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루를 시작하는 아침. 눈을 뜨고 일어나기까지의 짧은 시간은 사실 뇌와 심장에 가장 큰 스트레스를 주는 순간이다. 특히 혈압이 급상승하고 혈류 속도가 갑자기 변하며, 뇌혈관의 약한 부위가 압력을 견뎌야 하는 시점이 바로 아침이다. 그만큼 이 시간에 나타나는 신체 신호는 대수롭게 넘기지 말아야 한다.
뇌졸중은 갑자기 쓰러지는 병이 아니다. 수일, 수개월 전부터 미세한 증상으로 신호를 보낸다. 특히 기상 후 1~2시간 내에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특정 증상은 뇌졸중 위험을 예고하는 신호일 수 있다. 지금부터 소개하는 네 가지 증상 중 하나라도 자주 겪고 있다면, 단순 피로나 나이 탓으로 넘기지 말고 반드시 원인을 점검해야 한다.

1. 아침에 갑자기 ‘한쪽 팔다리에 힘이 빠진다’면 뇌혈류 문제일 수 있다
일어나자마자 일시적으로 팔이나 다리에 힘이 빠지고, 물건을 들거나 계단을 오를 때 유난히 한쪽이 무거운 느낌이 있다면 중앙신경계의 혈류 분포에 문제가 생기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 특히 뇌의 운동피질을 담당하는 부위에 혈액 공급이 일시적으로 줄어들면, 수면 중엔 괜찮다가 기상 후 자세가 바뀌는 순간 편측 근육의 약화 또는 일시적 마비가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이건 뇌졸중 전 단계인 ‘일과성 허혈 발작(TIA)’일 가능성이 높다. 발작처럼 보이지 않더라도, 10~30분 정도 한쪽에만 국한된 무력감이 반복된다면 이는 실제 뇌혈류의 일시적 차단이 벌어지고 있다는 결정적 단서가 된다. 뇌졸중은 이 TIA 증상 이후 수일 내에 실제로 발병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된다.

2. 아침에 일어나면 시야가 흐리거나 이중으로 보인다
잠에서 깨자마자 눈이 잘 안 보이고, 물체가 겹쳐 보이거나 중심이 맞지 않는 증상은 후두엽이나 시신경계 뇌혈류 이상과 연결되어 있다. 특히 한쪽 눈이 더 흐리거나, 밝은 빛을 볼 때 시야가 일시적으로 하얘지는 증상은 뇌 후방 순환계의 혈류 저하를 의미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은 이를 단순한 눈 피로나 수면 부족으로 넘기지만, 반복될 경우 뇌졸중 전조 증상일 가능성이 높다.
후두엽은 뇌의 가장 뒤쪽에 있어 외부 압력이나 충격에는 비교적 안전하지만, 혈류가 원활하지 않을 때 가장 먼저 이상 신호를 내는 부위이기도 하다. 특히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런 증상을 ‘눈의 문제’로 보기 전에 반드시 뇌혈류 검사를 고려해야 한다.

3. 일어나자마자 말이 어눌해지고, 문장이 막힌다
기상 후 30분 이내에 평소보다 말이 느려지고, 단어가 잘 떠오르지 않거나 문장이 어색하게 이어지는 경험이 반복된다면 언어 영역에 해당하는 뇌 좌반구 혈류 이상을 의심해야 한다. 뇌졸중 환자의 상당수가 “말이 이상하게 나왔다”, “단어가 혀끝에서 맴돌았다”는 증상을 겪은 뒤 병원을 찾는다.
이때는 단순히 ‘덜 깼다’는 수준이 아니다. 브로카 영역(말을 구성하는 뇌 부위)이나 베르니케 영역(이해력을 담당하는 뇌 부위)에 혈류가 순간적으로 줄어들면서, 신경 전달이 일시적으로 막힌 상태일 수 있다. 이 증상이 5분 이상 지속되거나, 주변 사람이 알아챌 정도라면 더더욱 심각하다. 특히 50대 이상이고, 과거에 두통이나 고혈압 병력이 있었다면 이는 ‘첫 번째 경고’일 수 있다.

4. 아침 두통이 1주일 이상 반복되면 뇌내압 변화 가능성
단순 피곤함이나 수면 자세 때문이 아닌, 기상 직후 발생하는 일관된 두통은 뇌압과 뇌혈류 조절 기능에 이상이 생겼다는 신호일 수 있다. 특히 두통이 눈뒤나 정수리 부위에서 시작되고, 일어나자마자 두드러지게 느껴진다면 이는 야간 동안의 체액 정체가 뇌압을 높이고 있다는 의미일 수 있다.
이런 경우 뇌혈관이 팽창하고 주변 조직을 압박하면서, 출혈이나 허혈성 손상 위험이 커지게 된다. 편두통과 다르게 약을 먹어도 개선이 없고, 눈부심이나 구역질, 어지럼증이 동반된다면 반드시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한다. 아침 두통은 뇌졸중 전조 증상 중 가장 오래 지속되는 경향이 있지만, 통증 강도가 크지 않아 쉽게 무시되곤 한다. 그러나 이 경고는 조용하지만 위험한 방식으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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