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라노사우루스 화석에 남겨진 단백질 구조를 바탕으로 만들어낸 신소재에 시선이 쏠렸다. 공룡시대 최강의 포식자 티라노사우루스의 가죽 파우치가 연내 등장한다는 소식은 학계는 물론 패션업계에서도 화제다. 네덜란드 브랜딩 업체 VML은 지난달 30일 공식 채널을 통해 실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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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라노사우루스 화석에 남겨진 단백질 구조를 바탕으로 만들어낸 신소재에 시선이 쏠렸다. 공룡시대 최강의 포식자 티라노사우루스의 가죽 파우치가 연내 등장한다는 소식은 학계는 물론 패션업계에서도 화제다.
네덜란드 브랜딩 업체 VML은 지난달 30일 공식 채널을 통해 실제 티라노사우루스 가죽과 흡사한 신소재를 소개했다. VML은 이를 이용한 가죽 제품들이 인간의 일상을 바꿀 것으로 기대했다.
VML은 게놈공학 전문기업 오가노이드 컴퍼니(The Organoid Company) 및 세포공학에 기반한 가죽 제조업체 랩 그로운 리더(Lab Grown Leather)와 티라노사우루스 가죽을 합작했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학자들은 악어나 타조 등 명품 가죽가방의 주재료를 대체할 합성 소재에 주목해 왔다. 이들이 단서로 삼은 것은 약 8000만 년 전 티라노사우루스 화석에 남은 얼마 안 되는 콜라겐, 즉 단백질의 흔적이다.
티라노사우루스 가죽을 재현한 신소재가 탄생했다. 이를 이용해 만든 파우치가 연내 발매된다. 「사진=랩 그로운 리더 공식 X」
오가노이드 컴퍼니 관계자는 “그로부터 추정한 단백질 구조를 참고해 최첨단 세포 배양 기술을 구사, 티라노사우루스의 가죽을 닮은 신소재를 뽑아냈다”며 “현재 패션 업체와 협업해 이 소재를 사용한 고품격 파우치를 올해 시장에 선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1988년 발굴된 티라노사우루스 렉스 화석 표본에서 기적적으로 채취한 콜라겐 조각을 분석했다. 그 단백질 구조를 세포에 주입할 합성 유전자 DNA를 설계한 연구팀은 가죽의 중간층에 해당하는 피부조직을 배양했다.
오가노이드 컴퍼니 관계자는 “신소재는 공룡 DNA를 직접 복원한 것이 아니라 공룡 유래 단백질 구조에 영감을 받은 신소재”라며 “비록 인조가죽이지만 세포외기질 없이 세포 스스로 서로 뭉쳐 구조를 만드는 스캐폴드 프리(scaffold-free) 기술 덕에 자연스럽고 견고한 피부 구조를 형성한다”고 말했다.
공룡시대 최고의 포식자로 여겨지는 티라노사우루스 「사진=pixabay」
신소재는 별도의 화학 첨가물이나 인공 소재를 사용하지 않으면서 외형이나 질감이 천연가죽과 흡사하다. 물론 진짜 티라노사우루스의 가죽이 존재하지 않는 관계로 비교는 불가능하지만 공룡시대의 감성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는 게 VML 설명이다.
기존 가죽제품은 소나 악어, 타조 같은 동물을 사육·도살해야 했다. 삼림 벌채, 대량의 물 소비가 불가피했고 크롬 등 유해 화학약품에 의한 환경오염도 문제였다. 신소재는 축산도 화학약품도 불필요하고 환경에 대한 부담도 크게 줄일 수 있다.
VML은 이번 신소재 제작 기술을 고도화·간소화해 패션은 물론 가구나 인테리어, 자동차 내장재 등 여러 분야에 진출할 계획이다. 학계는 고생물의 단백질 구조에서 힌트를 얻은 이번 신소재처럼 과거에서 배우는 미래형 생물소재 연구가 활발해지기 기대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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