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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껍질에 영양분 폭탄인데” 주부 9단도 모르고 돈 버리고 있던 ‘의외의 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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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를 깎고 나면 껍질은 습관처럼 음식물 쓰레기통으로 향한다

아침에 사과 한 개를 깎아 먹고 나면 접시 한쪽에 길게 말린 껍질만 남는다. 질기고 입에 걸린다는 이유로 과육만 먹는 사람이 여전히 많다. 그런데 깨끗하게 씻은 사과 껍질을 말리거나 바로 끓이면 은은한 향이 나는 차로 활용할 수 있다.

버리기에는 아까운 부분이다. 사과 껍질에는 과육보다 식이섬유와 폴리페놀, 플라보노이드가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경상남도농업기술원도 사과 과피에 식이섬유와 비타민 C, 폴리페놀 등 여러 유용 성분이 많다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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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이 주목하는 핵심은 수용성 식이섬유인 ‘펙틴’이다

사과 껍질에 들어 있는 대표적인 성분은 펙틴이다. 물을 만나면 점성이 생기는 수용성 식이섬유로, 소장에서 모두 분해되지 않고 대장까지 이동해 장내 미생물의 발효 재료로 쓰인다. 이 과정에서 짧은사슬지방산이 만들어지는데, 장 점막이 정상적인 상태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원으로 활용된다. 펙틴이 장내 미생물 구성과 장벽 기능에 영향을 줄 가능성은 여러 연구에서 관찰됐다. 다만 사람을 대상으로 한 근거는 아직 축적 중이고, 동물실험 결과를 그대로 치료 효과로 받아들이면 곤란하다. 그래도 평소 섬유질이 부족한 식단에 사과를 보태는 선택은 충분히 현실적이다.

여기서 중요한 차이가 하나 있다. 차만 마시는 것과 껍질까지 먹는 것은 같지 않다. 물에 녹는 일부 성분과 향은 우러나오지만, 껍질에 남은 불용성 식이섬유까지 전부 섭취하는 것은 아니다. 장 운동과 배변을 생각한다면 차를 끓인 뒤 부드러워진 껍질을 잘게 썰어 요거트나 오트밀에 섞는 편이 더 알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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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껍질에는 과육보다 항산화 성분이 훨씬 많이 몰려 있다

사과 껍질의 강점은 펙틴만이 아니다. 붉은색과 향을 만드는 폴리페놀과 플라보노이드도 껍질 쪽에 많이 분포한다. 국내 연구를 소개한 자료에서는 물로 추출한 사과 껍질의 폴리페놀 함량이 과육보다 3배 이상, 플라보노이드는 8배 이상 높게 측정됐다. 수치만 보면 꽤 큰 차이다.

이런 식물성 화합물 가운데 일부는 소장에서 완전히 흡수되지 않은 채 대장에 도달해 장내 미생물과 상호작용한다. 결국 장 건강은 유산균 제품 하나로 결정되는 문제가 아니다. 과일과 채소, 통곡물에서 들어오는 다양한 섬유질과 식물성 성분이 꾸준히 공급돼야 한다. 사과 껍질차는 그중 하나다. 과장할 필요도, 무시할 이유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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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는 껍질째 먹을 수 있도록 세척 기술까지 개발했다

국내에서도 사과 껍질을 버리지 않고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경상남도농업기술원 사과이용연구소는 2021년 껍질째 사과를 보다 안전하고 편하게 먹을 수 있도록 초음파 세척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일반적인 흐르는 물 세척과 비교해 세균과 잔류농약을 줄이고, 껍질의 이질감을 낮추는 데 초점을 둔 사례다. 소비자가 껍질을 불편해한다는 현실에서 출발한 연구라는 점이 눈에 띈다.

가정에서는 초음파 장비까지 필요하지 않다. 흐르는 물에 표면을 손으로 충분히 문질러 씻고, 꼭지와 움푹 팬 부분도 꼼꼼히 닦으면 된다. 세척 후 물기를 제거한 껍질을 냄비에 넣고 물 500~700mL와 함께 약불에서 10분가량 끓이면 된다. 계피 한 조각을 넣으면 향이 부드러워지고, 생강을 얇게 썰어 넣으면 따뜻한 맛이 난다. 설탕이나 시럽을 많이 넣으면 건강차라는 의미가 흐려진다. 사과 자체의 은은한 단맛이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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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 껍질차는 장을 위한 만능약이 아니라 생활 속 작은 보완책이다

변비가 있다고 사과 껍질차만 마신다고 바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물을 충분히 마시고, 채소와 콩·통곡물을 함께 먹으며, 몸을 움직여야 장도 제대로 반응한다. 오히려 평소 식이섬유를 거의 먹지 않던 사람이 껍질이나 펙틴을 갑자기 많이 섭취하면 가스와 복부 팽만을 느낄 수 있다. 처음에는 사과 한 개 분량의 껍질로 연하게 끓여보는 정도가 적당하다.

사과를 먹고 남은 껍질을 바로 버리기 전 한 번만 생각해 보면 된다. 깨끗이 씻어 따뜻한 차로 끓이면 향도 좋고, 남은 껍질까지 먹으면 식이섬유도 챙길 수 있다. 거창하지 않다. 그래서 오래 실천하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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