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임신 중 충분하지 못한 수면은 신경발달 지연이 있는 아이를 낳을 위험이 높아질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국립 심장, 폐 및 혈액 연구소에 따르면 수면 부족은 일반적으로 사람들의 건강에 해로운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특히 심장질환, 신장질환, 고혈압, 당뇨병, 뇌졸중, 비만 및 우울증 등과 같은 특정 만성 문제와 관련이 높다.
하지만 호르몬 변화, 신체적 불편함, 화장실에 가고 싶은 욕구 등 임신과 관련된 일부 증상으로 인해 수면 부족을 경험하는 여성 비율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임상 내분비학 및 대사 저널에 발표된 이 새로운 연구는 임신 중 7시간 미만의 수면을 취하는 짧은 수면 시간이 출생 후 아이의 발달에 미치는 영향을 구체적으로 조사했다.
수석 저자인 중국 안후이 의과대학의 펑 주 박사는 “이번 연구는 임신 중 건강한 수면 관리의 필요성을 강조한다”라며 “임신 중 수면 습관을 개선하면 아이의 신경 발달 문제를 예방하거나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2015년 3월부터 2021년 1월까지 중국의 병원 3곳에서 참가자를 모집한 대규모 연구결과다. 연구진은 임신 중기 및 후기 산모로부터 수면 시간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약 7,000명 이상의 아동을 대상으로 생후 6개월부터 만 3세까지 발달 지연 검사를 받았다.
또한 일부 아동의 분만 시 제대 정맥에서 혈액 샘플을 채취하여 신경 발달 지연과 관련된 C-펩타이드 수치와 같은 대사 마커에 대한 정보를 얻었다. C-펩타이드 수치는 아기의 신체가 얼마나 많은 인슐린을 생산하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 역할을 한다.
그 결과 임신 중 산모의 수면시간이 부족할수록 아이의 인지 능력에 영향을 미치는 신경 발달 장애의 위험을 높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아이들의 사회적, 정서적, 행동적, 운동적, 인지적 또는 언어적 능력 발달이 지연되는 경우를 포함한다.
또한, 임신 중 수면 장애와 아동의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증상 발생 사이에 긍정적인 연관성이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아울러 연구진은 탯줄의 C-펩타이드 수치와 신경 발달 지연 사이에 긍정적인 관계가 있음을 발견했다.
이를 통해 연구진은 임산부가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하면 신체가 포도당 수치를 처리하는 방식을 방해하여 아기의 인슐린과 잠재적으로 신경 발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가설을 세웠다.
이 연구는 또한 수면 결핍이 신생아의 생물학적 성별에 따라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상당한 차이를 발견했다.
특히 남아는 여아에 비해 임신 중 산모의 수면이 부족할 경우 신경 발달 지연이 발생할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충분한 수면을 취한 부모에게서 태어난 아이들에 비해 이러한 발달 지연이 나타날 확률이 두 배 이상 높았다.
그러나 여아의 경우 산모의 수면 부족으로 인한 지연 위험 증가는 불분명했다.
남아의 경우 제대혈의 C-펩타이드 수치가 높을수록 신경 발달 지연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과 상관관계가 있는 반면, 여아의 경우 이러한 연관성이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에 C-펩타이드 수치에서도 동일한 결과가 나타났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미국 컬럼비아 대학의 임상 의학 심리학 조교수인 클라우디아 루고-칸델라스 박사는 이번 연구결과에 대해 “현재까지 여러 연구에서 밝혀지고 있는 반복된 결과로 임신 중 수면이 아이의 장기적인 건강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여겨진다”라며 “단, 이 모든 요인이 작은 모래알처럼 합쳐지면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지만, 임신 중 수면 부족 자체가 아이의 특정 신경 발달 결과를 결정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유전학은 신경 발달 장애의 위험에 큰 역할을 하며 환경도 마찬가지라는 점을 명심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또한, 그녀는 “임신 중에는 수면패턴이 변화하고 악화되지만, 수면 문제를 개선하고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되는 다양한 방법들이 있다. 수면 스케줄과 취침 전 루틴 등 기본적인 수면 위생을 개선하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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