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뇨병은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나는 병이 아니다. 수개월, 심지어 수년간 몸속에서는 조용히 이상 신호가 누적된다. 문제는 이 신호들이 대개 너무 일상적이어서 그냥 넘기기 쉽다는 점이다.
몸이 보내는 초기 신호를 알아채지 못하면 당뇨는 빠르게 진행되고, 이미 혈관과 신경, 장기 손상이 시작된 후에야 진단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미세한 변화들은 결코 무시해서는 안 된다. 지금부터 당뇨 초기일 가능성이 높은 핵심 증상 4가지를 짚어본다.

1. 이상하게 목이 자주 마르고 물을 많이 찾게 된다
단순히 갈증이 심해지는 게 아니라, 평소보다 물을 훨씬 많이 마시게 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입안이 쉽게 마르는 느낌이 반복된다면 당뇨 초기 신호일 수 있다. 혈당이 높아지면 혈액 내 삼투압이 올라가면서 세포에서 수분이 혈관으로 빠져나오게 된다. 이로 인해 몸은 탈수 상태에 빠지고, 이를 보상하기 위해 강한 갈증을 유발한다.
문제는 물을 많이 마셔도 갈증이 쉽게 해소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특히 밤중에도 수시로 깨어 물을 찾게 되거나, 하루 종일 입이 바싹 마르는 느낌이 지속된다면 반드시 혈당 검사를 받아야 한다. 단순한 수분 섭취 부족이 아니라 혈당 조절 시스템에 문제가 생겼다는 신호일 수 있다.

2. 밤에 소변을 자주 보고, 소변 양이 비정상적으로 많아진다
물 마시는 양이 늘어나면 소변이 많아지는 것은 당연하지만, 당뇨 초기에는 이 패턴이 훨씬 더 뚜렷하고 과도하다. 특히 잠자는 동안에도 1~2번 이상 소변 때문에 깨어난다면 경계해야 한다. 고혈당 상태에서는 신장이 혈액 속 과도한 당을 걸러내기 위해 평소보다 훨씬 많은 소변을 만든다.
이 과정에서 소변량이 늘어나고, 탈수와 전해질 불균형이 심화된다. 특히 소변이 맑고 양이 지나치게 많거나, 소변을 본 후에도 잔뇨감이 남는다면 단순한 요로 문제로 넘기지 말고 혈당 상태를 점검해야 한다. 당뇨 초기에는 소변 빈도와 양이 눈에 띄게 달라지는 경우가 많다.

3. 사소한 상처가 쉽게 낫지 않고 오래 지속된다
평소에는 대수롭지 않게 지나가는 작은 상처나 찰과상이 이상하게 오래 가고, 잘 낫지 않는다면 몸 안에서는 이미 혈당 관리에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이 크다. 고혈당은 혈관 내벽을 손상시키고, 이로 인해 혈액순환이 저하되면서 상처 치유 속도가 느려진다. 특히 발이나 다리 같은 말초 부위에서 이런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작은 까짐이나 물집도 회복이 더디고, 염증이 심해지거나 2차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몸속 미세혈관이 손상되기 시작한 결과라는 점에서, 단순한 피부 문제가 아니라 심각한 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 사소한 상처가 1~2주 이상 낫지 않거나 점점 악화되는 느낌이 든다면 즉시 혈당 검사를 받아야 한다.

4. 이유 없이 무기력하고 피로가 심해진다
하루 종일 특별히 무리한 활동을 한 것도 아닌데 온몸이 무겁고 피로가 쉽게 몰려온다면 혈당 조절 이상을 의심해야 한다. 당뇨 초기에는 혈액 속에 에너지원인 포도당이 충분히 있음에도 불구하고 세포가 이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에너지 고갈’ 상태가 발생한다.
인슐린 저항성 또는 인슐린 분비 저하로 인해 포도당이 세포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혈액 내에 떠돌게 되면서, 결과적으로 세포는 굶주린 상태가 된다. 이로 인해 근육이 쉽게 피로해지고, 집중력 저하, 무기력감이 동반된다. 특히 아침에 일어났을 때부터 피곤하거나, 식사 후 졸음이 쏟아지는 느낌이 반복된다면 단순한 컨디션 문제가 아닐 수 있다. 몸이 보내는 에너지 이상 신호를 절대 가볍게 넘기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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