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를 달리다 보면 뒷유리 선팅지가 공기가 잔뜩 들어간 것처럼 들뜬 차량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앞유리와 옆유리는 멀쩡한데 유독 뒷유리가 엉망인 경우가 많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질까.
흔히 선팅지라 부르는 자동차 틴팅 필름은 단순한 검은 비닐 한 장이 아니다. 제품마다 차이는 있는데,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PET) 계열 투명 필름에 염료나 금속, 세라믹 등 태양에너지를 조절하는 층을 얹는다. 여기에 유리에 붙는 투명 접착층과 표면을 보호하는 하드코팅 등을 더한 다층 구조가 일반적이다.
틴팅 필름 기포의 핵심은 접착층 열화에 따라 유리와 필름이 떨어지는 박리다. 차량 유리창에 부착된 틴팅 필름은 햇빛과 자외선, 습기와 온도 변화에 노출된다. 접착력이 부분적으로 약화되면 필름이 유리에서 미세하게 들뜨고 그 사이에 생긴 공기층이 점점 커진다. 외부에서는 이것이 동그란 기포나 물결, 주름처럼 보인다.

뒷유리 틴팅 필름에 기포가 잔뜩 들어간 차량 「사진=인공지능(챗GPT) 생성 이미지」
뒷유리에는 한 가지 조건이 더해진다. 바로 성에와 김을 제거하는 열선이다. 2005년 동력시스템공학회지에 발표된 국내 연구팀의 실험 보고서를 보면, 자동차 뒷유리 열선에 195W의 전력을 공급하자 틴팅 필름이 붙은 면이 반대쪽 유리면에 비해 온도 상승이 뚜렷했다. 뒷유리 틴팅 필름은 여름철 햇빛에 더해 겨울철 열선 사용에 따른 가열과 냉각을 반복해서 겪는 셈이다.
열선이 뒷유리 틴팅 필름 기포의 유일한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필름과 접착제의 품질, 시공 상태, 자외선 노출량, 차량을 운용하는 환경과 사용기간 등도 영향을 준다. 기포는 접착제와 필름의 품질이 낮거나 시공 상태가 좋지 않으면 더 빨리 나타날 수 있다. 품질이 좋은 제품은 반복적인 온도 변화와 장기간 사용에도 접착력을 유지하도록 설계된다. 일부 제조사는 기포와 박리를 장기 보증 항목에 포함한다.
그렇다면 틴팅 필름 기포가 잔뜩 생긴 뒷유리는 해당 차량 운전자에게 어떻게 보일까. 필름이 유리에서 떨어진 부분에 공기가 들어가면 필름 사이에 새로운 경계면이 생기고, 이곳을 통과하는 빛이 굴절·반사·산란한다. 박리가 심할수록 뒤쪽 풍경이 뿌옇거나 일그러져 보이고 물체와 배경의 경계가 흐려질 수 있다. 특히 밤에는 뒤차의 헤드라이트 같은 강한 빛이 번져 보일 가능성도 있다.
뒷유리 틴팅 필름 기포를 방치하면 운전 시 안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사진=인공지능(챗GPT) 생성 이미지」
이는 자칫 위험한 상황을 만들 가능성이 있다. 정상적인 틴팅 필름도 너무 어두우면 운전자의 시각 능력에 영향을 줄 수 있는데, 기포가 들어가 빛을 산란할 만큼 틴팅 필름이 망가지면 차량 뒤 시야가 제대로 확보되기 어렵다.
물론 노후 틴팅 필름의 박리가 운전자 시야를 정확히 얼마나 떨어뜨리는지를 수치화한 연구는 아직 드물다. 다만 정상적인 짙은 필름조차 대비감도를 낮출 수 있는 데다, 박리된 필름은 빛을 추가로 산란하고 왜곡하는 점에서 뒷유리가 심하게 울퉁불퉁해졌다면 단순한 미관 문제로만 여겨서는 곤란하다.
김한별 기자 khstar@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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