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오로라와 밤하늘을 수직으로 가른 새하얀 빛 줄기가 동시에 관측됐다. 필라멘트 폭발부터 대기광학현상의 하나인 스티브(STEVE) 설이 제기됐으나 중국 로켓의 연료 방출이 원인으로 밝혀졌다. 미국 콜로라도에 거주하는 사진가 마이크 르윈스키는 17일 새벽(현지시간
sputnik.kr
아름다운 오로라와 밤하늘을 수직으로 가른 새하얀 빛줄기가 동시에 관측됐다. 필라멘트 폭발부터 대기광학현상의 하나인 스티브(STEVE) 설이 제기됐으나 중국 로켓의 연료 방출이 원인으로 밝혀졌다.
미국 콜로라도에 거주하는 사진가 마이크 르윈스키는 17일 새벽(현지시간) 지자기 폭풍으로 인해 발생한 오로라를 관측 중이었다. 카메라를 고정하고 붉은빛 오로라를 담던 그는 갑자기 하늘을 둘로 가르는 하얀 빛줄기에 말문이 막혔다.
오로라와 동시에 밤하늘에 나타난 하얀 빛은 마이크 르윈스키를 비롯해 많은 사람들이 목격했다. 빛줄기는 갑자기 나타나 천천히 지평선을 향해 흘러갔다. 너무나도 극적인 광경에 지평선을 물들인 오로라가 초라해 보일 지경이었다.
천문 현상을 주로 찍어온 마이크 르윈스키는 “당시 오로라는 이달 12일 태양 북반구에서 발생한 필라멘트 폭발 때문이었다”며 “대규모 코로나 질량 방출(CME)이 일어나 그 일부가 4일 뒤 지구에 도달했고 G2 클래스의 지자기 폭풍을 일으켰다. 그 결과가 오로라”라고 설명했다.
17일 미국 콜로라도 크레스톤에서 관측된 하얀 빛줄기 「사진=마이크 르윈스키 플리커」
이어 “필라멘트 폭발은 태양 표면에 길게 누운 짙은 플라즈마 띠(필라멘트)가 돌발적으로 솟아 우주 공간으로 방출되는 현상”이라며 “하얀색 빛줄기 역시 필라멘트 폭발에 의한 극히 드문 자연현상으로 추측된다”고 전했다.
일부는 대기 현상의 하나인 스티브를 거론했다. 스티브는 오로라처럼 보이지만 다른 원인으로 발생하는 대기 중의 빛이다. 가늘고 보라색 띠 모양의 발광이 특징이다. 지구 중위도 지역에서도 드물게 관측되며, 오로라와 다른 고층 대기의 흐름과 입자의 가열 때문에 나타난다.
여러 가지 설이 나오는 가운데, 미국 천문학자 조나단 맥도웰 박사가 명쾌한 답을 찾아냈다. 사람들을 놀라게 한 빛줄기는 중국 민간 우주개발 업체 랜드스케이프(Landscape)가 쏘아 올린 로켓 주췌(주작, Zhuque)-2E가 원인이었다.
2025년 3월 24일 유럽 각지의 밤하늘에 출현한 스페이스X 스파이럴 현상. 명칭 그대로 소용돌이 형태의 발광체가 발생했다. 「사진=Pogled na Plaški, Hrvatska 유튜브 공식 채널 영상 ‘Cijeli video – Plaški – spiralna svjetlost na noćnom nebu u 21 h’ 캡처」
이 로켓은 이달 16일 오후 중국 주취안 위성발사센터에서 솟아올라 인공위성 6기를 정해진 궤도에 투입했다. 약 1시간 뒤 로켓 상단 추진체가 미국 상공을 통과했고, 궤도 조정 과정에서 연료를 방출했다. 바로 이것이 밤하늘에 펼쳐진 하얀 빛줄기라는 이야기다.
조나단 맥도웰 박사는 “상공 약 250㎞에서 이뤄진 주췌-2E의 연료 배출이 야기한 빛줄기는 천지가 개벽하는 상황처럼 보였을 것”이라며 “인간이 만들어낸 빛줄기가 오로라 같은 자연 현상과 겹치는 일은 대단히 드물다”고 말했다.
로켓 상단 추진체가 높은 고도에서 연료를 방출하며 하늘에 밝은 선이나 구름이 나타나는 현상은 과거에도 보고됐다. 일론 머스크(53)가 이끄는 스페이스X의 팰컨 9 로켓은 1단 로켓이 지구 대기권에 재진입할 무게를 줄이려 남은 연료를 상층 대기에 뿌린다. 지난 3월 24일 밤 팰컨 9 로켓의 연료가 유럽 각지 밤하늘에 파란색과 흰색 소용돌이 문양으로 나타났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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