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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밀한 맥주 거품 비밀 파헤친 과학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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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밀한 맥주 거품 비밀 파헤친 과학자들

맥주 거품이 콜라나 사이다 같은 탄산음료보다 오래 유지되는 비밀을 과학자들이 밝혀냈다. 맥주의 종류에 따라서도 거품의 질이나 유지 시간이 다른 사실도 확인됐다. 스위스 취리히연방공과대학교 물리학 연구팀은 지난달 29일 공식 채널을 통해 맥주 거품의 비밀을 다각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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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 거품이 콜라나 사이다 같은 탄산음료보다 오래 유지되는 비밀을 과학자들이 밝혀냈다. 맥주의 종류에 따라서도 거품의 질이나 유지 시간이 다른 사실도 확인됐다.

스위스 취리히연방공과대학교 물리학 연구팀은 지난달 29일 공식 채널을 통해 맥주 거품의 비밀을 다각적으로 분석한 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맥주를 잔에 부으면 쌓이는 하얀 거품이 유독 오래가는 이유를 다년간 조사했다. 거품은 액체 속에 기체가 분산된 것으로, 맥주의 경우 단백질 등 계면활성제가 얇은 막을 강화해 금방 사라지지 않게 한다. 이윽고 중력에 의해 막 내부의 액체가 아래로 흐르면 막은 점점 얇아지고, 작은 거품이 큰 거품에 흡수된다.

연구팀은 시중에 판매되는 벨기에 및 스위스 맥주 6개를 실험에 동원했다. 우선 연구팀은 거품의 반감기를 측정하기 위해 유리 실린더에 맥주에 넣고 아래에서 공기를 흘린 뒤 거품이 줄어들 때까지 시간을 쟀다.

맥주 거품이 콜라 등 탄산음료보다 오래가는 이유가 밝혀졌다. 「사진=pixabay」

그 결과 3회 발효하는 벨기에 베스트말러 브루어리의 베스트말러 트리펠(Westmalle Tripel)의 거품이 가장 오래 지속됐다. 발효가 1회인 스위스 초팹(Chopfab) 사의 라거맥주나 베스트말러 브루어리의 베스트말러 엑스트라(Westmalle Extra)는 가장 빨리 거품이 사라졌다. 연구팀은 발효를 많이 거치는 맥주일수록 거품의 안정성이 높다고 결론 내렸다.

이어 연구팀은 마이크로 유체 디바이스를 이용, 맥주의 매우 얇은 액막을 재현하고 일정한 압력 하에서 막이 얇아지고 파열되기까지 시간을 관찰했다. 이때 맥주의 점성, 탄력, 표면장력, 맥주에 존재하는 단백질 입자 크기도 측정했다.

맥주의 얇은 액막의 거동은 맥주 종류에 따라 달랐다. 라거맥주의 액막은 비교적 균일하게 얇아져 표면의 단백질 응집체가 움직이지 않았다. 이는 표면의 점탄성이 높고 계면이 움직이지 않는다는 의미다. 트리펠 맥주는 액막 내에서 단백질 응집체가 활발하게 움직이면서 액체가 재순환하는 마랑고니 대류가 확인됐다.

조사 관계자는 “트리펠 맥주는 농도에 대한 표면장력 변화가 크고 마랑고니 대류가 쉽게 일어났다”며 “액체 크로마토그래피 질량분석법을 이용해 3가지 벨기에 맥주에 포함된 단백질의 종류와 양을 분석했더니 거품의 안정성에 기여하는 지질수송단백질(LTP1)과 세르핀(Serpin) Z4의 양이 밝혀졌다”고 전했다.

맥주의 거품이 유지되는 시간은 발효 횟수에 따라 차이가 났다. 「사진=pixabay」

LTP1의 양은 맥주의 발효 횟수가 증가함에 따라 늘어났다. 세르핀 Z4의 경우 2회 발효 맥주에서 가장 많이 검출됐다. 1회 발효 맥주에서는 LTP1이 작은 구형 입자로 거품 표면에 존재함으로써 점성을 내고 거품 안정에 기여했다. 두 번 발효를 거치면 LTP1은 부분적으로 변성되고 그물코 구조를 형성해 거품의 안정성을 더 높였다.

3회 발효되면 단백질은 더 분해돼 물과 어울리지 않은 소수성과 물에 친숙한 친수성을 모두 갖게 된다. 이에 따라 3회 발효 맥주에서 LTP1은 마치 계면활성제처럼 작용해 표면장력을 저하시켜 거품을 매우 안정시켰다.

조사 관계자는 “맥주 거품의 안정성은 단일 요인을 조정하면 향상되는 단순한 것이 아니다”며 “일상적으로 접하는 맥주지만 거품에 담근 심오한 물리학을 이번에 규명한 것은 큰 성과”라고 자평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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