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변은 직장에 일정량 이상 차면 신경 반사에 의해 배변 욕구가 생긴다. 이때 배변을 참으면 직장과 대장의 압력이 높아지고, 장운동의 리듬이 깨진다. 일시적으로 한두 번 참는 것은 큰 문제가 없을 수 있지만, 반복되면 장내 변이 굳고 배변이 점점 힘들어지며 변비가 심해진다. 특히 야외 화장실이 불결하다는 이유로 장시간 참는 습관은 장 건강에 장기적인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장이 꼬이는 ‘장폐색’ 위험
대변을 오래 참으면 장운동이 둔화되고, 장 내용물이 이동하지 못해 장폐색이 발생할 수 있다. 장폐색은 장이 물리적으로 막히거나, 장이 비정상적으로 꼬여서 생기는 상태를 말한다.

변이 딱딱하게 굳거나 가스가 차면서 장이 팽창해 혈류 공급이 차단되면, 장의 일부가 괴사할 위험도 있다. 초기에는 복부 팽만감과 심한 복통이 나타나지만, 방치하면 장 기능이 완전히 마비될 수 있다.

심하면 장에 구멍까지 생기는 이유
대변과 가스가 장에 장시간 머물면 장내 압력이 지속적으로 높아진다. 이로 인해 장벽 혈액순환이 차단되고, 장벽 세포가 손상돼 천공(구멍)이 생길 수 있다. 장에 구멍이 생기면 장내 세균과 독성 물질이 복강으로 새어나와 복막염을 유발한다.

복막염은 신속히 치료하지 않으면 전신 감염(패혈증)으로 진행돼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특히 노인이나 장질환 병력이 있는 사람은 이런 합병증 위험이 더 크다.

배변 욕구를 참지 않는 습관의 중요성
장 건강을 지키려면 배변 신호가 올 때 바로 화장실에 가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일정한 시간에 배변하는 루틴을 만들면 장운동이 규칙적으로 유지된다. 특히 아침 식사 후 장운동이 활발해지는 ‘위대장 반사’를 활용해 배변 시간을 고정하는 것이 좋다.
야외에서 화장실이 불결하더라도, 위생용 휴지나 휴대용 변기 커버 등을 준비해 상황에 대처하면 불필요한 참기를 줄일 수 있다.

장 건강을 위한 생활 관리
변비와 장폐색을 예방하려면 수분과 식이섬유 섭취를 충분히 해야 한다. 하루 1.5~2리터의 물을 마시고, 채소, 과일, 통곡물, 해조류를 골고루 먹는 것이 좋다. 규칙적인 운동은 장운동을 촉진해 배변을 원활하게 한다.
또한 변의가 있을 때는 즉시 처리하는 습관을 들이고, 장기간 변비나 복통이 지속된다면 의료기관에서 원인을 확인해야 한다. 결국 대변을 참는 것은 단순한 불편함 회피가 아니라, 장을 심각하게 손상시킬 수 있는 위험한 행동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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