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구나 새로운 것을 배울 때 서툴다. 책을 펼치면 모르는 단어가 나오고, 강의를 듣다 보면 놓치는 부분이 생긴다. 손에 익지 않은 기술을 연습하다 보면 어색하고, 처음 시도하는 분야에서는 실수가 잦다. 그럴 때마다 우리는 스스로에게 실망하며 ‘나는 원래 이런 걸 못해’라고 단정 짓곤 한다.
배우 윤여정은 “우리 맨날 다 처음이잖아”라는 말을 여러 차례 했다. 오랜 세월 연기를 해온 사람조차 매번 새로운 작품 앞에서는 초심자라는 뜻이다. 이 말은 공부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아무리 많이 배워도 새로운 영역 앞에서는 다시 서툴러진다. 그의 시선에 비추어 보면, 공부에서 겪는 서투름에도 순서가 있다.
3위 – 시작의 어색함
새로운 공부를 시작할 때 가장 먼저 오는 서투름은 어색함이다. 낯선 용어, 익숙하지 않은 방식, 전에 다뤄보지 않은 도구들이 손에 걸린다. 영어 회화를 시작하면 입이 잘 안 떨어지고, 악기를 배우면 손가락이 생각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이 단계에서 많은 사람이 포기한다. ‘역시 나한테는 안 맞나 봐’라고 생각하며 돌아선다. 하지만 윤여정의 말처럼 모든 것이 처음이라면, 어색함은 잘못이 아니라 당연한 과정이다. 시작의 어색함은 배움이 시작되었다는 신호일 뿐이다.
2위 – 진도의 더딤
공부를 계속하다 보면 두 번째 서투름을 만난다. 남들은 빨리 나가는데 나만 느린 것 같은 기분이다. 같은 시간을 들여도 이해가 더디고, 복습을 해도 잘 기억나지 않는다. 젊은 사람들처럼 빨리 습득되지 않는 자신이 답답하다.
하지만 속도는 공부의 본질이 아니다. 천천히 가더라도 꾸준히 가면 결국 도착한다. 윤여정이 매번 처음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그가 속도보다 과정을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이다. 진도가 더딘 것은 서투름이 아니라, 자기 속도로 단단히 익혀가는 과정이다.
1위 – 완벽의 집착
공부에서 가장 큰 서투름은 완벽하려는 마음이다. 실수 없이 해내야 한다고 생각하고, 모든 것을 다 알아야 한다고 믿는다. 그래서 조금만 틀려도 자책하고, 모르는 게 있으면 부끄러워한다. 완벽하지 못한 자신을 용납하지 못해 결국 공부를 멈춘다.
윤여정의 말은 이 집착에서 벗어나게 한다. 맨날 다 처음이라면, 완벽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서툰 채로 시작하고, 서툰 상태로 계속 나아가는 것이 배움의 본래 모습이다. 완벽을 요구하는 순간, 우리는 배우기를 멈추고 평가하기 시작한다.
나이가 들수록 완벽에 대한 집착은 강해진다. 경험이 쌓인 만큼 실수를 용납하기 어렵고, 무언가를 모른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힘들다. 하지만 그 집착이야말로 새로운 것을 배우지 못하게 만드는 가장 큰 장애물이다.
오늘 당신이 배우고 있는 것이 있다면, 한 가지만 해보면 좋겠다. 실수를 하나 기록해두는 것이다. 공책 한쪽에 ‘오늘 틀린 것’ 또는 ‘오늘 몰랐던 것’이라고 적고, 그것을 부끄러움이 아니라 배움의 증거로 남겨둔다. 서툰 자신을 기록하는 순간, 완벽의 집착에서 한 발 물러설 수 있다. 우리는 맨날 다 처음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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