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크라이나는 지하 벙커의 분산형 제조망으로 드론 강국이 됐고, 대만은 중국산 부품을 배제한 청정 공급망에 사활을 걸었다. 미래전의 문법이 바뀌는 가운데 한국 방산에도 숙제가 던져졌다.
4년 넘게 이어지는 우크라이나 전장과 중동의 대치는 현대전의 승패가 군사력의 크기에만 좌우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다. 핵심은 분산형 기술 생태계와 드론이다. 우크라이나는 지하에 흩어놓은 제조망으로 드론 전력을 유지했고, 대만은 중국산 부품을 배제한 “청정 드론 공급망” 구축에 막대한 예산을 쏟고 있다. 무인기 시대의 실전 교훈은 한국 방산에도 뼈아픈 과제를 던지고 있다.

지하 벙커의 불사조…우크라 분산 제조망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압도적 화력 속에서도 전선을 버틴 원동력은 대형 국영 공장이 아니었다. 민가 지하와 전선 인근 벙커로 공정을 잘게 쪼갠 “지하 분산형 연구개발·제조 네트워크”가 드론 생태계를 떠받쳤다. 민간 IT 개발자들이 벙커에서 상용 무인기 코드를 군사용으로 개조하고, 3D 프린터로 부품을 깎아냈다. 미국 랜드연구소는 한두 곳이 파괴돼도 전체 공급망이 마비되지 않는 “불사조 같은 회복 탄력성”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中 부품을 지워라…대만의 청정 공급망 사투
대만은 우크라이나의 교훈을 정책에 빠르게 반영하고 있다. 중국의 침공과 해상 봉쇄에 대비해 중국산 부품을 완전히 배제하는 “청정 드론 공급망” 구축에 사활을 걸었다. 반도체 칩셋, 광학 센서, 암호화 통신 모듈의 국산화를 밀어붙이는 중이다. 중국산 부품에 심어진 백도어가 유사시 아군 무기를 적의 무기로 돌변시킬 수 있다는 기술 안보 공포를 차단하려는 실질적 조치다.

7~10년 획득 절차…한국의 시급한 혁신 과제
한국도 “50만 드론 전사” 양성과 드론작전사령부를 중심으로 전력 고도화를 추진하고 있다. 오는 11월 국방드론본부 전환을 앞두고 있으며, 신속연구개발·신속시범획득 제도를 가동하고 관련 예산도 늘리고 있다. 그러나 소요 제기부터 야전 배치까지 통상 7~10년이 걸리는 무기 획득 프로세스가 발목을 잡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급변하는 무인기 기술을 따라잡으려면 제도적 혁신이 절실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진단이다.

드론이 재편하는 미래 전장에서 승패는 무기의 양이 아니라 기술 생태계의 회복력과 공급망 주권이 가른다. 우크라이나의 분산 제조망과 대만의 청정 공급망은 한국이 참고해야 할 실전 교본이다. 자유진영의 청정 부품 공급망 개편에 동참하고 획득 제도를 혁신하는 것이 K-방산의 다음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사진 출처=연합뉴스 등 다음뉴스 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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