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릴 때는 돌멩이 하나, 종이 한 장만 있어도 해가 지는 줄 모르고 놀았다. 그런데 나이가 들수록 논다는 건 누군가와 약속을 잡아야 하는 일이 되어버렸다. 친구들 연락이 뜸해지고 자식들도 제 살기 바쁘면, 하루는 텔레비전 소리와 시계 소리로만 채워진다.

혼자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하루는 점점 길고 지루해진다. 그렇다고 매번 누군가를 불러낼 수도 없는 노릇이다. 곁에 아무도 없어도 아침이 기다려지게 만드는 놀이는 정말 없는 걸까.

3위. 산책길에 사진을 찍는다
매일 걷는 똑같은 산책길도 휴대폰 카메라를 들고 나서면 전혀 다르게 보인다. 담벼락 틈에 핀 작은 꽃, 계절마다 색이 바뀌는 나뭇잎, 저녁 무렵 길게 늘어진 그림자까지 예전엔 그냥 지나치던 것들이 하나둘 눈에 들어온다.
찍은 사진을 모아두면 그게 나만의 작품집이 된다. 같은 나무를 봄, 여름, 가을, 겨울에 한 장씩 남겨두기만 해도 한 해가 다르게 느껴진다. 멀리서 특별한 걸 찾지 않아도 늘 지나치던 자리에 이미 기쁨이 있었다는 걸, 사진 한 장이 알려준다.

2위. 안 해본 요리를 하나씩 만들어본다
평생 해 먹던 반찬만 반복하다 보면 부엌은 일하는 곳일 뿐 재미있는 곳이 아니다. 텔레비전이나 휴대폰에서 본 처음 보는 요리 하나를 따라 해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재료를 고르고 순서를 맞춰가는 과정이 숙제가 아니라 실험처럼 느껴진다.
잘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만 내려놓으면 된다. 간이 안 맞아도, 모양이 엉망이어도 혼자 맛보며 웃으면 그만이다. 일상의 작은 일에도 정성과 호기심을 담으면 그 자체가 삶의 즐거움이 된다는 옛말처럼, 이번 주엔 뭘 만들어볼까 고민하는 것만으로도 하루에 작은 설렘이 생긴다.

1위. 좋아하던 노래를 크게 틀고 몸을 움직인다
젊을 때 즐겨 듣던 노래를 틀어놓고 거실에서 혼자 몸을 흔들어보면 처음엔 어색하다. 누가 보면 웃을 것 같고, 이 나이에 뭐 하는 건가 싶기도 하다. 그런데 두세 곡만 지나면 어깨가 저절로 들썩이고 입에서 가사가 흘러나온다.
이 놀이가 1위인 이유는 준비도, 돈도, 잘해야 한다는 부담도 필요 없기 때문이다. 옛 어른들도 억지로 꾸미지 않고 마음 가는 대로 움직이는 데서 진짜 즐거움이 나온다고 했다. 마음이 무거운 날일수록 노래 한 곡에 몸을 맡기고 나면 이상하게 하루가 가벼워지고, 내일 오후엔 무슨 노래를 틀까 하는 기대가 생긴다.

혼자 노는 법을 다시 익히는 건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 아니라 즐거움의 열쇠를 남에게 맡겨두지 않는 일이다. 노래 한 곡이면 누구의 허락도 없이 하루를 바꿀 수 있다. 오늘 오후, 오래 묵혀둔 그 노래부터 한번 틀어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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