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암은 한국인에게 가장 흔한 암 중 하나다. 조기 진단만 된다면 치료 성과도 높은 편이지만, 문제는 이 ‘조기’라는 타이밍을 잡기 어렵다는 데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위암 증상을 ‘그냥 소화가 안 되는 수준’으로 넘기고, 병원을 찾는 시기는 이미 병이 상당히 진행된 이후인 경우가 많다.
특히 40대 이후에는 체력 저하와 함께 위장 기능도 자연스럽게 떨어지기 때문에, 평소와 다른 신호를 단순한 피로나 과식으로 착각하기 쉽다. 여기서 소개하는 4가지 증상은 흔하지만, 그냥 넘기면 치명적일 수 있다.

1. 식사 후 배가 더부룩한데, ‘시간이 지나도’ 해결되지 않는다
식후 더부룩함은 누구나 경험한다. 하지만 위암의 전조로 나타나는 더부룩함은 조금 다르다. 일반적인 위장 트러블은 1~2시간 내에 가라앉거나, 트림이나 가스 배출로 증상이 해소된다. 반면 위암 초기에는 이런 해소 반응 없이 불편감이 지속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소량만 먹어도 배가 꽉 찬 느낌이 들고, 이 상태가 몇 시간씩 지속된다면 단순한 위염이 아닐 수 있다. 위암은 위벽이 두꺼워지거나 위 속 공간이 비정상적으로 줄어들기 때문에, 음식물이 들어왔을 때 팽창감이 빠르게 느껴지고 소화가 진행되지 않는다. 자주 느껴지는 ‘비정상적인 포만감’은 신호일 수 있다. 위 내시경 검사만으로도 조기에 감별할 수 있기 때문에, 반복적으로 발생한다면 반드시 확인이 필요하다.

2. 체중이 갑자기 빠지는데, 식사량은 그대로다
다이어트를 하지 않았고, 식사량도 예전과 비슷한데 체중이 눈에 띄게 줄어든다? 단기간에 3kg 이상 빠졌다면 이는 분명 경고 신호다. 위암이 진행되면 위 기능이 저하되고, 영양소 흡수가 불완전해지며 근육량까지 빠르게 감소하는 경우가 많다.
더 심각한 문제는, 체중 감소가 있을 때 대부분은 스트레스나 활동량 증가 때문이라고 생각해 넘긴다는 점이다. 위암으로 인한 체중 변화는 단순히 살이 빠지는 것이 아니라, 몸이 전반적으로 마르고 피로감이 동시에 증가한다는 특징이 있다. 이런 체중 변화는 암세포가 체내 에너지를 소비하면서 생기며, 체력 저하로 이어지기 때문에 더 늦기 전에 확인해야 한다. 특히 평소보다 체중 변화가 빠르고, 복부 불편감이 함께 온다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3. 철분제를 먹어도 낫지 않는 ‘만성 빈혈’이 있다
위암의 상당수는 위 점막의 출혈로 시작된다. 문제는 이 출혈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만성 미량 출혈’ 형태로 진행된다는 것. 그래서 위암 환자의 초기 증상 중 하나는 자기도 모르게 진행되는 원인 모를 빈혈이다.
특히 여성의 경우 생리와 혼동되거나, 남성도 단순한 피로나 수면 부족으로 오해하면서 검사를 미루는 경우가 많다. 철분제를 복용해도 회복이 느리고, 손톱이 잘 깨지거나 머리카락이 푸석해진다면 이는 단순한 영양 부족이 아니라 내부 장기의 지속적인 출혈 가능성을 의심해봐야 한다. 위 점막에 있는 암세포는 모세혈관을 침범해 소량의 출혈을 지속적으로 일으키고, 이로 인해 철분 손실이 이어지게 된다. 만성 빈혈이 수개월간 지속되는데도 원인을 찾지 못했다면, 위 내시경 검사를 꼭 받아야 한다.

4. 음식 삼킬 때, 예전보다 불편하거나 막히는 느낌이 든다
음식을 삼키는 과정에서 목이나 가슴에 ‘걸리는 듯한’ 느낌이 자주 생긴다면 식도 문제를 의심할 수 있지만, 이 증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지속된다면 위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위암이 진행되면서 위 출구(유문) 부위에 암세포가 자리잡으면 음식이 위로 내려가는 통로가 좁아져 삼킴 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
특히 단단한 음식보다는 죽이나 국물 요리를 자주 찾게 되고, 예전에는 거뜬히 먹던 음식도 삼키는 데 시간이 걸리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면 그냥 넘겨서는 안 된다. 처음에는 위산 역류나 식도염으로 착각할 수 있지만, 이런 증상이 수주 이상 지속될 경우 반드시 소화기 내과 진료가 필요하다. 위암은 특히 유문부나 위의 상부에 생길 경우, 이런 삼킴 증상을 통해 간접적으로 신호를 보낼 수 있다. 조기에 잡지 않으면 암이 이미 다른 부위로 퍼졌을 가능성도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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