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름철 시원한 얼음을 찾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단순한 더위 해소가 아니라, 일상적으로 얼음을 씹어 먹지 않으면 불안하거나 갈망이 심하다면 이는 ‘빙섭취증’이라 불리는 특이한 증상일 수 있다.
빙섭취증은 이식증(pica)의 한 형태로, 영양소 결핍 상태에서 특정 물질을 비정상적으로 섭취하려는 행동이다. 특히 철분이 부족할 때 이런 증상이 두드러지며, 단순한 습관이 아닌 몸이 보내는 경고 신호일 가능성이 크다.

철분 결핍과 빙섭취증의 관계
빙섭취증은 철분 부족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철분은 혈액 속에서 산소를 운반하는 헤모글로빈 생성에 필수적인 성분이다. 체내 철분이 부족하면 빈혈이 생기고, 이로 인해 집중력 저하, 피로, 두통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흥미로운 점은 철분 결핍 상태일 때 유독 얼음을 갈망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학계에서는 얼음이 구강과 두뇌를 자극해 일시적으로 각성 효과를 주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결국 얼음을 자주 찾는 것은 몸이 철분 부족을 해소하려는 무의식적 신호로 볼 수 있다.

빙섭취증이 초래하는 건강 문제
얼음을 계속 씹어 먹는 행위는 단순히 치아에 손상을 주는 것에서 끝나지 않는다. 치아 균열, 잇몸 손상은 물론이고, 턱관절에도 무리를 줘 만성 통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더 중요한 문제는 철분 결핍 자체가 악화된다는 점이다. 철분 부족이 장기간 지속되면 면역력이 떨어지고, 호흡 곤란, 심한 피로감 같은 빈혈 증상이 심해진다.

여성의 경우 생리 불순이나 임신 합병증 위험까지 높아질 수 있다. 따라서 얼음을 습관적으로 먹는 행동을 대수롭지 않게 넘기면 심각한 건강 문제로 발전할 수 있다.

진단과 치료 방법
빙섭취증이 의심될 때는 단순히 얼음을 끊으려 애쓰는 것보다,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혈액 검사를 통해 철분 수치와 빈혈 여부를 확인하면 도움이 된다. 만약 철분 결핍이 확인되면 철분 보충제를 복용하거나, 철분이 풍부한 음식으로 식단을 조절해야 한다.
붉은 살코기, 간, 시금치, 렌틸콩, 해조류 같은 음식이 대표적이다. 또한 비타민 C는 철분 흡수를 높이는 역할을 하므로 함께 섭취하는 것이 좋다.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반드시 의사와 상담을 통해 전문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

생활 속 관리와 예방
빙섭취증을 예방하려면 균형 잡힌 식사가 가장 중요하다. 특히 성장기 청소년, 가임기 여성, 임산부는 철분 요구량이 많으므로 음식으로 충분히 보충해야 한다. 지나친 다이어트나 불규칙한 식사는 철분 부족을 악화시키는 주요 원인이므로 피해야 한다. 또한 피로, 어지럼증, 창백한 피부 같은 빈혈 신호가 동반된다면 빨리 검사를 받아야 한다.
결국 얼음을 자주 찾는 습관은 단순한 기호가 아니라, 건강 상태를 점검하라는 몸의 메시지일 수 있다. 이를 무시하지 않고 조기에 대처하는 것이 빙섭취증을 극복하는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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