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계란은 단백질, 비타민, 미네랄까지 골고루 포함된 대표적인 완전식품이다. 그러나 여름철처럼 기온이 35도를 넘는 폭염 기간에는 그 계란이 건강에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는 경고가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실제로 식품의약품안전처를 비롯한 보건당국은 여름철 계란의 보관 및 섭취에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그 이유는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계란의 부패가 급속도로 진행되며, 이로 인해 식중독과 같은 식품 매개 감염 위험이 크게 증가하기 때문이다. 평소에는 안전했던 계란이 여름에는 건강을 위협하는 식재료로 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자세한 이해가 필요하다.

여름철 계란, 실온 보관이 가장 위험한 이유
대부분의 가정에서 계란을 실온 보관하거나, 장을 본 뒤 몇 시간 뒤에 냉장고에 넣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여름철 고온 환경에서는 이 실온 보관 시간이 계란 내부의 세균 증식을 가속화시킨다. 특히 살모넬라균은 30도 이상의 온도에서 빠르게 증식하며, 이 균에 오염된 계란을 가열하지 않고 섭취할 경우 식중독으로 이어질 수 있다.

살모넬라균에 감염되면 복통, 구토, 설사, 고열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특히 어린이와 노약자는 치명적일 수 있다. 계란을 안전하게 보관하려면 구입 후 즉시 냉장보관하고, 껍질에 균이 남아 있을 수 있으므로 조리 전후 반드시 손을 씻는 것이 중요하다.

날계란 섭취는 자제하고, 완전 조리해야 안전하다
계란은 반숙이나 날계란 형태로도 자주 섭취되지만, 폭염이 지속되는 계절에는 이런 방식의 섭취가 치명적인 감염 위험을 높인다. 대표적인 예로 비빔밥에 얹은 날계란, 샤브샤브나 고기와 함께 먹는 생달걀 노른자, 생식용 드레싱에 들어가는 계란 노른자 등이 있다.

전문가들은 여름철에는 반드시 계란을 완전히 익혀 섭취할 것을 권고하고 있으며, 흰자가 완전히 응고되고 노른자가 흐르지 않을 정도로 가열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특히 대량 조리 시에는 계란의 중심부 온도가 75도 이상으로 1분 이상 유지되도록 가열해야 식중독 위험을 낮출 수 있다.

유통 과정에서도 이미 세균 오염이 시작될 수 있다
계란의 위생 상태는 단순히 가정 보관의 문제가 아니다. 유통 과정에서 냉장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거나 상온에 오래 노출되면 껍질에 부착된 세균이 내부로 침투하게 된다. 여름철 계란 껍질에 물방울이 맺히는 ‘결로 현상’이 나타날 경우 이 수분을 통해 미생물이 난각을 뚫고 침입하는 사례가 많다.

따라서 냉장 상태에서 꺼낸 계란은 실온에 오래 두지 말고 바로 사용해야 하며, 껍질을 씻어서 보관하는 것도 피해야 한다. 물로 세척하면 오히려 껍질의 보호막이 손상되어 미생물 침투가 더 쉬워진다. 구입 시 제조일자를 반드시 확인하고, 유통기한이 임박한 제품은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폭염기에는 계란 활용보다 보관과 위생 관리가 핵심이다
여름철에는 계란을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보다 얼마나 안전하게 다루느냐가 더 중요해진다. 매 끼니마다 계란을 섭취하는 사람이라면 조리 전후로 칼, 도마, 손 등을 철저히 세척하고 교차 오염을 방지해야 한다. 특히 계란을 사용할 때는 조리도구를 별도로 사용하는 것이 안전하며, 한 번 깬 계란은 바로 조리하고 남은 내용물은 보관하지 않는 것이 좋다. 대체 식재료가 있다면 계란 섭취 빈도를 줄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건강을 위한 식재료가 잘못된 취급으로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여름철만큼은 계란을 더욱 신중하게 다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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