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에 거주 중인 조나단 챌린저가 지난 2월 9일(현지 시각) 개인 소셜 미디어에 게시한 글이 빠르게 공유되며 화제가 되고 있다. 조나단은 자신의 차량인 테슬라 사이버트럭으로 자율주행(Full Self-Driving, FSD) 시스템을 사용해 운전 중 충돌 사고를 당했다며, 당시 상황을 상세히 설명했다.
해당 차량은 v13.2.4(최신 버전은 v.13.2.7) 버전의 FSD 기능을 작동한 상태로 운전 중이었으나, 오른쪽 차선이 끝나고 왼쪽 차선으로 합류해야 하는 상황에서 FSD가 이를 인식하지 못하는 바람에 차량이 연석을 들이받은 후 전봇대와 충돌하고 말았다. 조나단은 왼쪽 차선에 아무런 장애물도 없었으나, 차량이 감속하거나 방향을 트는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이어 사이버트럭이 충돌한 전봇대의 위치가 다소 애매했으나, 차량이 차선 변경을 시도하지 않은 것은 문제이며 최소한 충돌 사고는 막아야 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평소 테슬라와 FSD 관련 내용을 꾸준히 읽어왔기에 해당 기술을 너무 신뢰했던 것 같다며, 운전에 집중하지 않은 자신의 잘못도 있다고 말했다. 조나단의 해당 게시글은 빠르게 공유되었고, 댓글 창은 열띤 토론의 장이 되었다.
또한 다음날 테슬라의 생산 및 인도량을 데이터 기반으로 추정하는 트로이 테슬라이크가 이를 공유하며, 해당 사고의 원인을 분석하기도 했다. 트로이는 사고 발생 시간이 비가 오는 저녁이었는데, 테슬라는 현대자동차 모델에는 기본으로 탑재되는 빗물 감지 센서도 장착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해당 센서는 약 10달러밖에 되지 않지만, 테슬라 비전(Tesla Vision) 기반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이를 제거했다.
테슬라 비전 기반 시스템이란 기존 자율주행 차량에 탑재되는 라이다 LiDAR)나 레이더(Radar)와 같은 센서를 사용하지 않고, 카메라와 AI를 활용해 자율주행을 구현하는 독자적인 기술이다. 고가의 센서를 장착하지 않기 때문에 비용 절감에는 이득이지만, 비, 눈 등의 악천후에서 감지 정확도 급감한다는 단점이 있다.
트로이 역시 이 점을 지적했다. 비가 올 때 FSD 기능을 작동하면 테슬라 차량은 빗물 감지, 와이퍼 속도 조절, 장애물 감지, 경로 설정 등 복잡한 작업을 모두 카메라를 통해 수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트로이는 이 모든 작업을 한꺼번에 처리하는 것은 상당한 부담이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FSD 컴퓨터가 사고 당시 과부하 상태였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해당 사고 소식을 접한 사람은 물론, 일론 머스크가 지난 1월 테슬라 4분기 실적 발표 후 언급한 로보택시 서비스 계획을 들은 업계 관계자 역시 테슬라의 무감독 완전 자율주행 기능 개발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앞서 충돌 사고가 발생한 사이버트럭의 v13.2.4 버전 FSD 시스템은 자율주행 레벨 2+에 해당한다. 즉, 운전자가 계속 핸들을 잡고 언제든지 주행에 개입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레벨 2에서도 안전성을 유지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테슬라가 4개월 만에 자율주행 기능을 2단계나 뛰어넘는 기적을 보여줄 수 있을지, 아니면 이번에도 약속 미이행으로 소비자의 신뢰를 다시 한번 무너뜨릴 것인지 지켜봐야 할 듯하다. 그 전에, 해당 사고에 대해 테슬라 측이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는 만큼, 사고 피해자인 조나단과 그 외 소비자가 만족할 만한 답변을 내놓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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