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청소년의 아침 결식률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바쁜 등교 준비, 입맛이 없는 아침, 다이어트를 이유로 식사를 거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문제는 이런 습관이 단순히 배고픔을 참는 수준을 넘어 청소년기의 건강을 위협한다는 점이다. 성장기 청소년은 하루 에너지의 20~25%를 아침 식사에서 공급받아야 한다. 이를 거르면 뇌와 근육이 필요한 에너지를 제때 받지 못해 피로와 집중력 저하가 뒤따른다.

더 큰 문제는 아침 결식이 일시적인 영향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으로 비만·대사증후군·심혈관질환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가 많다는 사실이다. 성장기에 굳어진 식습관은 성인이 된 후까지 이어지기 때문에, 아침 식사 거름은 단순한 생활 습관 문제가 아니라 미래 건강을 결정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비만과 고혈압 위험이 높아지는 이유
아침을 거른 청소년들은 대체로 점심과 저녁에 과식을 하게 된다. 긴 공복 이후에 섭취하는 음식은 혈당을 급격히 올리고, 인슐린 분비를 과도하게 자극한다. 이런 패턴이 반복되면 지방 축적이 빨라지고, 결과적으로 비만 위험이 증가한다. 실제 한국영양학회 연구에서는 아침을 규칙적으로 먹는 청소년 집단이 결식 집단에 비해 체질량지수(BMI)와 허리둘레 수치가 낮았다고 보고했다.

또한 아침 결식은 고혈압 위험과도 연결된다. 장시간 공복 후 한 번에 많은 양을 먹으면 혈압이 급상승하고, 혈관 내피세포에 손상을 준다. 성장기 혈관은 아직 완전히 성숙하지 않았기 때문에, 반복되는 혈압 변동은 성인기 조기 고혈압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가공식품과 패스트푸드 위주의 점심·저녁이 결합되면 위험은 더 커진다.

뇌 기능과 ADHD 증상 악화 가능성
청소년에게 아침 식사가 중요한 또 다른 이유는 뇌 기능 때문이다. 뇌는 포도당을 주 에너지원으로 쓰는데, 아침을 거르면 혈당이 떨어져 학습 집중력이 급격히 저하된다. 단순히 잠이 덜 깬 상태라서 집중이 안 되는 게 아니라, 실제로 뇌에 공급되는 에너지가 부족한 것이다.

특히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를 가진 아동·청소년의 경우, 아침 식사 결식이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연구팀은 아침을 거르는 청소년이 규칙적으로 식사하는 청소년보다 주의력 유지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고, 충동적 행동이 늘어난다고 발표했다. 이는 혈당 불안정과 신경전달물질 분비 불균형이 맞물려 나타나는 현상이다.

영양 불균형과 성장 저해 문제
아침 식사를 거르면 단순히 열량 부족이 아니라 필수 영양소 결핍으로 이어질 수 있다. 청소년에게 필요한 단백질, 칼슘, 철분, 비타민 등이 아침 식사를 통해 일정 부분 공급되어야 하는데, 이를 거르면 하루 총 섭취량이 부족해지기 쉽다. 특히 칼슘과 철분 부족은 뼈 성장과 혈액 생성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미친다.
게다가 아침을 거르는 습관은 간식을 통한 보충으로 이어지는데, 대개 고당·고지방 가공식품에 의존하게 된다. 이로 인해 영양 불균형이 심화되고, 성장판 발달과 호르몬 균형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 성장기에 형성된 불균형은 성인기 만성질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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