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시장 점유율 확대를 목표로 내건 기아(000270)가 기존 모델보다 가격을 낮춘 볼륨 모델 EV3를 오는 6월 출시한다. 전기차 시장이 ‘캐즘’(대중화 직전 수요 정체) 시기를 맞은 가운데 기아가 EV3로 대표되는 보급형 모델 출시를 통해 돌파구를 마련할지 주목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첫 소형 전기 SUV(스포츠유틸리티차) EV3를 6월부터 국내에서 양산할 계획이다. 지난 2월 광명2공장에서 EV3 생산을 위한 시험 가동을 하는 등 본격적인 양산 준비로 분주하다.
기아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6월 개봉하는 영화 ‘인사이드아웃2’와 연계해 EV3의 실루엣을 담은 티저 광고를 공개하고 고객 추첨 행사를 진행하는 등 마케팅에도 돌입했다.
주우정 기아 기획재경본부장은 지난 26일 1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6월 초가 됐든 양산 시점 이전에 사전적으로 가격을 공개하고 사전 계약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EV3는 EV6, EV9에 이어 현대자동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적용한 기아의 세 번째 모델이자 최초의 소형 전기 SUV다.
특히 최근 국내 전기차 시장이 역성장하는 상황에서 EV3는 기아의 전기차 대중화 전략의 성공을 가늠할 수 있는 핵심 모델이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국내 전기차 판매 등록 대수는 2만 5550대로, 지난해 1분기보다 25.3% 줄었다. 분기별 전기차 판매가 전년 동기보다 줄어든 것은 2023년 3분기(5만 845대→3만 9145대) 이후 두 번째이며, 1분기 기준으로는 처음이다.
이 기간 기아의 전기차 판매량도 6279대로 전년 동기(1만 3938대)보다 54.9% 줄었다. 레이 EV, EV9 등 더 많은 라인업을 구성했음에도 판매량은 부진했다. 오는 6월 출시되는 EV3의 성공이 더 절실한 상황이다.
우선 전기차 구매의 가장 큰 걸림돌로 지목되는 가격은 대폭 낮췄다. 기아가 제시한 볼륨형 모델의 가격은 3만 5000~5만 달러다. 체급이 가장 작은 EV3의 출시 가격은 3만 5000달러 선에서 책정되고, 보조금이 적용되면 3000만 원대로 구매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송호성 사장은 지난달 주주총회에서 “신속한 미래 사업 전환과 역량 강화를 추진하기 위해 EV 라인업의 성공적 안착, PBV 사업의 체계적 전개, 신흥시장 판매 강화 등 당면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올해 (전기차) 볼륨 모델인 EV3를 신규 론칭해 EV 대중화를 이끌어 EV 티어1(Tier-1) 브랜드로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다른 완성차 브랜드도 전기차 판매 둔화를 타개하기 위해 보급형 모델을 출시한다.
현대차는 올해 하반기 경형 SUV 캐스퍼의 전기차 모델(캐스퍼EV)을 출시한다. 캐스퍼EV는 캐스퍼와 마찬가지로 광주글로벌모터스(GGM)가 위탁 생산할 예정으로, 국내에서만 판매된 캐스퍼와 달리 수출길에 오를 전망이다.
볼보는 올해 상반기 소형 전기 SUV EX30을 선보인다. 4000만 원 후반대 전기차로 관심을 끈 EX30은 이미 사전예약 대수가 올해 판매 목표치인 2000대를 넘었다.
KG모빌리티(KGM)는 올해 6월 준중형 전기 SUV 코란도 이모션을 코란도 EV로 변경하고 성능과 상품성을 개선해 출시한다. 코란도 이모션은 삼원계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를 장착했었지만, 코란도EV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장착해 가격 문턱을 더 낮췄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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