는 곳이었습니다. 아들이 조심스럽게 비용 이야기를 꺼내자 옥경 씨는 망설임 없이 말했습니다. “엄마가 500만 원 보태 주마. 며느리 몸조리 잘해야지.”

횟집 금고에서 꺼낸 돈
500만 원은 옥경 씨 부부에게 결코 적은 돈이 아니었습니다. 몇 해 전 남편이 허리를 다쳐 횟집 일을 줄인 뒤로 수입이 많이 줄어 있었습니다. 옥경 씨는 가게 금고에 모아 두었던 비상금과 적금 일부를 털어 돈을 마련했습니다.아들은 고마워하며 그 돈을 조리원에 냈다고 했습니다. 며느리도 시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인사했습니다. “어머님, 조리원비 보태 주셔서 감사해요. 덕분에 몸조리 잘하고 있어요.” 옥경 씨는 그 말 한마디에 마음이 따뜻해졌습니다.산후조리가 끝난 뒤에도 옥경 씨는 틈날 때마다 손자에게 필요한 것을 챙겨 보냈습니다. 강릉에서 잡은 미역과 전복으로 며느리 몸보신용 국거리를 만들어 택배로 부쳤습니다. 며느리는 매번 고맙다는 문자를 보내왔습니다.그렇게 1년이 흘렀습니다. 손자의 첫돌 잔치가 서울의 한 호텔 연회장에서 열린다는 소식이 왔습니다. 잔치는 사돈댁에서 준비한다고 했습니다. 옥경 씨는 손자에게 줄 금반지를 준비해 남편과 함께 서울로 올라갔습니다.연회장은 화려했습니다. 하객 대부분은 사돈댁 친척과 지인들이었습니다. 옥경 씨 부부는 연회장 한쪽 테이블에 조용히 앉았습니다. 낯선 사람들 사이에서 두 사람은 어쩐지 손님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돌잔치에서 들린 사돈의 말
돌잡이 순서가 끝나고 사부인이 마이크를 잡았습니다. 사부인은 손자를 품에 안고 하객들에게 인사를 건넸습니다. “오늘 우리 손자 첫돌을 축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리 딸이 아이 낳고 고생이 많았는데 다행히 몸조리를 잘해서 이렇게 건강합니다.”여기까지는 옥경 씨도 웃으며 박수를 쳤습니다. 그런데 사부인이 말을 이었습니다. “산후조리원도 제일 좋은 데로 저희가 다 해 줬어요. 딸 가진 부모가 이런 건 해 줘야죠. 시댁은 지방에서 장사하셔서 형편이 그러니까요.”하객들 사이에서 웃음 섞인 박수가 터져 나왔습니다. 옥경 씨는 그 자리에서 얼어붙었습니다. 횟집 금고를 털어 보낸 500만 원이 사돈의 입에서 아무것도 해 주지 않은 시댁의 이야기로 바뀌어 있었습니다.남편이 굳은 얼굴로 아내의 손을 잡았습니다. 옥경 씨는 며느리를 바라보았습니다. 며느리는 엄마 옆에 서서 시부모의 시선을 피한 채 고개를 숙이고 있었습니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옆 테이블에서 사돈댁 친척들의 수군거림이 들려왔습니다. “시댁은 아무것도 안 했나 봐.” “그러게, 첫 손주인데.” 옥경 씨는 손에 쥔 금반지 상자를 꽉 움켜쥐었습니다.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지만 손자의 잔칫날을 망칠 수는 없었습니다.

아들이 알게 된 진실
잔치가 끝나고 옥경 씨 부부는 조용히 연회장을 빠져나왔습니다. 호텔 로비에서 아들이 뒤따라 나왔습니다. 아들도 장모의 말을 들었던 것입니다. “엄마, 아빠, 죄송해요. 장모님이 왜 그런 말을 하셨는지 모르겠어요.”옥경 씨는 애써 담담하게 말했습니다. “괜찮다. 사돈께서 잘못 아셨겠지. 너는 들어가 봐라.” 하지만 떨리는 목소리를 감출 수는 없었습니다. 아들은 그날 밤 집에 돌아가 아내에게 이유를 물었습니다.며느리는 처음에는 대답을 피했습니다. 그러다 남편이 계속 묻자 결국 털어놓았습니다. 산후조리원 비용을 낼 때 친정엄마가 “시댁에서 얼마 보탰냐”고 묻자, 친정 앞에서 시댁이 초라해 보이는 것이 싫어 친정에서 다 낸 것으로 하자고 했다는 것이었습니다.”엄마가 시댁 형편 얘기를 자꾸 하시니까 그냥 친정에서 다 했다고 해 버렸어. 그게 이렇게까지 될 줄은 몰랐어.” 며느리는 울먹였습니다. 친정엄마는 그 말을 믿고 친척들 앞에서 자랑처럼 이야기했던 것입니다.아들은 그날 밤 부모님께 전화를 걸어 모든 사실을 전했습니다. 옥경 씨는 아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한참 동안 말이 없었습니다. 돈보다 며느리가 시댁을 부끄러워했다는 사실이 더 아프게 다가왔습니다.

며느리가 찾아온 날
일주일 뒤, 며느리가 손자를 안고 혼자 강릉으로 내려왔습니다. 며느리는 시댁 횟집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시어머니 앞에 고개를 숙였습니다. “어머님, 죄송해요. 제가 너무 어리석었어요.”옥경 씨는 며느리를 횟집 안쪽 방으로 데려가 앉혔습니다. 그리고 차분하게 말했습니다. “얘야, 시어미는 돈 때문에 서운한 게 아니다. 네가 시댁을 부끄러워했다는 게 서운한 거다. 우리는 비린내 나는 횟집을 하지만, 이 횟집 덕분에 네 남편을 대학까지 보냈다.”며느리는 그 말에 눈물을 쏟았습니다. 그리고 횟집 안을 천천히 둘러보았습니다. 낡은 수족관, 손때 묻은 도마, 벽에 걸린 아들의 어린 시절 사진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며느리는 그제야 시부모가 얼마나 힘들게 살아왔는지 실감하는 듯했습니다.그날 저녁, 며느리는 친정엄마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그리고 시어머니 앞에서 분명하게 말했습니다. “엄마, 조리원비 500만 원은 시어머님이 해 주신 거야. 내가 거짓말했어. 엄마가 친척들한테 다시 말해 줘.”며칠 뒤 사부인에게서 옥경 씨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사부인은 몇 번이나 사과했습니다. “사돈, 제가 사정도 모르고 그런 말을 했네요. 정말 면목이 없습니다.” 옥경 씨는 웃으며 사과를 받아들였습니다.

다시 차린 첫돌 상
그 뒤로 며느리는 시댁에 내려올 때마다 횟집 일을 거들었습니다. 서툰 손으로 회를 담고 손님들에게 미역국을 날랐습니다. 단골손님들은 “서울 며느리가 참 싹싹하다”며 칭찬했습니다.손자의 첫돌을 한 달쯤 넘긴 어느 날, 며느리가 제안했습니다. “어머님, 돌잔치를 다시 하고 싶어요. 이번에는 어머님 횟집에서요. 우리 가족끼리만요.” 옥경 씨는 며느리의 말에 눈시울이 붉어졌습니다.그날 횟집에는 작은 돌상이 차려졌습니다. 옥경 씨가 직접 끓인 미역국과 주문진 앞바다에서 잡은 생선으로 만든 음식이 올랐습니다. 사돈 내외도 강릉까지 내려와 함께 자리를 지켰습니다.옥경 씨는 서울 돌잔치 때 끝내 건네지 못했던 금반지를 손자의 작은 손가락에 끼워 주었습니다. 손자는 할머니를 바라보며 방긋 웃었습니다. 며느리는 그 모습을 휴대폰에 담으며 말했습니다. “어머님, 이게 진짜 첫돌 잔치예요.”옥경 씨는 요즘 횟집 손님들에게 손자 사진을 자랑합니다. 그리고 가끔 이렇게 말합니다. “자식한테 해 준 건 생색 안 내도 된다. 그래도 진실은 언젠가 다 알게 되더라. 우리 며느리가 그걸 알려 줬어.”

자식 부부를 도운 일은 굳이 생색내지 않아도 됩니다. 하지만 그 정성이 왜곡되어 전해지면 가족 사이에 깊은 상처가 남을 수 있습니다.특히 사돈 사이처럼 조심스러운 관계일수록 작은 거짓말이 큰 오해로 번지기 쉽습니다. 오늘 이 이야기가 사돈 관계로 고민하는 분들께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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