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달걀은 단백질과 영양소가 풍부한 대표적인 슈퍼푸드로 알려져 있다. 특히 노른자에는 비타민 A, D, E를 비롯해 루테인, 콜린, 오메가-3 지방산 등 다양한 기능성 영양소가 들어 있어 건강식품으로 널리 활용돼 왔다. 그런데 최근 일부 연구에서는 달걀 노른자의 과잉 섭취가 특정 암, 특히 전립선암, 대장암과 연관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혼란이 생기고 있다. 도대체 어떤 성분이 문제이며, 실제로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 이야기일까?
달걀 자체가 건강식으로 자리 잡은 데에는 이유가 있다. 그러나 ‘매일 먹는 것’과 ‘과하게 먹는 것’은 다르다. 특히 노른자의 특정 성분은 일정 농도를 초과할 경우 체내 염증을 유발하거나, 세포의 산화 스트레스를 증가시켜 암 발생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메커니즘으로 달걀 노른자가 암과 연관된다는 것일까?

콜린과 TMAO 대사물질 – 전립선암과의 연관성
달걀 노른자에 풍부하게 들어 있는 콜린은 신경전달물질 아세틸콜린의 전구체로, 뇌 건강에 필수적인 영양소다. 하지만 문제는 콜린이 체내에서 장내 미생물에 의해 ‘트라이메틸아민(TMA)’으로 전환되고, 간에서 다시 산화돼 ‘TMAO(트라이메틸아민-N-옥사이드)’라는 대사물질로 바뀐다는 데 있다. 이 TMAO는 단순히 심혈관 질환의 위험인자로 알려져 있었으나, 최근 일부 연구에서는 전립선암 진행과도 연관이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미국 하버드 의대와 클리블랜드 클리닉 등의 연구에 따르면, 혈중 TMAO 농도가 높은 남성은 전립선암으로 인한 사망률이 유의하게 높았고, 하루에 달걀을 1개 이상 섭취하는 남성의 전립선암 진행 위험이 약 2배 가까이 높아졌다는 결과도 보고된 바 있다. 물론 이는 인과관계가 아닌 상관관계일 수 있지만, 콜린이 다량 포함된 노른자에 대해서는 적정 섭취가 필요하다는 경고로 해석될 수 있다.

과도한 콜레스테롤 섭취와 산화 위험
달걀 노른자에는 고밀도의 콜레스테롤이 함유돼 있다. 달걀 한 개에는 약 180~200mg의 콜레스테롤이 있으며, 이는 하루 권장량에 가까운 수치다. 대부분의 건강한 성인은 음식에서 섭취한 콜레스테롤이 혈중 농도에 크게 영향을 주지 않지만, 특정 체질이나 지질대사에 문제가 있는 사람에게는 누적 섭취가 리스크가 될 수 있다.
특히 산화된 LDL(저밀도 콜레스테롤)은 혈관 내 염증을 유발하며, 만성 염증은 암세포가 자라는 토양이 되기 쉽다. 실제로 콜레스테롤 자체가 발암물질은 아니지만, 고지혈증 상태에서 산화 스트레스가 높아진 환경은 암 발생률과 관련된 여러 위험인자를 키운다. 노른자를 구워 먹거나 기름과 함께 조리할 경우 산화가 더 쉽게 일어나기 때문에 조리 방법 역시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

노른자에 포함된 철분 – 활성산소 생성의 가능성
달걀 노른자는 철분이 풍부한 식품이지만, 그 형태는 주로 헴철(heme iron)이다. 헴철은 체내 흡수율이 높아 빈혈 예방에 도움이 되지만, 과다 섭취 시 활성산소를 생성하는 촉매 역할을 할 수 있다. 특히 헴철은 장 점막 세포에서 산화 반응을 유도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대장 점막에서 DNA 손상이 증가하고, 이는 장내 폴립이나 종양 형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연구도 있다.
이러한 이유로 일부 연구에서는 고기를 비롯한 헴철 식품과 대장암의 상관관계를 지적하기도 했으며, 달걀 노른자 역시 일정 부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주장이 나왔다. 다만 이는 지나치게 많은 양을 장기적으로 섭취했을 때의 가능성이며, 일반적인 수준의 섭취로는 건강상의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은 높지 않다.

매일 먹는 달걀, 적정량과 조리법이 중요하다
달걀 노른자는 다양한 영양소를 풍부하게 담고 있는 유익한 식품이다. 그러나 그 안에 들어 있는 콜린, 콜레스테롤, 헴철 같은 성분이 지나치게 축적될 경우 체내 염증 반응을 유발하거나, 특정 암 발생과 연관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점차 축적되고 있다. 특히 남성의 전립선암, 고콜레스테롤 혈증 환자의 심혈관 질환, 대장암 위험군에서는 달걀 노른자 섭취를 일정 수준 조절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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