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방암은 전 세계 여성에게 가장 흔히 발생하는 암 중 하나다. 국내에서도 여성 암 발생률 1위를 기록한 바 있으며, 특히 40대 이상 여성에서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발병 원인은 유전적 요인부터 호르몬, 식생활, 환경까지 다양하지만, 생활 습관 중에서도 ‘음식’은 우리가 직접 선택하고 조절할 수 있는 가장 실질적인 예방법 중 하나다. 단순히 저지방, 저칼로리 식단만 고집한다고 해서 유방암 예방에 효과적인 건 아니다. 실질적으로 암세포 억제, 호르몬 균형 조절, 면역 강화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음식이 무엇인지에 주목해야 한다.
그렇다면 여성 유방암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음식은 어떤 것일까? 연구와 임상에서 긍정적인 결과가 반복적으로 확인된 식품들을 중심으로 실제 식단에서 활용 가능한 음식 3가지를 소개한다.

브로콜리 – 에스트로겐 대사 조절과 항암 효소 활성화
브로콜리는 채소 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항암 식품으로 손꼽힌다. 특히 유방암과 같은 호르몬 관련 암에서 그 효과가 두드러진다. 그 핵심은 ‘설포라판(sulforaphane)’이라는 유황화합물에 있다. 설포라판은 체내에서 해독 효소를 활성화시키고, 2차 대사에서 독성 에스트로겐을 빠르게 분해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 유방암의 일부는 에스트로겐 수용체 양성(ER+) 유형으로, 체내 에스트로겐 농도와 암세포 증식이 직접적인 연관을 가지는데, 브로콜리는 이 경로를 차단하거나 완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또한 브로콜리는 항염증 작용을 유도하는 항산화물질인 비타민 C와 케르세틴이 풍부하며, 섬유질도 많아 장내 독소 제거와 간 해독을 촉진한다. 유방암은 단일 장기에 국한된 암이 아닌, 몸 전체의 호르몬 및 면역 시스템과 맞물린 질환이기 때문에, 브로콜리 같은 전신 조절 식품은 중요한 예방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

참깨 – 식물성 에스트로겐의 균형 조절 효과
참깨는 오래전부터 여성 건강에 좋은 식품으로 알려져 왔지만, 유방암 예방과의 관련성은 최근에서야 본격적으로 조명받고 있다. 그 이유는 참깨에 포함된 ‘리그난(lignan)’ 때문이다. 리그난은 식물성 에스트로겐의 일종으로, 체내 에스트로겐 수용체에 결합해 강한 호르몬을 차단하고, 약한 형태의 에스트로겐 역할을 대신 수행한다. 이때문에 고농도의 내인성 에스트로겐에 의한 유방암 위험을 낮추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폐경기 여성의 경우, 에스트로겐 농도가 급격히 떨어지면서 호르몬 불균형이 심화되는데, 참깨는 이러한 상황에서도 완충 작용을 해준다. 리그난은 체내 유익균에 의해 ‘엔테롤락톤’이라는 물질로 전환되는데, 이 성분은 항산화 효과뿐 아니라 암세포의 성장 억제 작용까지 보고된 바 있다. 하루 한 숟갈 정도의 참깨를 꾸준히 섭취하는 것만으로도 호르몬 균형 유지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연어 – 오메가-3 지방산의 염증 억제와 암세포 억제 효과
연어는 단백질, 비타민 D, 아스타잔틴 등 다양한 영양소를 함유하고 있지만, 유방암 예방 측면에서 가장 중요한 성분은 오메가-3 지방산이다. 특히 EPA와 DHA는 세포막을 안정화시키고, 체내 염증 경로를 차단하며, 암세포 성장에 관여하는 사이토카인을 억제하는 기능을 한다. 염증은 단순한 면역 반응을 넘어서, 암세포 성장의 배경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연어의 항염 효과는 유방암 예방에서 매우 중요한 포인트다.
또한 오메가-3 지방산은 항호르몬 치료를 받는 유방암 환자에게서도 염증성 부작용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준다는 연구가 있다. 연어는 이러한 성분을 식품 자체에서 손쉽게 얻을 수 있는 가장 실용적인 수단이다. 단, 훈제 연어보다는 구이나 찜 등으로 섭취하는 것이 좋으며, 자연산에 가까운 연어일수록 지방산 조성 비율이 우수하다.

음식은 단순한 영양공급이 아닌, 호르몬과 면역의 조절 수단이다
유방암 예방을 위해 음식을 바꾼다는 건 단순히 저지방 식단을 구성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브로콜리, 참깨, 연어처럼 특정한 생리 작용을 유도하는 성분이 풍부한 식품을 정기적으로 섭취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런 음식들은 체내에서 에스트로겐의 작용을 조절하거나, 염증과 산화 스트레스를 억제함으로써 유방암 발생의 전 단계를 끊어내는 데 기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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