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종 아파트 시장이 대통령 집무실 건립 기대감에 반짝 꿈틀대다 다시 상승세가 주춤한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는 시장이 정상화하겠지만, 단기적으로는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 악재 등이 겹치면서 회복세가 지연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2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세종 아파트 가격은 지난 주까지 3주 연속 상승을 이어가다 이달 셋째 주 기준 보합 전환됐다. 가격 상승률은 지난달 28일 0.04%를 기록, 이달 4일 0.09%, 11일 0.03%로 상승세를 이이왔지만, 18일 기준 지역·단지별 혼조세를 보이며 상승 흐름이 주춤했다.
세종시의 강남이라고 불리는 새롬동 내에서 대장 아파트로 평가받는 새뜸마을6단지힐스테이트의 경우 84㎡가 지난 3일 8억7000만 원에 거래됐다. 2022년 5월 기록한 전고점(11억 원)의 80% 수준이다.
이날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세종시 아파트의 매매 거래량은 1월 270건, 2월 345건, 3월 713건, 4월 1319건, 5월 526건, 6월 245건, 7월 210건으로 등락을 거듭했다. 8월 이날까지 거래는 94건이다.
세종시 집값은 정부의 ‘행정수도 이전’ 관련 정책 움직임에 줄곧 민감하게 반응해왔다.
세종의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3~4월 급증한 것은 21대 대선 정국 당시 행정수도 이전 공약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했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이후 6월 대선 직후 이재명 대통령이 청와대에 복귀한 후 대통령실을 세종으로 이전하겠다면서 집값 상승에 대한 움직임이 꺾였다.
이후 정부가 대통령 집무실 이전에 대한 의지를 다시금 확인하면서 최근 집값이 반등하는 추세를 보였다. 지난 5일 박수현 국정기획위원회 국가균형성장특별위원회 위원장 브리핑에서 세종 집무실 건립의 필요성과 당위성을 강조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정치적인 요소에 따라 매도자들은 기대가 크고 매수자들은 불안하니까 호가가 계속 오르는 경향이 있었는데, 거래 자체가 많이 되고 있진 않은 상황”이라며 “행정수도 이전 등에 대한 내용이 명확하게 나오기 전까지는 단기적으로 등락을 거듭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세종시에 본부를 둔 해양수산부(해수부)의 부산 이전이 급물살을 타면서 세종 부동산 시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해수부와 부산시 등에 따르면 12월까지 해수부 본부 직원 및 행정시스템 관리 직원 850여 명이 부산으로 이전하게 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올들어 세종은 실거래가가 8% 가까이 올랐고 고점 대비 회복률이 70% 정도 된다”면서 “다만 악재는 해수부 이전 추진으로 직원 및 가족까지 2000여 명이 세종을 빠져나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들이 집을 팔고 내려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회복이 조금 지연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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