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식사 후, 특히 고기를 먹고 나면 치아 사이에 음식물이 끼는 경우가 많다. 이를 간단히 해결하려고 이쑤시개를 사용하는 사람이 많지만, 치과 전문의들은 이를 권장하지 않는다. 이쑤시개는 뾰족한 나무나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져 있어 치아와 잇몸 사이를 과도하게 자극한다.
짧은 순간 시원할 수 있지만, 반복적으로 사용하면 잇몸이 손상되고 치아 뿌리가 노출될 수 있다. 단순한 습관처럼 보이지만, 장기적으로는 구강 건강에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잇몸 손상과 치주 질환 위험
이쑤시개로 음식물을 제거하다 보면 잇몸을 찌르거나 긁는 일이 잦다. 이런 작은 상처가 반복되면 잇몸이 점차 내려앉는 ‘치은 퇴축’ 현상이 나타난다. 그 결과 치아 뿌리가 드러나 시린 증상이 생기고, 세균이 쉽게 침투해 치주염으로 이어진다.

특히 고기를 먹은 뒤에는 단백질 성분이 세균 성장에 좋은 환경을 제공해, 상처 난 잇몸에서 염증이 빨리 악화될 수 있다. 이쑤시개 사용이 단순한 불편 해소를 넘어 치주 질환의 촉매제가 될 수 있는 이유다.

치아 배열과 교합에 미치는 영향
이쑤시개 사용은 치아 배열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반복적으로 같은 부위를 밀어내면 치아 사이가 점차 벌어져 음식물이 더 자주 끼게 된다. 결국 ‘악순환’이 만들어져 이쑤시개를 더 자주 쓰게 되고, 치아 사이의 틈은 점점 넓어진다.

또한 과도한 힘으로 후비면 치아의 교합 면이 미세하게 손상되거나, 금이 가는 경우도 있다. 이는 시간이 지나면서 치아 균열이나 파절로 이어질 수 있다. 결과적으로 이쑤시개는 치아와 잇몸 모두를 망가뜨리는 원인이 된다.

세균 전파와 전신 질환 위험
이쑤시개는 일회용처럼 보이지만, 제대로 관리되지 않으면 세균 덩어리가 되기 쉽다. 사용 후 구강 내 상처로 세균이 침투하면 단순 구내염을 넘어서 패혈증, 심내막염 같은 전신 질환으로 이어질 위험도 있다.
특히 심혈관 질환이나 당뇨가 있는 사람은 잇몸 상처가 치명적인 합병증으로 발전할 수 있다. 구강은 혈관과 신경이 밀접하게 연결된 부위이기 때문에, 작은 습관 하나가 전신 건강까지 위협할 수 있다.

안전한 대안과 올바른 습관
고기나 섬유질 음식 후 음식물이 끼는 것이 불편하다면, 이쑤시개 대신 치간 칫솔이나 치실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치간 칫솔은 치아 사이 공간을 부드럽게 청소하고 잇몸 손상을 최소화하며, 치실은 치아 접촉면까지 세밀하게 청결하게 한다.
식사 후 가볍게 물로 헹구거나, 휴대용 구강 세정기를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결국 중요한 건 일시적인 편리함이 아니라 장기적인 구강 건강이다. 이쑤시개 습관을 고치는 것만으로도 치주 질환을 예방하고, 치아 수명을 훨씬 늘릴 수 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