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에서 신선한 생선을 먹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달 표면에 양식장을 만들고 농어 등 생선을 길러내는 학자들의 시도에 많은 관심이 쏠렸다. 프랑스 해양연구소는 최근 공식 채널을 통해 현재 남프랑스 연구시설에서 진행 중인 루나 해치 계획(Lunar Hatch proj
sputnik.kr
우주에서 신선한 생선을 먹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달 표면에 양식장을 만들고 농어 등 생선을 길러내는 학자들의 시도에 많은 관심이 쏠렸다.
프랑스 해양연구소는 최근 공식 채널을 통해 현재 남프랑스 연구시설에서 진행 중인 루나 해치 계획(Lunar Hatch project)의 진전 상황을 소개했다. 이 프로젝트는 달에 물고기 양식장을 만들고 식량을 조달하는 것이 주된 목적으로, 흰 살 생선인 농어가 우선 채택됐다.
프로젝트를 지휘하는 시릴 프르지빌라 박사는 “만약 성공하면 월면기지에 장기 체류할 미래의 인류가 일주일에 몇 번은 지구를 바라보며 맛있는 생선요리를 즐길 것”이라며 “현재 농어의 실제 수정란을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옮기는 단계까지 연구가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루나 해치 계획 관계자들은 향후 ISS에서 농어 수정란이 정상적으로 부화하고 성어가 되는 과정에 문제가 없는지 지켜본다. 여기서 축적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향후 달 표면에 진짜 농어 양식장을 만들 계획이다.
달 표면 양식장에서 농어를 키워 우주식으로 삼는 시도가 추진 중이다. 「사진=pixabay」
프르지빌라 박사는 “현재 우주식은 동식물에서 뽑아낸 단백질 덩어리나 영양분을 농축한 액체가 대부분”이라며 “우주에서 채소를 키우는 시도만큼이나 물고기는 길러내는 도전은 중요하다. 생선은 소화가 쉬운 동물성 단백질이고 오메가 3와 근육량 유지를 돕는 비타민 B군을 포함한다”고 말했다.
세계 최초로 물고기가 우주로 날아간 것은 이미 50년 이상 전의 일이다. 우주물고기 1호는 1973년 미 항공우주국(NASA)의 아폴로 계획 당시 발사된 은연어다. 3년 뒤 구소련 우주비행사들은 살류트우주정거장에서 구피 실험을 실시했다. NASA는 2015년 제브라피시를 ISS로 보내 적응력을 살폈다. 중국은 지난해 4월 독자 우주정거장 톈궁에 제브라피시를 옮겨 다양한 실험을 진행했다.
프르지빌라 박사는 “루나 해치 프로젝트의 최종 목표는 달 표면에 폐쇄형 순환 양식장 구축하는 것”이라며 “달 내부의 얼음을 이용해 수조를 채우고 물고기 사육 시 발생하는 조류를 먹이로 활용한다. 고둥이나 동물플랑크톤이 찌꺼기를 먹어치우는 폐기물 제로 양식장이 우리 모델”이라고 언급했다.
2000년대 초반 우주비행사들에게 지급된 보편적인 우주식. 먹는 즐거움이나 식단의 다양성과는 거리가 멀다.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본 연구는 원래 농어 수정란이 로켓 발사의 진동을 견딜 수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었다. 2016년 유럽우주국(ESA)이 문 빌리지 공모를 시작했고, 프르지빌라 박사의 안이 채택되면서 계획이 고도화됐다. 박사는 로켓 발사에 의한 중력 부하나 방사선 등 우주 환경이 물고기 세포에 미치는 영향을 검증했고, 루나 해치 계획을 수립하기에 이르렀다.
프르지빌라 박사는 “현재 프랑스 우주연구센터와 NASA 케네디 우주센터가 수정란 적재틀을 확보하기를 기다리는 상황”이라며 “중국 연구팀도 우리와 비슷한 우주 물고기 양식 시스템을 추진하는 만큼 관련 경쟁은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고 전했다.
이어 “농어 200마리를 달에서 사육할 경우, 우주비행사 7명이 16주간 임무 도중 매주 두 끼를 농어 요리로 해결하게 된다”며 “이 단계까지 가면 우주식의 양상이 확 변화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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