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장암은 ‘침묵의 암’이라고 불린다. 초기에 특별한 증상이 없어 발견이 늦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몸은 아주 미세하게, 그러나 분명히 신호를 보낸다. 문제는 대부분 이 신호를 일상적인 피로나 스트레스로 착각하고 넘긴다는 데 있다.
췌장암은 발견 시기에 따라 생존율이 극명하게 갈리기 때문에, 사소해 보여도 이상한 변화가 감지된다면 주저 없이 병원을 찾아야 한다. 지금부터 일반적인 소화불량이나 체력저하로 착각하기 쉬운 췌장암의 전조증상 4가지를 짚어본다.
1. 설명할 수 없는 체중 감소
별다른 식이조절을 하지 않았는데 체중이 빠르게 줄어든다면 반드시 경계해야 한다. 특히 6개월 안에 체중의 5% 이상이 감소했다면 더욱 그렇다. 췌장암은 초기부터 소화효소 분비를 방해해 음식물 소화와 흡수를 저해한다. 영양분이 제대로 흡수되지 않으면 몸은 급격하게 마르고, 근육량까지 손실되기 시작한다.
이 체중 감소는 단순히 지방이 빠지는 수준이 아니라, 전반적인 신진대사에 이상이 생겼다는 강력한 신호다. 더욱 무서운 점은 체중이 줄어들면서도 식욕이 특별히 떨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다이어트를 하지 않았는데도 바지가 헐렁해지고, 힘이 빠지는 느낌이 지속된다면 반드시 전문 검진을 받아야 한다.
2. 등 쪽 깊숙한 곳의 묵직한 통증
췌장은 복부 깊숙한 곳, 등과 맞닿은 부위에 위치한다. 그래서 췌장암이 진행될 때 가장 먼저 나타나는 통증이 ‘등 통증’이다. 단순 근육통과 다르게, 췌장암 통증은 깊숙하고 묵직한 느낌이 특징이다. 특히 누워 있을 때 통증이 심해지고, 상체를 앞으로 숙이면 오히려 통증이 약해지는 경향을 보인다.
이 통증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강해지고, 진통제를 먹어도 쉽게 가라앉지 않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 사람들은 허리디스크나 운동 부족으로 착각하지만, 복부 깊은 통증과 함께 등 쪽 통증이 동반된다면 결코 가볍게 넘기면 안 된다. 등 통증이 새로운 형태로 나타났고,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불편하다면 반드시 췌장 검사를 포함한 정밀 진단이 필요하다.
3. 피부와 눈 흰자위가 노랗게 변하는 황달 증상
황달은 췌장암, 특히 췌장 두부(머리 부분)에 생긴 종양에서 매우 중요한 초기 신호다. 췌장은 담즙 배출 경로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종양이 커지면서 담즙 흐름을 막으면, 체내 빌리루빈 농도가 상승하게 되고, 이로 인해 피부와 눈 흰자위가 노랗게 변한다. 이 변화는 거울을 통해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얼굴빛이 평소보다 노랗게 뜨고, 소변 색이 짙은 갈색으로 변하거나, 대변이 회색빛을 띠는 경우도 동반된다. 이런 증상들은 단순 피로나 간기능 저하로 오해하기 쉽지만, 췌장암 초기일 가능성을 반드시 의심해야 한다. 특히 황달이 급격하게 나타나면서 피부 가려움증까지 동반된다면 절대 지체해서는 안 된다.
4. 식욕은 있는데 식후 소화불량과 더부룩함이 지속된다
식사를 제대로 했음에도 식후에 항상 속이 더부룩하고, 소화가 잘 안 되는 느낌이 반복된다면 췌장암 초기 증상을 의심할 필요가 있다. 췌장은 단순한 소화기관이 아니다. 소화효소를 분비해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을 분해하는 핵심 역할을 한다. 췌장 기능에 이상이 생기면 아무리 음식을 잘 먹어도 제대로 소화되지 않는다.
이로 인해 식후 더부룩함, 복부 팽만감, 잦은 트림, 헛구역질 같은 증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문제는 이러한 소화불량 증상이 초기에는 간헐적으로 나타나고,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악화된다는 점이다. 특히 기름진 음식을 먹은 후 증상이 심해지는 경향이 강하다면, 단순한 소화 장애로 넘기지 말고 반드시 췌장 기능 검사를 고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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