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억600만 년 전 캄브리아기에 지구상을 누빈 신종 고생물 화석이 특정됐다. 절지동물 진화의 초기 양상을 보여주는 이 생물에는 일본이 창작한 나방형 괴수 모스라를 딴 이름이 붙었다. 캐나다 사스캐처원대학교 고생물학 연구팀은 14일 영국 왕립학회 학술지 로열 소사이어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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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억600만 년 전 캄브리아기에 지구상을 누빈 신종 고생물 화석이 특정됐다. 절지동물 진화의 초기 양상을 보여주는 이 생물에는 일본이 창작한 나방형 괴수 모스라를 딴 이름이 붙었다.
캐나다 사스캐처원대학교 고생물학 연구팀은 14일 영국 왕립학회 학술지 로열 소사이어티 오픈 사이언스(Royal Society Open Science)에 조사 보고서를 내고 멸종한 원시 절지동물 라디오돈타류 신종 모스라 펜토니(Mosura fentoni)를 소개했다.
모스라 펜토니의 화석은 캐나다 서부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로키산맥 지대에 펼쳐진 버제스 혈암에서 나왔다. 화석으로 남은 모스라 펜토니는 눈이 세 개에 몸 양쪽에 펼쳐진 지느러미 같은 기관이 마치 SF 영화의 생명체를 떠올리게 한다.
연구팀은 모스라 펜토니의 활동 연대를 캄브리아기 중기로 추측했다. 현재 캐나다 브리티시콜롬비아주에 해당하는 해역에 널리 서식한 것으로 연구팀은 봤다.
캐나다 버제스 혈암에서 발굴된 라디오돈타류 신종 모스라 펜토니의 화석 「사진=사스캐처원대학교 공식 홈페이지」
조사를 이끈 조셉 모이슈크 교수는 “모스라 펜토니의 몸길이는 최대 60㎜로 성인의 손가락 정도”라며 “눈 세 개와 가시가 달린 앞다리 2개가 특징적인 이 생물은 측면에 배치된 수영을 위한 지느러미도 독특한 모양”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대 26개의 체절을 가진 모스라 펜토니는 몸 뒤쪽에 호흡 기관을 갖췄다”며 “라디오돈타류의 외형을 가졌으면서 나름의 특징을 여럿 지닌 모스라 펜토니는 캄브리아기 포식동물 아노말로카리스(Anomalocaris)의 근연종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모스라 펜토니가 환경에 맞춰 수렴진화를 거듭한 것으로 추측했다. 다른 라디오돈타류에서는 볼 수 없는 특징이 여럿 있기 때문이다. 26개 체절 중 적어도 16개에 갖춰진 아가미 같은 호흡기관을 일례로 들었다.
아티스트가 화석을 토대로 재구성한 모스라 펜토니의 상상도 「사진=사스캐처원대학교 공식 홈페이지」
조셉 모이슈크 교수는 “이런 구조는 현생종 투구게나 쥐며느리의 복부와 유사하다”며 “모스라 펜토니는 호흡 효율을 올리고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라디오돈타류 중에서도 독특한 기관을 갖게 된 것”이라고 언급했다.
교수는 “이 기묘한 생물은 동맥이나 정맥 대신 골소강(lacunae)이라는 체내 공동을 통해 혈액을 순환하는 개방 순환계를 가졌다”며 “이 순환기관의 흔적은 화석 안에서 광택이 나는 무늬로 확인했다. 이는 절지동물 순환계의 기원을 알려주는 중요한 발견”이라고 전했다.
라디오돈타류는 절지동물 중 첫 진화계통수의 가지로 분류되는 그룹이다. 이런 이유로 학계는 모스라 펜토니 화석이 절지동물 전체의 계통 연구에 매우 중요한 자료라고 평가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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