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 번 독사에 물려 항체를 얻은 남성이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받았다. 그 혈액을 이용해 엄청난 효과를 가진 슈퍼 해독제가 개발될 것으로 학자들은 기대했다. 미국 생명공학 벤처기업 센티백스(Centivax)는 5일 공식 채널을 통해 다양한 독사에 무려 856회 물린
sputnik.kr
수백 번 독사에 물려 항체를 얻은 남성이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받았다. 그 혈액을 이용해 엄청난 효과를 가진 슈퍼 해독제가 개발될 것으로 학자들은 기대했다.
미국 생명공학 벤처기업 센티백스(Centivax)는 5일 공식 채널을 통해 다양한 독사에 무려 856회 물린 남성 팀 프리드의 혈액을 이용한 해독제 개발이 순조롭다고 소개했다. 센티백스의 연구는 이달 2일 국제 학술지 셀(Cell)에 먼저 게재됐다.
뱀 애호가이자 수집가인 팀 프리드는 맹독을 가진 뱀을 사육해 왔다. 18년간 856번에 걸쳐 뱀독을 자기 몸에 주입한 그는 어지간한 독사에 물려도 살아남을 슈퍼 항체를 얻었다.
센티백스 관계자는 “뱀이 좋아 파충류를 독학한 팀 프리드 씨는 10대 소년 시절부터 독사를 사육했다”며 “코브라와 블랙맘바, 우산뱀 등에 일부러 팔을 내주는 실험을 반복하는 사이 자기유도형 초면역 항체를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각종 독사에 800번 넘게 물린 남자의 무모한 실험이 슈퍼 해독제 개발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사진=pixabay」
이어 “팀 프리드 씨의 행동은 처음에는 무모하다고 웃음을 샀지만 유튜브에 올라온 동영상을 본 과학자들은 비정상적으로 발달한 면역반응에 주목했다”며 “그의 혈액 덕에 가장 광범위하고 효과적인 항뱀독 혈청이 거의 완성 단계”라고 덧붙였다.
팀 프리드 씨는 사육하는 독사에서 채취한 독을 물로 희석해 주사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뱀독에 대한 면역이 점점 강해졌다. 때로 1시간에 두 차례 코브라에 물려 빈사 상태에 빠지는 등 위기도 숱하게 겪었다.
센티백스 관계자는 “인간의 몸은 바이러스나 독 등 이물질에 노출되면 항체를 만들어낸다”며 “이번 사례처럼 장기간 반복적으로 독에 노출됨으로써 매우 강력하고 다양한 초면역항체가 만들어질 수 있었다”고 전했다.
지금까지 독사 해독약은 말이나 양에 특정한 뱀독을 조금씩 주사해 자연 발생하는 항체를 이용했다. 이 방법은 한 종의 뱀에만 효과를 보여 광범위한 뱀독에는 쓸모가 없었다. 게다가 동물 유래 항체는 부작용도 많았다.
코브라와 맘바, 타이판, 우산뱀 등 맹독을 가진 독사에 물리고 그 혈액을 이용해 해독제를 만드는 실험이 진행 중이다. 「사진=셀 공식 홈페이지」
현재 개발 중인 항뱀독 혈청은 인간의 체내에서 자연적으로 만들어졌다. 항체는 독사 19종의 맹독 중 13종에 완벽하게, 6종에 부분적으로 효과를 나타냈다. 혈액에서 특정 항체를 분리하고 약제를 조합하면 그 위력은 훨씬 커지는 사실도 확인됐다.
센티백스 관계자는 “새로운 해독제는 현재 쥐 실험 단계이지만 매우 희망적인 결과가 나오고 있다. 다음 단계로 인간에 가까운 동물에 대한 검증이 이뤄질 것”이라며 “조만간 호주에서 뱀에게 물린 개를 대상으로 한 수의학 현장 테스트가 진행된다”고 예고했다.
학계는 이번 실험이 여러 가지 독사에 효과가 있는 뛰어난 해독약 탄생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했다. 다만 일부 학자는 팀 프리드 씨처럼 무모한 실험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되며, 뱀 물림 사고를 방지할 근본적인 대책이 함께 수립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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