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간에 이상이 생기면 많은 사람들이 먼저 떠올리는 건 ‘술’이다. 건강검진에서 간 수치가 높게 나오면 “요즘 술을 좀 많이 마셨나?” 하는 반응이 자연스럽게 따라붙는다. 하지만 실제로는 술을 전혀 마시지 않는 사람들 중에도 간 기능 이상, 특히 지방간이 나타나는 경우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 단순히 유전이나 체질 문제만도 아니다.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진짜 문제, 바로 ‘비만’이다.
특히 눈에 잘 띄지 않는 복부비만은 간을 조용히, 그러나 치명적으로 악화시키는 주범이다. 한국인의 식사 패턴과 생활 습관 속에 숨겨진 간 건강의 위협 요소를 제대로 짚어볼 필요가 있다.

1. ‘비알콜성 지방간’, 술을 안 마셔도 간이 망가질 수 있다
술과 무관하게 발생하는 지방간, 즉 비알콜성 지방간은 이미 세계적으로 가장 흔한 간 질환 중 하나가 되었다. 말 그대로 알코올 섭취와 관계없이 간에 지방이 비정상적으로 축적되고, 이로 인해 염증과 세포 손상이 진행되는 것이다. 문제는 이 병이 초기에는 거의 증상이 없다는 점이다.
특별히 통증이 있거나 피로감이 극심하지 않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방치하게 되고, 결국 간섬유화나 간경변 같은 더 심각한 상태로 발전한다. 특히 건강검진에서 AST, ALT 같은 수치가 높게 나왔는데도 별다른 증상이 없다는 이유로 지나치면 조용히 간이 망가져가는 과정을 놓치기 쉽다.
과거에는 지방간을 단순히 간 기능 저하의 전조로만 여겼지만, 최근 의학계에서는 지방간 자체가 간질환의 독립적인 위험 요소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지방간이 있는 사람은 간암 발생률도 더 높다. 그런데도 치료제가 명확히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더 위험하다. 결국 근본적인 해결책은 생활 방식의 전환이다. 단순히 간 수치만 낮추는 게 아니라 지방이 쌓이지 않도록, 쌓인 지방이 줄어들 수 있도록 일상 속 식사와 활동을 근본부터 바꾸는 노력이 필요하다.

2. 탄수화물 위주의 한국식 식단이 간을 공격한다
많은 사람들이 기름진 음식만 줄이면 간이 괜찮아질 거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간을 가장 힘들게 만드는 건 과도한 탄수화물 섭취다. 특히 한국인은 밥을 중심으로 하루 세 끼를 먹고, 여기에 국수, 떡, 빵, 감자 같은 탄수화물 식품을 자주 곁들인다.
이런 식사는 혈당을 빠르게 상승시키고, 간은 혈중 당을 지방으로 전환해 저장하는 기능을 한다. 이때 과도하게 축적된 지방이 바로 지방간의 시작점이 된다. 특히 당 섭취가 반복되면서 인슐린 저항성이 생기면 지방이 더 빠르게 간에 쌓이게 되고, 염증 반응도 가속화된다.
현대인들은 활동량은 적고, 간식과 야식은 잦다. 직장인들의 경우 회의 후 커피와 과자, 늦은 퇴근 후 치맥, 주말엔 빙수나 디저트 카페 방문이 일상이 되어 있다. 이런 생활이 반복되면, 지방은 간에 쌓일 수밖에 없다. 또 과일은 건강에 좋다고 생각해 많이 먹지만, 과일 속 과당 역시 간에서 대사되며 지방으로 전환될 수 있다. 특히 과일 주스나 스무디처럼 액상으로 섭취하면 당 흡수 속도가 빨라져 간에 더 큰 부담을 준다. 결국 건강을 위해 먹는 식사와 간식이 오히려 간을 공격하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다.

3. 복부비만이 간에 미치는 영향은 숫자보다 훨씬 크다
체중이 많다고 무조건 지방간이 있는 건 아니다. 그러나 복부 중심으로 지방이 몰려 있는 사람은 정상 체중이라도 지방간 위험이 높다. 이른바 ‘마른 비만’, ‘숨은 비만’이라는 개념이 여기서 나온다. 특히 내장지방은 단순히 저장되어 있는 에너지가 아니다. 대사적으로 활발하게 작용하면서 염증을 유발하고, 그 부산물들이 간으로 유입돼 간세포를 자극한다. 이때 염증이 만성적으로 지속되면 간 조직이 손상되고 기능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복부비만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을 수도 있다. 평소 옷을 헐렁하게 입거나 전체적인 체형이 날씬한 사람이라도, CT나 초음파 검사로 내장지방을 확인해보면 의외로 높은 수치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내가 보기엔 괜찮은 체형’이라는 기준은 건강의 객관적인 척도가 될 수 없다.
복부 둘레가 남성 기준 90cm 이상, 여성 기준 85cm 이상이라면 지방간 가능성을 반드시 점검해봐야 한다. 특히 운동량이 적고 고탄수화물 식사를 즐기는 30~50대는 자각이 없더라도 정기적인 검사와 식습관 조정이 필요하다.

4. 약이 아닌 습관이 간을 살린다
간 기능이 떨어졌다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먼저 찾는 건 간 기능 개선제나 해독 관련 건강기능식품이다. 하지만 이런 제품들은 간의 대사 기능을 일시적으로 보조할 뿐, 지방간이나 염증 자체를 치료하지는 못한다. 실질적으로 간의 기능을 회복시키고 싶다면 생활습관을 리셋하는 게 우선이다. 특히 간에 쌓이는 지방을 줄이려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운동과 식단 조절이다. 단기적인 다이어트보다는, 일상에서 지속 가능한 패턴을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하루 30분 이상 빠르게 걷거나 계단을 오르는 유산소 운동은 내장지방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며, 고강도 운동보다 지속 가능성이 높다. 식단은 흰쌀 대신 현미, 잡곡밥을 선택하고, 탄수화물 비중을 줄이는 대신 식이섬유와 단백질을 늘리는 방향으로 조절해야 한다.
간식은 과일이나 견과류처럼 당과 지방 함량이 낮고 포만감 있는 것으로 바꾸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이 모든 변화가 단발성이 아닌 ‘루틴’이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간은 스스로 재생하는 능력이 있지만, 그 재생을 도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건 결국 우리의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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